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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중국 바이오 굴기가 무섭습니다"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06-13 06:00 송고 | 2016-06-13 09:34 최종수정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설치한 중국 기업 부스 모습./© News1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에 설치한 중국 기업 부스 모습./© News1

"중국의 바이오산업 역량은 전 세계 5위 정도로 봐도 무방합니다. 대한민국이요? 20위 안에 턱걸이하는 수준으로 봐야죠."

지난 6~9일 나흘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16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2016 바이오 USA)'에서 만난 공구 한양대 의대 병리학교실 교수는 우리나라 바이오 역량을 가혹하게 평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같은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지 않느냐고 되묻자 "연구능력을 포함한 종합평가는 중국이 훨씬 앞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공구 교수는 세계적인 국제 학술지 '네이처' 등에 연구 논문을 잇달아 발표한 저명한 학자다. 세계 바이오 트렌드를 읽기 위해 미국을 찾은 그의 입에서 장밋빛 전망 대신 비관론이 쏟아졌다.

국내 중견 제약사에서 바이오사업본부를 책임지는 한 고위 인사도 비슷한 견해를 내놨다. "바이오 분야는 한국이 중국을 뒤따라가는 형국입니다. 한마디로 게임이 안 되는 거죠."
미국에서 만난 셀트리온 장신재 부사장(생명공학연구소장)은 중국의 바이오 논문 역량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했다.

막대한 논문량은 둘째치고 다양성과 실용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셀트리온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이번 2016 바이오 USA에서 한국 기업들은 화려하고 멋진 전시 부스를 설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시장 정중앙에 부스를 설치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외국인들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수년째 인기 부스 지위를 놓치지 않았다고 한다. 전 세계 반도체·휴대폰·가전 시장을 석권한 삼성의 바이오산업 진출은 외국에서도 관심 대상이다.

반면 중국 부스는 작은 기업들이 옹기종기 모여 소박하게 보일 정도였다. 국제 바이오 행사에서 한국 기업들이 조명을 받았지만 사정을 들여다보면 샴페인을 터트릴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의 바이오 굴기(倔起)는 이미 30여년에 걸쳐 이뤄낸 결과물이다. 1980년대 중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바이오 전문가들이 2000년대 초반 대거 귀국하면서 연구역량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세계적인 기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2007년 신발공장을 개조해 창업한 베이징유전체연구소(BGI)는 전 세계 유전체 데이터의 20% 이상을 생산한다.

BGI는 지난 2013년 미국 DNA 염기서열 분석회사 '컴플릿 게노믹스'를 1억1800만달러(약 1376억원)에 인수해 바이오 업계를 놀라게 했다.

거대한 내수 시장도 중국의 엄청난 잠재력으로 평가받는다. 중국 바이오 의약 시장은 2009년 752.86억위안(13조3165억원)에서 연평균 31.7% 성장해 2014년에는 2985.02억위안(52조7990억원)까지 증가했다. 

중국의 저가폰 공습과 반도체 산업 진출이 연일 산업계 뉴스를 달구고 있지만 더 큰 시장인 바이오 시장에서 우리나라는 철저한 후발주자다.

정부는 미래 먹거리로 바이오를 지목하고 규제를 풀고 있다. '바이오 헬스케어 7대 강국 진입'이라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이웃나라이자 거대 시장인 중국은 큰 위기이자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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