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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상징 '렌딩클럽'의 추락…도대체 무슨 일이

상장때 90억달러 시가총액 20억달러로 줄어
P2P 대출, '도덕적 헤이'까지 가세해 신뢰추락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6-05-11 11:12 송고
2014년 12월11일(현지시간) 렌딩클럽의 상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걸려 있다. © AFP=News1
2014년 12월11일(현지시간) 렌딩클럽의 상장을 알리는 현수막이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걸려 있다. © AFP=News1

세계 최대 온라인 개인간(P2P) 대출업체로 각광받던 렌딩클럽이 부정대출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며 추락하고 있다.        

렌딩클럽의 르노 라플랑셰 CEO(최고경영자)는 부적절한 대출상품 판매와 관련해 지난 9일(현지시간) 사임했다. 3명의 이사들도 동반 사임하거나 해고됐다. 그날 주가는 35% 가까이 폭락했다.    
라플랑셰 CEO가 이른바 '핀테크'(finance + technology) 비즈니스를 구상한 것은 지난 2006년이다. 개인에게 적절한 투자자를 물색해주고 중개수수료를 챙기는 사업모델이었다. 주 고객은 신용 문제로 은행권에서 대출을 받기가 어렵거나 높은 금리를 요구하는 제2금융권을 이용하기가 불가능한 사람들이다.       

이 같은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이듬해인 2007년 설립된 것이 렌딩클럽이다. 핀테크 P2P 대출업계의 간판주자가 됐다. 창업 7년만인 2014년 12월엔 뉴욕증시에 상장도 됐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핀테크 업체들은 최근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렌딩클럽은 이미 지난해에 주가가 56% 폭락했다. 올 들어 현재까지의 낙폭은 63%에 이른다. 또 다른 핀테크 업체인 미국의 온덱은 지난해 4분기(10~12월)에 1300만달러(약 153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채무자들의 부도 증가로 인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점차 이들 핀테크 대출업체를 통한 투자에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에 불거진 렌딩클럽의 부실대출 추문은 핀테크 대출업계 전체의 신뢰추락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렌딩클럽은 9일 내부 감사를 통해 2200만달러 규모의 대출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제공됐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라플랑셰 CEO가 이 같은 부실대출 중개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 과정에서 대출 자격 기준에 맞추기 위해 대출 신청 날짜를 변경하는 서류 조작이 있었고, 이를 회사 임원 일부가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는 P2P 대출의 기술적 결함과 함께 업계 종사자들의 도덕적 헤이(모럴 헤저드) 문제까지 지적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주가폭락으로 2014년 12월 기업공개(IPO) 당시 90억달러(약 10조5732억원)이던 렌딩클럽의 시가총액은 이제 약 20억달러로 줄었다.    

라플랑셰 CEO가 핀테크 대출업계의 상징적인 인물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이 업계 전체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렌딩클럽 사태가 핀테크 산업 전체의 신용평가 기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부실대출로 인한 투자자들의 신뢰 저하에 따라 미국 재무부는 온라인 대출 사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렌딩클럽의 주가는 CEO 사임발표 이틀째인 10일 11.26% 더 떨어졌다.


a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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