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경제 >

국책은행 차장은 뺀질이? 노동부 웹툰에 금융권 부글부글

(서울=뉴스1) 신수영 기자 | 2016-06-06 11:41 송고 | 2016-06-07 15:43 최종수정
"일반 근로자의 마음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책은행 직원도 근로자 아닙니까? 신에게도 버림받은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듭니다."

지난 1일 고용노동부의 공식 블로그에 무한상사를 패러디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신(神)의 은행'이라는 웹툰이 올라왔다. '중장년 일자리를 보호하고,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성과연봉제, 노동개혁은 일자리개혁입니다'라는 설명이 곁들여졌다. 웹툰에는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이름이 박혀, 정부의 공식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이 웹툰엔 무한상사의 박명수씨를 닮은 '박뺀질'이란 이름의 차장이 등장한다. 일은 하지 않고 돈만 받아가는 국책은행 직원의 대표 주자로 그려졌다. 내용이 전개되면서 박뺀질 차장은 일을 열심히 하는 류자석 과장에 설득되고, 성과연봉제에도 찬성하는 쪽으로 마음이 돌아선다.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결국 '신의은행'도 성과연봉제를 시작하고, 그 덕분에 3명의 신입사원도 채용할 수 있다는 게 이 웹툰의 줄거리다. 마무리는 훈훈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 국책은행 직원은 "호봉제가 없어진 지 언제인데…"라고 말끝을 흐리며 "차마 다 보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웹툰의 내용이 정곡을 찔러서가 아니다. 지나친 매도에 마음이 다쳤다는 얘기다. 마음이 다친 것은 성과연봉제 확산을 위한 정부의 다음 타깃이 된 시중은행 직원도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고용노동부 블로그에 게재된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캡쳐  © News1

이 웹툰은 고용노동부 대변인실에서 외주로 제작했다. 성과연봉제를 독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이 웹툰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퍼지면서 독려보다는 반발을 부르는 모양새다. 

당장 노동부 블로그에 달린 답글들이 이를 보여준다. 한 네티즌은 "은행원은 대한민국 근로자가 아닌 외계에서 온 무찔러야 할 적이냐"며 "(성과연봉제가) 자신 있는 정책이면 어떤 집단을 매도하려 하지 말고 정당한 근거를 대서 설득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도 "만만한 게 은행"이라며 "언제부터 대한민국이 평균보다 연봉이 높으면 욕먹는 세상이 됐느냐, 여기가 북한이냐"고 거들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어떻게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는지 설명을 해보라"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이 웹툰은 성과연봉제를 반대하는 직원들이 단순히 '무능하고 일하기 싫기' 때문에 반대를 하는 것처럼 묘사했을 뿐, 성과연봉제로 어떻게 청년 채용이 늘어나는지에 대한 설명은 없다.

산업은행 노조 관계자는 "웹툰에서 조선회사 얘기도 언급한 것을 보면, 정부가 희생양을 찾는 것이 아니냐"며 "근로자 마음을 얻어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할 시기에, 정부가 오히려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총대를 멘 상황에서) 산은 직원의 자존심이나 사기를 땅에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imlac@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