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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시간 늘린 유동성 확대로 박스피 탈출할까

"유동성 3~8% 증대될 것" vs "단기효과만…중·장기적으론 의문"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2016-05-24 17:34 송고 | 2016-05-24 18:43 최종수정
<br />홍콩과 싱가포르의 거래시간 연장 전후 거래대금 추이 ©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홍콩과 싱가포르의 거래시간 연장 전후 거래대금 추이 ©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한국거래소가 정규 주식매매 거래시간 연장이라는 카드를 제시한 것은 수년째 갇혀있는 박스권 증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중화권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국내외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일종의 부양책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거래량이 반짝 늘어날 뿐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미미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거래소의 장밋빛 전망…"유동성 3~8% 증대될 것"
일단 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을 통해 거래대금이 적어도 3%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루평균 거래대금으로는 2600억원 수준이다. 중화권과 거래시간이 맞물리면서 장 종료 시점에 유동성이 커질 경우 5~6%, 단순히 거래시간이 늘어나는 점만 따지면 최대 8%(6800억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 국내 증시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0년간 4조~5조원 수준에서 정체된 상태다.

해외시장으로 빠지는 투자자금이 적지 않다는 점도 거래시간 연장 이유 중 하나다. 자금 유출로 시장 유동성이 잠식될 우려가 있다는 게 거래소의 판단이다. 실제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25조원으로 2012년(9조원)에 비해 14조원이나 증가했다. 외국인도 중화권으로 투자처를 옮기고 있다. MSCI신흥지수 내 중국 비중이 지난 2012년 말에는 18.27%에 불과했지만 올 2월 기준으로는 24.3%까지 늘어난 상황이다.

김원대 거래소 유가증권시장 본부장은 "최근 5년간 박스권에 머물면서 현물시장을 통한 수익창출 기회가 줄고 변동성이 낮아져 투자자들이 눈에 띄게 빠지고 있다"며 "투자자에게 충분한 거래참여 기회를 보장해 자금 유출을 최소화하고 부동자금을 국내로 유인하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단기효과만…중·장기적으론 의문"

전문가들은 거래시간 연장이 중·장기적으로는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진단한다. '유동성은 유동성을 부른다'는 외부효과로 단기적으로 빛을 발할 수 있지만, 주식거래량을 증가시키는 필수조건은 아니란 얘기다.

2010년~2011년경 홍콩, 싱가포르 등에서 거래시간을 55분~90분가량 늘렸지만 1~2년 지난 후에는 기존 거래량 수준으로 돌아온 사례도 있다. 거래시간을 연장한 달만 전월 대비 평균 34% 증가했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론적으로 거래대금이 8% 정도 증가하며 보탬이 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자금 흐름 등을 비교하면 산술적인 수치일 뿐"이라며 "최근 증시 상황이 유동성이 많이 빠져 있는 점을 고려하면 통계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오후 거래시간이 늘어나게 되면 오히려 중국 증시의 장 막판 변동성 영향을 더 많이 받아 시장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며 "거래량을 늘리는 것보다 안정성을 확보하는 게 더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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