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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연구진, 생명체처럼 움직이는 미세입자 개발

약물 전달용이나 초소형 로봇 등에 활용 기대

(울산=뉴스1) 이상문 기자 | 2016-07-12 00:00 송고
UNIST 스티브 그래닉 교수. © News1
UNIST 스티브 그래닉 교수. © News1

벌과 철새처럼 무리지어 이동하는 생물처럼 조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미세입자가 개발됐다. 마치 지능이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이 입자들은 약물 전달용이나 초소형 로봇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UNIST는 이 힉교 자연과학부의 스티브 그래닉 특훈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미세한 콜로이드 입자들이 스스로 조립되는 자기조립 현상을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실험으로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11일 빍혔다. 콜로이드는 일반적인 분자나 이온보다 크고 지름이 1㎚~1000㎚ 정도로 작은 미립자가 기체나 액체 중에 분산된 상태를 말한다.
무리지어 이동하는 벌과 철새, 군집을 이루는 박테리아 등 크고 작은 자연계 생명체들은 집단적이면서 조직적인 행동패턴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세포나 개체들이 조화롭게 모이고, 움직이는 형상은 마치 한 집단의 팀원들이 서로 의사소통하며 팀웍과 시스템을 이루는 듯해 경이로움 마저 자아낸다.  

스티브 그래닉 교수팀과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 에릭 루이첸 교수팀은 인공적으로 제작한 미세입자들이 상호작용을 하며 생명체처럼 조직적인 형태를 갖추고 행동할 수 있음을 밝혀냈다. 특히 전위차라는 간단한 원리로 생명체 같은 ‘능동 입자’를 구현해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양 쪽 면이 전기적으로 다른 성질을 지난 소위 ‘야누스 입자’를 활용해 제작이 쉽고, 자발적 운동성이 실현된 능동 입자를 만들었다. 마이크로 크기 입자들의 상호작용을 전기적으로 컨트롤함으로써 입자들이 스스로 떼를 지어 이동하고, 군집하고, 체인 형태를 띠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유리구체의 한 쪽 면에만 금속박막을 입혀 양 쪽 면이 각각 다른 정전기력을 가지도록 했다. 증류수 안에 교류 전압을 가하면, 정전기력의 불균형으로 입자간 상호작용이 활발히 발생한다. 일부 입자들은 더 강하게 밀어내고, 반면 어떤 입자들은 서로 강하게 끌어당기는 현상을 보였다. 이와 함께 일부입자들은 중립적 모습을 나타냈다.  

개별 입자간 역동적인 상호작용은 규칙적이면서도 다양한 군집형태로 ‘유영’하는 형태를 나타냈다. 특히 전기장 안의 주파수 세기에 따라 입자들은 길게 꼬리를 만들거나, 느슨하면서도 큰 무리를 형성하기도 하고, 촘촘하게 모여 개별적인 군락을 여러 개 형성하며 이동했다. 전위차만을 조절함으로써 원하는 형태의 입자들의 무리 형성을 재연할 수 있었다.

야누스 입자와 손쉬운 전기적 제어 방법을 고안함으로써 자연계의 자기조립방식을 모사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을 구현해 낸 것이다. 연구진은 이 원리를 활용하면 약물 성분을 함유한 입자들이 표적 위치에서 군집을 형성하도록 조정해, 부작용 없이 국소 부위에서만 약효가 발생하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생명체처럼 스스로 움직이고 팀워크를 이룰 수 있는 마이크로 로봇을 개발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스티브 그래닉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한 가지 성질을 지닌 동일한 물질의 상호작용으로 다양한 형태의 자기조립 구조체가 형성될 수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해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물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원하는 성질이 발현되는 스마트물질 연구가 활기를 띌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닉교수는 또 “이번 연구는 IBS 첨단연성물질 연구단과 일리노이 대학 연구진의 실험 노하우, 노스웨스턴 대학의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술의 합작품”이라며 “향후 인공지능 물질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명과학 및 화학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네이처 머티리얼즈’ 온라인판에 한국시간으로 12일 새벽 0시에 게재됐다.


iou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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