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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30%만 섞어도 '우유'로 둔갑…저가 우유 판매 논란

낙농육우협회, 환원유 업체에 생산·판매 중단 촉구
일반 소비자 구분 어려워…빵·과자·커피 원료로 사용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2016-04-26 06:40 송고 | 2016-04-26 07:00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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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체가 우유 원유를 30%만 섞은 채 '우유'로 판매하고 있어 논란인 가운데 한국낙농육우협회가 업체 측에 판매 제한 요구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낙농가를 대변하는 낙농육우협회가 나선 것은 환원유 제조업체들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저렴한 수입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산 우유 및 분유가 남아도는 상황에서 차익을 많이 남기기 위해 수입산 원재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환원유는 우유 원유를 건조시켜 분말로 만든 뒤 분말을 다시 물, 유크림 등과 섞는 제품이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환원유 제품을 저렴한 일반우유로 알고 구입하고 있으며 환원유를 거부하고 있는 이들도 빵이나 과자, 커피(라떼) 등 2차 가공품을 통해 환원유를 섭취하고 있다.

◇마진 남기려 값싼 수입산 분유 첨가…낙농가 '뿔'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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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지난 21일 삼양식품과 푸르밀 등 환원유 제조업체에 '수입산 분유 사용 환원유 제품 생산·판매 즉각 중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발송했다.
협회 측은 "환원유 제품이 우유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고 일반 시유제품과 동일한 디자인으로 판매하고 있어 제품 표시사항을 꼼꼼히 확인하지 않으면 수입산 분유를 사용한 환원유인지 확인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다수의 소비자들이 수입산 분유를 사용한 환원유 제품을 일반 시유제품으로 착각하고 구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 관계자는 "국산 분유 재고로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는 우유업계가 유제품 수입에 열올리고 수입산 환원유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공정한 행위"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환원유 제조업체들과 낙농육우협회 측은 협상을 시작했다. 내달 첫째주까지 논의를 거쳐 국산 원료를 사용하거나 수입산 원료 비중을 낮추도록 개선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제조업체들이 마진을 포기하면서까지 국산 원료를 사용할지는 미지수다.

현재 판매 중인 환원유에 사용되는 탈지분유는 모두 수입산으로 가격은 국산 제품 대비 약 30% 수준이다. 분말상태의 원료를 사용하는 환원유는 일반 우유보다 유통기한이 길다.

이에 따라 환원유의 원가가 원유의 25% 수준에 불과한데도 환원유 제조업체들은 국내 환원유 제품 가격을 일반 우유의 약 50% 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

우유업계 관계자는 "환원유는 값싼 수입산 분유를 섞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라며 "소비자가 제품을 구입할 때 성분을 자세히 보지 않는 한 구분이 어렵다"고 말했다.

◇수입산 분유 섞은 환원유, 안사도 먹을 수밖에 없는 까닭

/사진 = 2015.11.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사진 = 2015.11.13/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실제 한 환원유 제조업체의 홈페이지 제품 소개란에 접속해본 결과 '가공유&발효유'라는 카테고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원유 100% 우유와 구분없이 나열돼 있었다.

제품에 대한 상세 설명이 따로 적혀 있었지만 환원유라는 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제조사 측이 환원유를 일반 우유와 같은 제품군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국내 원유수급 상황이 불안할 때 만든 제품인데 현재 내부적으로 개선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이 판매하고 있는 환원유는 통상적으로 일부 제과, 제빵업체와 커피 전문점(라떼 종류) 등에서 우유를 원료로 하는 제품을 만들 때 원료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용된다.

결국 소비자들은 본인이 원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환원유로 만든 2차 가공 식품을 먹을 수 있다.

우유 가공업체 관계자는 "수입산 탈지분유라고 해서 영양성분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원유의 신선함이나 원료의 등급 등은 일반 제품보다 뒤떨어진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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