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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집단 보험사기극…보험사 채용 문화도 한 몫

설계사로서 자질·능력보다 상명하복 군 출신 선호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문창석 기자 | 2016-05-03 11:19 송고 | 2016-05-03 13:42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육군, 해군 UDT, 해병대 등을 총망라하는 전·현직 특전사 부대원 800여명이 벌인 역대 최대 규모의 집단 보험사기극이 사회적으로 충격을 줬다.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보험사들의 채용 문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전·현직 특전사 부대원 852명이 2008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보험사 40여곳으로부터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가량의 보험금을 허위로 타낸 정황을 포착하고 '특전사 보험사기' 사건을 수사 중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건이 특전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군 출신을 선호하는 보험사들의 채용 문화도 원인의 하나로 분석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설계사로서 자질이나 능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실적을 얼마나 올릴 수 있을지만 따져본 뒤 영입에 나선 결과라는 얘기다.

ING생명, 푸르덴셜생명, 메트라이프생명, PCA생명 등 외국계에 뿌리를 둔 생보사는 여성 설계사보다 남성 설계사 수가 더 많다. '아줌마 부대'로 불리는 중년 여성 설계사들이 이끌어 온 보험시장에 차별화를 두면서 대졸 남성들을 선발해 재무설계를 강조하는 보험 전문가로 영입했다.

보험사의 양대 산맥이 보험 영업과 채용이라고 할 만큼 설계사 영입은 중요하다. 설계사 1명을 영입하면 그의 가족과 지인들이 보험을 1건씩만 가입해도 실적은 많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군 출신은 보험사들에 크게 환영받는다. 
상명하복 문화를 바탕으로 설계사가 된 선임이 후임에 보험 가입을 권유하면 후임은 본인을 비롯해 가족까지 모아서 보험을 가입시켜 준다. 전역 후 사회에 나와서도 이 문화는 사라지지 않는다.

특전사 출신 A씨는 "장교로 전역하면 보험사에서 적극적으로 연락하고 설계사로 구인을 하는 편"이라며 "사람들을 쉽게 끌어모을 수 있고, 행정 능력도 갖춘 점을 높이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법인보험대리점(GA)가 자리를 잡으면서 군 출신 설계사들의 활동 무대는 더욱 커졌다. 전속설계사로 전문성을 키운 뒤 GA로 자리를 옮겨 인맥을 활용해 다양한 회사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이번 사건에서도 특전사 출신 보험 브로커 A씨가 GA를 차리고 전역을 앞둔 특전사를 끌어들여 사기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보험사 입장에서는 한 달에 계약을 수십건씩 물어오니 군 출신을 환영한다"며 "보험사기나 불완전판매 가능성 등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외형적인 실적에만 의지해 영업을 권장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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