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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교사 10명 중 7명 "성폭력 피해"…학교도 불안하다

전교조, 전국여교사 1758명 대상 조사…"학부모·지역주민 성교육 내실화해야"
피해유형은 '술 따르기·마시기 강요' 가장 많아…키스 등 심각한 성추행도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2016-06-15 11:39 송고 | 2016-06-15 14:09 최종수정
전남 신안군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 관사./뉴스1 DB ⓒNews1
전남 신안군 여교사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초등학교 관사./뉴스1 DB ⓒNews1
최근 전남 신안군 섬마을에서 여교사 집단성폭행 사건이 발생, 우리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가운데 교사 10명 중 7명은 교직생활 동안 성폭력 피해를 1회 이상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전국 여교사 17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학부모·지역주민에 의한 집단성폭력사건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여교사 긴급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여교사의 70.7%가 교직생활 동안 성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직생활 중 성폭력 피해 경험을 묻는 질문에 피해 경험이 전혀 없다고 답한 여교사의 비율은 29.3%에 그쳤다.

'술 따르기, 마시기 강요'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53.6%로 가장 많았다. 피해 경험비율은 학교급별로 차이가 나타나 초등학교가 59.5%로 가장 많았고 고등학교(52.4%) 중학교(40.4%)가 뒤를 이었다. 상대적으로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이 많은 권한을 가진 초등학교 교사의 피해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피해형태는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 춤강요(40.9%), 언어성희롱(34.2%), 허벅지나 어깨에 손 올리기 등과 같은 신체접촉(31.9%) 등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2.1%는 키스 등 심각한 성추행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간이나 강간미수 등 성폭행 피해율도 0.6%(조사대상 1758명 중 10명)로 집계됐다.

전교조 관계자는 "지난 2013년 여성가족부의 성폭력 실태조사에서 평생 동안 피해 경험 중 강간미수가 0.5%, 강간이 0.4%로 나타났다"며 "이와 비교했을 때 교직사회에서 피해 정도가 일반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는 교장·교감 등이 72%로 대다수를 차지

가해자의 유형에는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로 가장 많았다. 동료교사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응답도 62.4%에 달해 학교 내 성폭력도 심각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학부모와 지역주민의 성폭력 가해 사례의 경우 학교에서 직책을 맡은 경우(학부모 11.0%, 주민 4.0%)가 그렇지 않은 경우(학부모 1.8%, 주민 1.1%)보다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전라남도의 경우 학교관리자가 가해자인 비율은 58.7%로 다른 지역(전국 72.9%)에 비해 낮았다. 하지만 학부모가 가해자인 비율(전국 12.8%, 전남 22.3%)과 주민이 가해자인 비율(전국 5.1%, 전남 11.9%)은 상대적으로 높았다.

성폭력 가해자들의 행동 이유에 대해서는 여교사의 36.9%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유흥문화라는 답변도 35.1%를 차지했다. 교장·교감 등 관리자들의 방조와 부추김을 가장 큰 이유로 보는 응답도 15.2%에 이렀다.

전교조 관계자는 "교육부와 언론에서 (전남 여교사 성폭행) 사건의 원인으로 많이 거론한 관사 CCTV 등 안전시설 미비나 치안력 부족, 여교사의 비율 증가 등에 대해 대다수의 여교사들이 동의하지 않았다"며 "가장 큰 원인으로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과 가해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부족을 꼽는 만큼 학부모,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을 내실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jkim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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