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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한달도 안돼 씨마른 '아이폰SE'…체면 구긴 애플

"홍콩에서 직구가 더 빨라"…예약해도 4주간 감감무소식?
이통사 입고물량도 '극소수'…애매한 '포지셔닝'으로 실패

(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2016-06-01 15:31 송고 | 2016-06-01 15:50 최종수정
지난 5월 10일 국내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SE' 로즈골드 모델/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지난 5월 10일 국내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SE' 로즈골드 모델/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출시된 지 한달도 안된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아이폰SE'가 국내에서 체면을 제대로 구겼다. 불티나게 팔려 '품절'된 것이 아니라 '종적'을 감췄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의 온·오프라인 매장에서 아이폰SE 제품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이동통신사가 없어서 못파는 게 아니라 잘 안팔릴 것 같아 물량을 '쥐꼬리'만큼 추가로 입고하고 있어서다. 

지난 3월 애플이 처음 공개한 아이폰SE는 국내의 경우, 지난 5월 10일 정식 출시됐다. 초기만 해도 '4인치'로 돌아온 작은 화면크기에 '아이폰6s'보다 가격이 저렴해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결과는 제품을 판매하는 곳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된 것이다.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불만을 토로한다. 국내 아이폰 이용자 150만명이 회원으로 있는 온라인카페 '아이폰을 사랑하는 모임'(아사모)에서도 "아이폰SE를 판매하는 곳이 없어서 아예 살 수가 없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회원은 "아이폰SE는 왜 이렇게 구하기 어려운지, 예약을 4주전에 해놨는데 아직도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실제 종로, 마포 등 서울 주요지역 통신사 대리점을 방문해도 아이폰SE 재고가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
간혹 이통사를 통해 아이폰SE를 구입했다는 글이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오지만 하루에 입고되는 물량은 10대 안팎일 정도로 극소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아이폰SE를 갖고싶은 소비자들은 '웃돈'까지 얹어 홍콩이나 일본에서 구매대행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대리점에서 아이폰SE를 '번호이동' 가입자에게만 판매하는 차별적인 영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르면 기기변경이나 번호이동 등 가입유형에 따라 소비자에게 차별을 주는 행위는 불법에 해당된다.

아이폰SE가 종적을 감춘 데는 이통사들의 전략적 판단이 자리잡고 있다. 흥행 가능성을 낮게 평가한 이통사들이 물량을 적게 들여와 유통 자체가 어려워졌다.

업계 관계자는 "출시 초기 반응을 살펴보고 추가로 입고할 예정이었지만 예상보다 아이폰SE에 대한 시장 반응이 좋지 않다"며 "4인치 화면크기 아이폰 수요도 많지 않고 가격도 다른 중저가폰에 비해 최대 20만원 이상 비싼 게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KT경제경영연구소도 지난 5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내 이통 3사가 아이폰SE 초기 물량을 1만대 수준으로 적게 들여온 데다가 '오줌액정' '유격현상' 등의 문제가 발견돼 많이 판매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는 9월이면 애플의 차기작 '아이폰7'이 출시될 전망이라 국내에서 아이폰SE의 찬밥 신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통사들이 아이폰SE 대신 아이폰7 판매에 '올인'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또 국내 제조사와 달리 애플은 이통사들에 판매 장려금을 전혀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찾지 않는 한 이통 3사가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지원해줄 명분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폰은 이통사 보조금이 낮아 20% 요금할인으로 개통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전부 통신사의 매출 감소 요인이 된다"면서 "이통사들도 마케팅 지출을 아껴서 9월 이후 나오는 아이폰7에 대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1일 SK텔레콤의 온라인 직영쇼핑몰 '티다이렉트몰'을 살펴본 결과 색상과 저장용량에 관계없이 애플의 '아이폰SE' 전 모델이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6.1/뉴스1 © News1
1일 SK텔레콤의 온라인 직영쇼핑몰 '티다이렉트몰'을 살펴본 결과 색상과 저장용량에 관계없이 애플의 '아이폰SE' 전 모델이 품절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6.6.1/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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