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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유량 동결' 무산…사우디 "이란도 참여해야" 발목

"6월 OPEC 총회서 먼저 합의 뒤 非회원국 재초청"
"원유시장 큰 실망 우려" "장기적 타격은 없을 것"

(도하 로이터=뉴스1) 장안나 기자 | 2016-04-18 06:04 송고 | 2016-04-18 09:18 최종수정
카타르의 모하메드 알 사다 에너지장관 © 로이터=뉴스1
카타르의 모하메드 알 사다 에너지장관 © 로이터=뉴스1

15년 만에 성사될 걸로 기대를 모았던 주요 산유국의 생산 공조 합의가 결국 무산됐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을 비롯한 모든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의 참여를 '산유량 동결'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바람에 의견 조율에 결국 실패했다.

17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OPEC 회원국·비회원국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산유량 동결에 합의하지 못했다. 성명서 문구를 두고 장장 다섯 시간에 걸쳐 격론을 벌였으나 결국 합의에는 실패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OPEC 산유국들은 6월 정기총회쯤 회원국 간 합의에 먼저 도달한 뒤 다른 산유국들의 동참을 요청할 듯하다고 비회원국들에게 밝혔다. 

◇ 성명서 문구 놓고 다섯 시간 격론에도 합의 실패

18개 주요 산유국들은 이날 오전에 모여 산유량을 1월 수준에서 오는 10월까지 동결하자는 내용의 합의안 초안을 논의했다. 당시에만 해도 회의장 주변에서는 일사천리로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이란을 회의에서 배제하자던 사우디가 회의 직전에 입장을 번복하면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합의문 초안의 이란 관련 문구를 수정하느라 시간이 걸려 회의는 오후 3시30분 이후에야 겨우 시작되었다. 수정된 초안에는 "모든" OPEC 회원국·비회원국이 동참해야, "합의 가능한 수준에서" 생산량을 동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 사우디-이란 입장차에 결국 무산…러 '실망"

회의 당일까지도 극명한 입장차를 보이던 사우디와 이란의 갈등이 결국 15년 만의 산유국 공조를 가로막은 걸림돌로 작용했다. 

카타르의 모하메드 알 사다 에너지장관은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 논의를 벌일 시간이 필요할 걸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이란과 가까운 러시아의 알렉산더 노박 에너지장관은 사우디의 요구를 "비합리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모두가 합의에 서명할 걸로 생각하고 도하에 온 만큼 이번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동결합의 가능성에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생산량을 동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사우디의 모하메드 빈 살만 부왕세자는 '원유수요만 있다면 당장이라도 하루 백만배럴 이상을 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장가네 석유장관은 이번 카타르 회의 직전까지 '경제제재 이전 수준으로의 원유 증산' 계획을 거듭 밝혀왔다.

◇ "시장재균형, 내년 중간께로 늦춰질 듯"

나티시스는 "오늘 결국 합의에 실패하면서 OPEC의 공급재균형 능력이 시장신뢰를 잃게 될 것 같다"며 이는 일부 합의 기대로 랠리를 펼쳐온 원유시장에 분명한 악재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재균형은 내년 중간께에나 가능해질 것"이라며 (유가하락에 돈을 건) 투기세력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컨설팅업체인 에너지애스펙트는 "산유량동결 무산에 대한 조건반사로 18일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밑으로 떨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이 실질적으로 증산이 예상되는 유일한 국가라는 점에서 이번 합의 실패가 시장균형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는 않겠지만, 합의 기대가 지나쳤던 만큼 시장 심리에는 타격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에너지 컨설팅업체 PIRA의 게리 로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동결 합의가 악재이기는 하지만 장기적 타격은 주지 않을 것"이라며 "최근 시장 반등은 (합의 기대감보다는) 수급이 타이트해진 덕분"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공급에 미치는 지정학적 위험은 늘고 미국의 생산량은 줄고 있다"면서 "많은 요인을 감안할 때 시장재균형은 이미 시작되었다"고 덧붙였다.


sub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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