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빚내서 개발했다가…지난해 美 셰일기업 손실 77조원

"부채로 늘린 위험 프로젝트 대규모 상각손실로"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2016-04-27 07:28 송고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전지대. © AFP=뉴스1
미국 캘리포니아주 유전지대. © AFP=뉴스1

국제유가 급락으로 인해 지난해 미국 셰일기업들이 입은 손실이 우리 돈으로 약 77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유가 기조가 장기화됨에 따라 부채 부담이 높은 석유회사들의 고통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CNN머니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이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 증시에 상장된 40개 석유회사들의 지난해 손실이 총 670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
손실이 10억달러(1조1500억원)를 넘는 기업들은 EOG리소시스, 데본에너지, 린에너지, 샌드리지에너지 등으로 최근 파산 보호 신청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IA는 지난해 조금이나마 순이익을 시현한 엑손모빌, 쉐브론 등의 대형 업체들은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육상 유전에서 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들 위주로 진행됐고 엑손모빌, 쉐브론 등은 해상 유전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배제시켰다고 EIA는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부채 부담이 많은 기업일수록 큰 손실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손실 규모 상위 18개 기업들의 총 장기부채는 무려 570억달러(65조52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업들의 평균 장기부채 비율(자기자본에서 장기부채가 차지하는 비율) 99%로 나타났다.
반면 손실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았던 22개 기업의 총부채는 400억달러(46조원), 장기부채비율은 58%로 나타났다.

2014년 중반부터 국제유가가 급락하기 시작하면서 석유회사들의 현금 창출력이 악화됐다. 이로 인해 부채 부담이 큰 기업들은 이자비용을 지불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왔다. 막대한 이자비용으로 인해 수익성은 더욱 추락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또한 일부 석유기업들은 수익성이 다소 낮고 위험 부담이 큰 석유 탐사 및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유가 하락에 따른 막대한 자산 평가손실을 낼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은 지난해 전체 자산의 21%를 상각해 부채비율이 낮은 기업들이 6%만을 상각한 것과 비교됐다. 

원자재 리서치기업인 클리퍼데이터의 맷 스미스 이사는 “부채 부담이 큰 기업들이 위험한 베팅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것이 다시 큰 손실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EIA는 부채 부담이 높은 석유회사들이 단기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 기업들의 영업력이 악화되는 것은 물론, 파산에 이르게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나 지난 2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현재 유가는 크게 오른 상황이다. 이로 인해 석유기업들에 대한 심리도 다소 회복됐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체사피크에너지는 은행에서 40억달러(4조6000억원)의 크레디트라인(신용 한도)을 얻어내는데 성공한 바 있다.

클리퍼데이터의 스미스 이사는 “석유회사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고 해도 공포의 시기는 다소 물러간 듯하다”고 평가했다.


yung@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