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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전담경찰관 2명 '여고생 성관계'…경찰청 알고도 은폐의혹

경찰청 "부산청이 1일 연제사건 보고, 판단 소홀로 감찰 안해…지휘고하 막론 엄중 조사"
강신명 닷새만에 대국민 사과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송구"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2016-06-29 13:12 송고 | 2016-06-29 17:33 최종수정
강신명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6.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강신명 경찰청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6.6.29/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경찰청이 부산 연제경찰서 학교전담경찰관의 여고생 성관계 사건을 이미 이달 초 인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이 경찰의 심각한 비위사건을 미리 알고도 감찰·내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른 뒤에야 진상조사에 착수한 것이어서 사건 은폐 의혹은 물론, 본청 차원의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찰청 감사관 관계자는 28일 "지난 1일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학교전담경찰관이 사직했는데 여학생과 성관계가 있었고, 그런 관계 때문에 사직한 것이라는 첩보가 감찰담당관실 직원에게 전달됐다"며 "그 내용을 듣고 부산지방경찰청 감찰계에 확인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후 부산감찰계에서 '해당 경찰관의 면직처리 당시엔 그 내용을 몰랐다. 이후 내용을 알아보니 성관계가 있었다'고 하고, 본인이 부담감을 느껴 사직한 것 같다는 보고를 지난 5일 받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미 해당 경찰관이 사직했고, 강제성이 있는 성폭행 사건은 아니어서 경찰청장 보고 및 감찰 등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경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부산 연제경찰서 소속 학교전담경찰관 정모 경장(31)은 지난달초 자신이 관리하던 고등학교 1학년 A양(16)과 성관계를 가졌다. 
 
B양과 상담한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지난달 9일 부산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팀에 사건을 제보했고, 정 경장은 이튿날 사직서를 제출, 5월17일 사직 처리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보고를 받은 당시(6월5일) 면직된 지 2주가 넘었고 강압적인 성관계는 아닌 것으로 파악해 추가적인 조치, 판단을 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후 (경찰청장) 보고 등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후 부산 사하경찰서 소속 학교전담 경찰관 김모 경장(33)이 지난 4일 자신이 담당하는 모 고등학교 1학년 B양(16)과 차안에서 성관계를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지난 7일 B양과 상담한 학교 보건교사가 이를 경찰서에 통보, 담당 계장까지 보고됐지만 아무런 조치없이 A경장의 사표수리로 마무리됐다. 
 
은폐됐던 두 사건은 장신중 전 총경이 지난 24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로 세간에 알려져 국민적 공분을 샀다.
 
강신명 경찰청장이 해당 사건을 최초 보고받은 것은 다음날인 지난 25일 아침으로 별다른 지시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청은 파문이 일파만파 번지자 지난 26일 해당 경찰서장 두명을 대기발령하고, 전날 내사에 착수했지만 사건 '뒷북' 조치, 은폐 의혹에 대한 '꼬리 자르기'란 비난이 있다. 
 
강 청장은 지난 24일 전직 경찰의 폭로로 해당 사건이 알려진지 닷새만인 이날 대국민사과를 했다. 
 
강 청장은 이날 서면자료를 통해 "부산 학교전담경찰관 사건 관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강 청장은 "어린 학생들을 돌봐야 할 경찰관들이 그 책무를 어기고 부적절한 행위를 한 점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경찰청에서는 이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학교전담경찰관과 학생간의 성관계 경위, 보고 과정에서의 은폐 의혹 등 사건과 관련된 모든 사안을 원점에서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강 청장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서도 같은 입장을 밝혔다.
 
경찰청은 이날 정, 김 경장의 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퇴직급여도 환수조치하겠다고 밝혔다다.

또한 성관계 경위 등 진상이 밝혀지는 대로 형사처벌, 행정처분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까지 정·김 경장, 성관계를 한 여고생 1명 등 6명을 불러 조사했고 진술의 타당성을 분석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당시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던 두 경찰서장의 경우 사전에 내용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있어 강도 높은 감찰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부산청의 경우도 여청수사팀이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연제서 사안을 들어서 알고 있었으므로 부산청장 등 관련자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연제서 사건을 이달 초 인지했던 경찰청 감찰담당실 실무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여 은폐 의혹 등을 따질 예정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청장은 실무자를 포함해 부산청장, 청장 본인까지도 (조사)할 수 있다는 막중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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