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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여학생 강세 속 국어A·수학B 상위권 남학생이 더 많아

지난해 수능성적 분석…최상위권 '이과 선호' 탓
여학생·재수생·사립고 강세 현상은 지난해도 여전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이진호 기자 | 2016-05-23 17:40 송고
2016학년도 수능시험 성적표를 받아 든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뉴스1 DB © News1
2016학년도 수능시험 성적표를 받아 든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뉴스1 DB © News1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여풍(女風) 현상이 주춤해진 것일까. 지난해 11월 치러진 수능에서도 여학생, 재수생, 사립고 강세 현상은 여전했다. 반면 자연계열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A와 수학B형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상위권인 1·2등급 비율이 높았다.

남학생이나 재수생 중 최상위권 학생의 이공계 선호 현상 탓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사회수요에 맞춰 공학계열 중심의 구조조정을 유인하고 있어 이런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지난해 치러진 2016학년도 수능 응시자 58만5332명의 성적을 학생, 학교, 지역별로 분석한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분석결과, 표준점수평균은 수학B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높았다. 이전해보다는 여학생 강세 현상이 주춤해졌다. 2014년 11월 치러진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수학을 비롯해 모든 영역에서 여학생의 표준점수가 높았었다.

상위권인 1·2등급 비율에서는 오히려 여학생보다 남학생이 약진했다. 다른 영역과 달리 국어A와 수학B형에서는 남학생이 1·2등급 비율이 더 높았다. 선택형 수능에서 국어A와 수학B형은 주로 자연계 학생이 응시하는 영역이다. 인문계 학생이 주로 응시하는 국어B형과 수학A형, 영어 영역은 1·2등급을 받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많았다.
재작년 치러진 2015학년도 수능과는 약간 다른 현상이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는 국어(A·B형)와 영어는 여학생, 수학(A·B형)은 남학생의 1·2등급 비율이 더 높았었다. 그런데 올해는 자연계나 인문계냐에 따라 1·2등급 비율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이는 최상위권 학생, 그 중에서도 남학생의 '이과 선호 현상'이 한 원인으로 풀이된다.

2016학년도 수능은 2015학년도 수능에 비해 국어B형을 제외하고는 모든 영역에서 어려웠다. 2015학년도 수능을 '물수능'으로 부른 데 빗대어 2016학년도 수능은 '불수능'이란 표현까지 나왔다. 특히 자연계 학생들이 응시하는 수학B형은 만점자 비율이 4.3%에서 1.66%로 급감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상위권 남학생은 '이과 선호' 현상으로 외국어고등학교보다는 자율형사립고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며 "이미 5~6년 전부터 수능 평균 성적은 여학생이 좋지만 가장 어려운 영역이나 상위권은 남학생이 강세인 현상이 형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현상은 학교 유형별 분석에서도 이어졌다. 수학B형의 표준점수는 남고가 가장 높았다. 나머지 국어A·B형, 수학A형, 영어에서는 여고의 표준점수가 가장 높았다. 남녀공학 고등학교는 모든 영역에서 표준점수가 가장 낮았다.

반면 상위권인 1·2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남고가 가장 높았다. 2015학년도 수능에서 국어와 영어영역에서는 여고가 1·2등급 비율이 더 많았던 것과는 달라진 현상이다. 최하위권인 8·9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여고가 가장 낮았다.

자사고의 영향 탓인지 사립고등학교 강세 현상도 여전했다. 지난해 수능에서도 모든 영역에서 사립고가 국·공립보다 표준점수평균이 높았다. 사립고와 국·공립고의 표준점수평균 차이는 △국어A 4.8점 △국어B 4.7점 △수학A 4.2점 △수학B 5.0점 △영어 5.3점으로 전년과 비슷했다.

상위권인 1·2등급 비율도 국어, 수학, 영어 모두 사립고가 국·공립보다 높았다. 특히 자사고는 수학B형의 1등급 비율이 2015학년도 4.3%에서 2016학년도 6.6%로 2.3%포인트 높아졌다. 국어A형의 1등급 비율도 2015학년도 4.7%에서 2016학년도 4.8%로 올랐다.

지난해에도 역시 재수·삼수 등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성적이 높았다. 표준점수평균은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높았다. 상위권인 1·2등급 비율도 모든 영역에서 졸업생이 재학생보다 높았다. 반면 최하위권인 8·9등급 비율은 모든 영역에서 재수생이 낮았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지난해 가장 어려웠던 수학A에선 졸업생의 1등급 비율이 15.6%에서 10.8%로 낮아진 현상이다. 거꾸로 졸업생의 국어A형 1등급 비율은 7.3%에서 7.5%, 국어B형은 7.5%에서 8.2%, 수학B형은 7.4%에서 10.3%, 영어는 8.4%에서 8.6%로 높아졌다.

임 대표는 "대체로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 재수생들이 유리하다는 일반적 인식과는 대조적 현상이 발생했다"며 "수학A와 B형을 놓고 볼 때 최상위권 재수생들의 이과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때문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사회계열 정원을 줄이고 공학계열 정원을 늘리는 대학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 상위권 학생들의 이과 선호 현상은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임 대표는 "여고는 대체로 문과 비율이 8대 2에서 7대  3 정도로 높다"면서 "여학생도 상당수 우수 학생이 이과로 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도시지역 학생이 읍면지역 학생보다 성적이 높은 현상도 이어졌다. 모든 영역에서 대도시지역 학생의 표준점수평균이 높았다.1·2등급 비율 역시 모든 영역에서 대도시가 가장 높았다.

특히 영어영역에서 대도시 학생과 읍면지역 학생 간의 표준점수 차이가 도드라졌다. 대도시와 읍면학생 간의 표준점수 차이는 국어A형 6점, 국어B형 3.9점, 수학A형 4점, 영어 6.4점이었지만 수학 B형의 경우 무려 11.8점 차이가 났다. 이는 지난해 11.6점에서 더욱 벌어진 수치다.

광역시·도 별로는 제주가 국어A와 수학A·B에서 높은 표준점수를 얻었다. 국어B는 광주가 높았다. 영어는 제주와 함께 대구의 성적이 좋았다.

같은 시도 안에서 학교 간 표준점수평균의 차이는 국어A·B, 수학B와 영어에서 세종이 가장 적었다. 수학 A는 제주가 적었다.

1·2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국어A와 영어는 서울, 국어B는 세종이었다. 수학A·B는 제주가 가장 높았다. 제주는 지난해에 이어 수학A에서 높은 1·2등급 비율을 보였다.

8·9등급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국어A는 대구, 국어B는 광주, 수학A는 세종, 수학B는 제주, 영어는 대구로 나타났다.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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