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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가 그립다"…'임 행진곡' 울려퍼진 봉하마을

7주기 추도식에 여야 유력인사 총출동…시민 6천여명 노란 티셔츠 입고 참배

(서울·김해=뉴스1) 박응진 기자, 서미선 기자, 박윤균 인턴기자 | 2016-05-23 16:26 송고 | 2016-05-23 19:40 최종수정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6.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에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2016.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 추도식이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추도식에는 여야 유력인사들이 총출동했고, 시민들은 '노란 물결'을 이루며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추도식 전후로는 일부 인사들을 향한 시민들의 반발이 일어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여야 지도부 등 유력인사 총출동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우상호 원내대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추도식에 참석했다.

고인의 비서실장을 맡았던 문재인 더민주 전 대표를 비롯해 추도식을 준비한 이해찬 노무현재단 이사장,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 등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이들도 자리했다.
대권 잠룡으로 분류되는 안희정 충남지사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대권 주자로 꼽히는 손학규 더민주 전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 등 일부 인사들은 이날 추도식에 불참했다.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와 형 노건평씨, 장남 노건호씨는 추모객을 맞이했다. 고인의 정치적 스승으로 불린 김원기 전 국회의장도 자리했다. 이와 함께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 정부 측 인사들도 추도식에 참석했다. 특히, 국민의당에서는 당선자와 현직 의원만 29명이 참석했다.

한편, 김종인 대표는 이날 추도식장에서 만난 이해찬 이사장과 안철수 대표 등과 잇달아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다. 이 이사장은 4·13 총선을 앞두고 더민주 공천에서 배제된 바 있다.

故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이 엄수된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추도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2016.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7주기 추도식이 엄수된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추도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2016.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추모 분위기 고조…시민들 '노란 물결'

이날 추도식장 입구에는 김종인 대표, 심상정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낙연 전남지사 등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이 보낸 화환이 길게 늘어섰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한 시민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재단 측은 이날 추도식 참석 인원을 6000여명으로 봤다. 고인의 정치적 기반 중 하나였던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도 추도식을 찾았다.

시민들이 고인을 기리기 위한 방법은 각양각색이었다. 친노(親노무현)라고 적힌 반팔티부터 고인을 상징하는 노란색의 모자, 떡 등이 곳곳에서 보였다. 한 쪽에는 '언제나 그립습니다' 등 글귀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해찬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된 추도식에서는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추모객들을 대표해 추도사를 읽었다. 김 전 의장은 '통합'을 강조하며 노무현·김대중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도식에서는 5·18 기념식 때 논란이 일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이 제창됐다.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함께 노래를 불렀다. 김종인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도 여기에 참여했지만 주먹을 쥐고 몸동작을 취한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노래도 따라 부르지 않고 가만히 서 있기만 했다. 추도식이 끝난 뒤에는 정치인들과 시민들의 헌화·분향이 이어졌다. 이날 SNS 등 온라인에서도 추모 분위기로 달궈졌다.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인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6.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23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서 열린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7주기인 추도식에 참석하고 있다. 2016.5.23/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추도식장 곳곳서 험악한 분위기도…'자제령' 무색

고인의 '마지막 비서관'인 김경수 더민주 당선자(경남 김해을)는 이날 추도식이 자칫 '진영간 분열과 반목의 장'이 되지 않도록 '자제령'을 내렸지만, 추도식장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반발로 소란이 일었다.

안철수 대표는 자당 당선자들과 이날 오후 1시30분쯤 봉하마을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린 안 대표 일행이 추도식에 앞서 노 전 대통령 사저로 들어가려 하자 소란이 빚어졌다.

일부 시민들은 안 대표를 향해 "못들어 간다. 네가 무슨 자격으로 (사저를 들어가느냐)"  "물러가라"  "광주 가서 아부나 떨라"며 욕설을 했다. 안 대표는 당황한 듯 약간 상기된 표정을 보였지만 이내 평정을 유지했다.

또 다른 시민들은 안 대표에게 달려들다가 당직자와 보좌진들에게 가로막히기도 했다. 안 대표 측은 노무현재단의 초청을 받아 추도식에 참석하게 된 만큼 경찰 경호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안 대표를 지지하는 시민들은 "안철수가 당연히 올 수 있는 거지. 왜 그러느냐. 대한민국에 자유가 있는데"라고 받아쳤다. "안철수 화이팅"이라며 힘을 싣는 시민도 있었다.

마을 한 쪽에는 '안철수 대표의 봉하 방문을 열렬히 환영한다'는 글이 적힌 현수막이 걸리는 등 안 대표를 향한 민심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를 향해서는 대체로 우호적인 분위기가 연출됐다. 정진석 원내대표가 추도식장에 입장할 때도 별다른 소란이 일지 않았다. 한편, 이같은 소란에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pej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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