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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세종대왕]①카드에 밀린 현금

1만원권 화폐 발행액 2007년 이후 매년 줄어
지난해 신용카드가 현금 이용건수 추월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6-06-05 06:10 송고
편집자주 단돈 1000원도 카드로 결제하는 시대다. 교통비도, 식비도 모두 1장의 카드면 된다. 심지어 아파트 관리비 등 공과금도 간편하게 카드로 낸다. 최근엔 신용카드가 없어도 스마트폰으로 해결하는 지갑 없는 세상이다. 시대 흐름에 맞춰 한국은행도 '동전 없는 사회'를 준비 중이다. 뉴스1은 4회에 걸쳐 '현금 없는 사회'를 진단해본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직장인 김모씨(29)는 3년 전부터 지갑이 없다. 휴대전화 덮개에 신용카드 한 장만 넣고 다니면서 언제 어디서든 쓴다. 출근길 버스나 지하철을 탈 때도, 동료들과 점심을 먹을 때도,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심지어 택시를 탈 때도 현금이 없어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없다. 오히려 현금을 내고 거스름돈을 받으면 거추장스럽게 느껴질 때가 더 많다.

그 많던 세종대왕은 어디로 갔을까. 1973년 고액권으로 도입한 1만원권 화폐 발행액은 2007년을 기점으로 매년 줄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발행액은 14조3885억원. 1년 전보다 2조원 넘게 줄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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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신용카드 이용 실적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신용카드, 체크카드 등 지급카드 이용 규모는 하루 평균 2조530억원(4178만건, 한은 지급결제보고서). 처음으로 2조원을 넘어섰다. 2014년 1조9090억원(3641만건)과 비교해 금액 기준 7.5%, 건수 기준 14.7% 늘어났다.

신용카드 이용 비중도 현금을 추월했다. 지난해 건수 기준 신용카드 이용 비중은 39.7%로 현금(36%)을 따돌렸다. 금액 기준으론 신용카드(40.7%)가 현금(29%)을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5년 전만 해도 신용카드 소액결제가 많지 않아 5000원 짜리를 계산하면서 카드를 내밀기 머쓱해질 때가 많았다. 이젠 1000원 미만 소액 결제도 가능하고, "서명 안 해도 된다"는 종업원의 말도 자주 듣는다. 택시에서 내릴 때 신용카드를 내밀면 미간을 찌푸리던 운전기사 모습도 이젠 옛말이다. 지금은 신용카드 결제기를 설치하지 않은 택시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결제수단은 신용카드를 넘어 모바일을 기반으로 계속 진화 중이다. '삼성페이'를 필두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가 확산하면서 이제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신용카드도 가지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현금 없는 사회'가 성큼 다가오면서 중앙은행도 준비에 들어갔다. 한국은행은 금융기관, 전문 IT업체 등과 공동연구그룹을 구성하고 동전 없는 사회를 연구 중이다. 한은이 현재 구상 중인 방안은 동전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거스름돈이 나오면 동전으로 직접 주는 대신 카드에 충전하거나 계좌입금을 해주는 방식이다. 동전 없는 사회의 구체적인 방안은 이르면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이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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