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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만원짜리 한우선물세트?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김영란법' 때문에 한우고장 횡성 축산계 우려 목소리

(횡성=뉴스1) 권혜민 기자 | 2016-05-12 17:17 송고
횡성한우 © News1 권혜민 기자
횡성한우 © News1 권혜민 기자


"5만원에 맞춰 좋은 한우세트 선물하려면 한 주먹 될까말까…"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한우의 고장 횡성군의 축산계 분위기가 무겁다.

국민권익위원회가 공개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에 따르면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3만원이 넘는 식사를 대접 받아선 안된다.

또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를 두고 내수경제 위축이라는 각종 우려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가운데 12일 농협중앙회에서 "김영란법에 농축산물을 제외해달라"는 성명을 내는 등 축산업계의 반발이 크다.
특히 한우로 전국에 이름을 알린 횡성에서는 4월 기준 횡성의 한우농가는 1562농가, 사육두수는 4만8071두에 이른다. 하지만 농가 등에서는 김영란법이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걱정이다.

지역에서 축산업에 종사하는 김모씨는 "한우 선물세트를 5만원에 맞추려면 일반 한우는 1근(600g)이 안될 것이고 투플러스 한우는 한 주먹에 불과할 것"이라면서 "김영란법 시행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이 법은 축산업계 현실을 모르는 사람이 만든 것 같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라고 토로했다.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 횡성 한우 값이 많이 오른 것으로 안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라며 "소 값이 비싼데 3만원, 5만원에 맞추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한우로 벌어먹는 농가는 물론 횡성축산업협동조합의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유병수 횡성축협 경제상무는 "횡성축협 한우의 1년 매출의 절반을 선물세트가 차지하고 있다. 선물을 5만원 이하로 제한한 만큼 그 값으로 한우를 선물하기는 어렵고 이에 따라 매출 하락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유 상무는 "횡성축협 1년 판매량의 60% 이상이 설·추석 등 명절에 집중돼 있는데 선물세트 판매가 타격을 입으면 이는 곧바로 한우농가 타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

식사가 3만원 이하로 제한된 것에 대한 한우식당가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정주열 횡성축협 한우프라자 점장은 "우리 한우는 1인분에 3만원이 넘는다. 횡성에 귀한 손님이 오면 횡성한우를 대접하기 마련인데 식사가 3만원으로 규정돼 있는 만큼 매출에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3만원에 맞추고자 손님들에게 고기를 덜 내줄 수도 없는 것 아니냐"며 "식당 차원에서는 접대 외 고객 창출을 도모해야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횡성군이 점차 위축돼 가는 축산업 환경 가운데 한우 수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초석을 마련하는 단계로 수출로 어려움을 타계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지역 축산계의 의견이다.


hoyanar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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