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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자신감 저하의 배경…"美 달러 막강파워에 발목"

WSJ "세계, 연준 추가 긴축 준비 안됐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6-06-16 11:33 송고 | 2016-06-16 15:23 최종수정
미국 달러 지폐© AFP=News1
미국 달러 지폐© AFP=News1
지난해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원회(FOMC)는 10년여 만에 금리를 올리면서 여파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년 동안 계속해서 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고 일단은 0.25%포인트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후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는 둔화했다. 미국이 거의 10년 동안 이례적 통화 완화로 쏟아부은 유동성으로 전 세계의 자산은 거품이 일었다.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거품이 2014년 꺼지기 시작하며 붕괴했다.
그리고 긴축 개시 6개월만에 FOMC의 자신감과 확신은 크게 후퇴했다. FOMC는 15일(현지시간) 금리를 동결하면서 향후 전망을 대폭 낮췄다. FOMC의 긴축의지가 반 년만에 희석된 배경은 뭘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배경에 미 달러의 국제적 역할이 있다며 "세계가 연준의 또 다른 금리 인상에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연준은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그러나 연준이 시장에 공급하는 달러는 전세계 금융시스템에서 중앙적 역할을 수행한다. 다시 말해서, 달러는 세계 금융시장에서 중앙은행 격이다. 하지만, 달러가 지배하는 세계 금융은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를 감당할 수 없다고 WSJ는 설명했다.
물론, 미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기 때문에 연준의 영향력도 주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현재 달러의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해졌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달러가 전세계의 외환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달한다. 세계 외환보유고의 60%, 국경간 채권시장의 62%를 차지한다.

공급과 수요 곡선에 따라 움직이는 원유마저 달러에 영향을 받고 있다. 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수석글로벌전략가는 "원유 거래가 실제 소비를 추월하면서 유가는 달러에 반응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뱅킹 시스템 역시 마찬가지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세계 은행시스템은 달러로 굴러 간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동안 미국이 이례적 완화로 시장에 뿌린 달러를 거둬들이려고 하지만 나머지 세계 경제는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는 둔화하고 유가는 주저 앉았다.

미국의 셰일 업계는 물론 원유를 수출하는 신흥국의 기업들은 더 이상 돈을 빌리기 쉽지 않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원자재 투자는 16% 줄었다. 여파는 올초 유가와 신흥국 통화뿐 아니라 미국 주식 시장에까지 도달하기도 했다.

WSJ는 "미국이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저유가에 미국 셰일업계는 휘청했고 기업 투자가 위축했으며 해외의 수요 둔화는 미국의 수출과 공장 활동을 억제시켰다.

샤르마 모건스탠리 전략가는 "또 다른 연준의 금리 인상은 달러를 끌어올리며 원자재 가격에 새로운 하강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과 다른 신흥 시장에서 자본유출을 재촉발할 수 있다고 그는 예상했다. 샤르마 전략가는 "연준이 끔찍한 피드백 고리(feedback loop)에 갇혔다"고 비유했다.

WSJ는 "전 세계가 가장 심한 조정(adjustment)에서는 벗어났지만 조정이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며 "거품이 꺼지려면 수 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은 이로 인한 피해를 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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