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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총장의 갑질…4월 졸업식 비판에 "학위 안준다"

최순자 총장, 학생과 댓글 ‘설전’…교수·학생 반발에 결국 '사과'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6-04-26 18:21 송고 | 2016-04-26 19:37 최종수정
최순자 인하대 총장이 지난 24일 열린 학위수여식에서 훈사를 하고 있다. 2016.4.26 (인하대 제공) © News1

최순자(64) 인하대 총장이 4월 개교기념일에 맞춰 졸업식을 여는 학교 결정에 반발해 집단행동을 제안한 대학원생에 대해 “박사 학위를 수여해선 안된다”고 주장해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학교 구성원의 반발은 물론 시민사회단체의 사과 요구까지 이어지자 최 총장이 이에 대해 공식사과를 했지만 후폭풍은 여전한다.
인하대는 지난 23일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개교기념일에 맞춰 졸업식을 개최했다. 다른 대학처럼 2월과 8월 방학 기간 썰렁한 교정에서 기념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형식적인 졸업식에서 벗어나 축제의 장을 만들겠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문제는 이 학교 문화경영학과 박사과정 수료생 A씨가 지난 21일 학교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올린 ‘졸업식에 참석해야 하는 8월 졸업예정 원생분들께’라는 제목의 항의성 글에서 비롯됐다.

A씨는 이 글에서 “매년 2월과 8월에 하던 졸업식을 4월 개교기념일에 맞춰 변경·통합 진행한다는 공지에 대책이 서지 않는다”며 “졸업식날 시간이 된다면 졸업식장에서 학위복없이 논문을 작성하는 퍼포먼스를 해 4월 졸업식이 사실은 학생들의 실존없이 이뤄지는 강압과 폭력이라는 점을 보여주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A씨를 비롯한 8월 졸업예정자들은 올해 졸업식장에서 실제 퍼포먼스나 집단행동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 총장은 졸업식 다음 날인 24일 오전 A씨의 글에 “A군이 그동안 무엇을 배웠고 이런 사고력으로 세상을 어떻게 살겠다는 것인지 의아하다”며 “A군 같은 사람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해선 안된다고 생각하고, 대학원학위위원회가 A군을 제대로 평가한 것인지 확인하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를 본 교수와 학생 등 학내 구성원들이 잇따라 반박 글을 올리면서 문제는 더욱 확대됐다.

B교수는 “민주주의가 압살 받던 시절, 문교부 장관이 와서 축사라도 할라치면 뒤돌아 앉기, 퇴장하기 등 졸업식장에서도 본인들의 의견을 표출하곤 했다”며 “박사학위 논문은 인성으로 수여되는 것은 아닌데 A씨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글을 남겼다.

다른 학생들도 “총장 본인이 정한 학사행정에 이의를 제기한 것에 인성 운운하며 학위를 갖고 학원생을 겁박하는 게 총장의 권한이냐” “총장은 지금 불만을 가지고 있는 학생이 불만도 표출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최 총장을 비난했다.

이에 최 총장은 “학칙에 어긋나는 인성이나 사람 됨됨이에 문제가 있다면 학위증을 발급하지 않거나 이미 발급된 학위증도 박탈할 수 있고 그것이 학칙”이라며 논쟁을 이어갔지만 논란이 커지자 “인하대 총장이자 교육자로써 윤군의 문제를 교육적인 방법으로 접근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다시 글을 올리면서 진화에 나섰다.

결국 최 총장은 26일 A씨를 직접 만나 ‘갑질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대학원학위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철회했지만 학생의 비판은 계속됐다.

급기야 인천평화복지연대가 이날 성명을 내 “학내 구성원들에게 슈퍼 갑질한 최 총장이 대학 총장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최 총장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이에 최 총장은 이날 또 다시 학교 게시판에 “총장으로서 섬세한 소통을 한다고 했는데, 구성원들이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니 부족함을 많이 느낀다”며 사과문을 게재했다.


ym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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