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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은 왜 그렇게 안 빠지는 걸까

[북클럽]'유쾌한 이코노미스트의…'(홍춘욱 지음·원더박스·344쪽·1만6000원)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6-05-22 19:35 송고
© News1

책 '유쾌한 이코노미스트의 스마트한 경제 공부'는 제목이 친절하다. 책 안에 무슨 내용을 담고 있는 지가 제목에 바로 드러난다.

이코노미스트는 금리나 환율 같은 중요한 경제 변수를 전망하고 분석하는 직업이다. 금융시장에서 활약하면서 투자에 도움을 주는 '현장형 경제학자'라 할 수 있다. 그런 이코노미스트가 많은 이들이 어려워하는 경제를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책을 골라 소개해주는 내용이다.
저자 홍춘욱은 여러 이코노미스트 중에서도 손꼽힐만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한국금융연구원을 시작으로 교보증권, 굿모닝증권, 국민은행 등 유수의 금융회사뿐 아니라 5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서도 일했다.

더구나 사학과를 나와 경제학 석사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딴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경제 분야 베스트셀러인 '환율의 미래' 등 6권의 책을 쓰고 2권을 번역한 작가다. 연간 200권 이상을 읽고 50편 이상의 서평을 작성하는 파워 블로거이기도 하다. 경제에 관심은 많으나, 경제 공부에 어려움을 느끼는 이들의 멘토로 모자람이 없다.

이 책은 경제 전문가인 저자의 독서 편력이자 지적 성장기를 다룬 1부와 기초부터 고급 단계까지 경제 지식을 쌓기 위한 책을 소개하는 2부, 그리고 폭넓은 사고와 현실 이해에 도움을 주는 책을 소개하는 3부로 구성돼 있다. 이를 통해 '스마트한 경제 공부'와 세상을 넓게 보는 데 필요한 책 64권을 친절한 해설과 함께 소개한다.
이 가운데 특히 의미가 있어 보였던, 읽고 싶다는 느낌이 드는 책이 많이 소개된 부분은 '아이러니'하게도 경제와는 직접적 관계가 없는 3부였다. 물론 23년 경력의 경제 전문가인 저자가 추천하는 △마이클 피오르의 '떠돌이' △리처드 쿠의 '대침체의 교훈' △차명수 영남대 교수의 '금융 공황과 외환위기' △'피터 린치의 투자 이야기' 등의 명저들이 아무 의미가 없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저자는 책 속에서 어렸을 때부터 독서를 많이 했던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으며, 수많은 책에 둘러싸여 자랐다고 밝히고 있다. 독서와 관련한 '조기교육'을 받고 자란 저자가 사학과를 졸업해 경제학의 길로 들어서게 된 경험은 쉽사리 따라 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일반적'이지 않다. 또 저자가 추천하는 도서들이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사람마다 성향은 모두 다르다. 훌륭한 경력을 가진 사람의 추천이라고 해서 내게 맞는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3부에선 경제학자로서가 아니라 서평 파워블로거로서 '글쓰기' '음식' '다이어트' '연애' '교육' '취직' '행복' '세계사'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한 책을 소개한다. 더구나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댓글을 달아 내용을 수정해주거나 시각을 시정해주기도 했다고 한다. 말 그대로 '집단 지성'의 산물에서 나온 추천 도서 목록인 셈이다.

한 분야 전문가의 독서 소양이 집단 지성과 만나서 나온 추천도서라 '나도 한번 읽어볼까'하는 마음이 자연스레 동한다. '현장형 경제학자'의 추천이라 그런지 책 소개도 맛깔나다. 왜 그 책이 좋은지 맥락까지 상세하게 담았다. 저자는 자신이 책을 고르는 기준으로 △베스트셀러는 뺀다 △쉬운 책을 고른다 △계통을 밟아 나간다 등 3가지를 제시했다.

스티븐 핑거는 저서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에서 "독서는 '관점 취하기'의 기술"이라고 했다. 독서를 통해 저자의 관점을 공유하고, 나아가 저자가 본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는 얘기다. 훌륭한 소양과 대중 친화적인 기준으로 저자가 소개하는 책들을 한번 맛보는 건 어떨까.

사족. 이 책의 64권 추천 도서 목록을 다 소개할 수 없어서 딱 한 권만 골라 소개한다. 바로 '나는 왜 과식하는가'(브라이언 완싱크 지음, 강대은 옮김, 황금가지)이다. 모두가 다이어트를 시도하는데도 살은 왜 그렇게 안 빠지는지 이유를 알 수 있다. 다이어트 식품이나 용품을 구매하는 것보다 다이어트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c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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