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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이 바라는 총선은? "청년 일자리부터 세월호 진상규명까지"

서울 도심에서 들어본 2030 목소리 "청년층 공감할 수 있는 정치 보고파"
유승민 의원 딸·선거송 관심도…"정치에 기대안한다" 냉소주의도

(서울=뉴스1) 김태헌 기자, 김혜지 기자 | 2016-04-03 08:00 송고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2016 총선 청년 정책공약 비교평가 토론회'를 참석한 청년단체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제20대 국회의원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2016 총선 청년 정책공약 비교평가 토론회'를 참석한 청년단체 회원들이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오는 13일 제20대 총선을 열흘 앞두고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선거의 한 축을 담당하는 20대, 30대의 총선에 대한 열기는 어떨까.

통상 2030세대는 투표율이 다른 세대보다 적은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달 30일 선관위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20대 이하와 30대는 각각 55.4%, 59.6%로 다른 연령대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내면을 들여다보면 2030세대의 정치참여에 대한 강도는 더욱 강해진 모양새다.  20대 미만 유권자의 경우 적극 투표 의사는 19대 총선(36.1%) 때보다 19.3% 포인트 올랐고 30대 유권자 또한 19대 총선(47.1%)보다 12.5% 포인트 상승했다.

2일 서울 도심에서 만나본 2030세대들은 어떨까. 한편으론 적극적이면서도 한편으론 통상의 말처럼 '무관심'하기도 했다.

◇"주거 안정화·일자리 확대 정책 주목받길"·"청년층 공감할 수 있는 정치 보고 싶어"
20개 청년단체로 구성된 '2016총선청년네트워크'는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청년들의 투표를 장려하는 '2016 국회의원 선거 보터 데이(VOTEr Day)'를 개최했다.

이날 신촌 일대를 지나던 많은 젊은이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날 행사에 모인 대다수는 이번 총선에 주거 안정화 정책이 주목받길 바라고 있었다.

민달팽이 유니온 부스에서 만난 서울 동작구 주민 나모씨(24·여)는 "자취를 하고 있어 무엇보다 임차인 보호가 절실하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면서 "주거 안정화 정책을 제시하는 후보가 선거구에 없어 아쉽다"고 토로했다.

서울 광진구에서 온 이모씨(24)는 "주거안정화 문제의 경우 청년 세대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데도 정치권에서 소홀히 다뤄지는 면이 있다"면서 "오히려 그런 시각이 청년계층을 고립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관심사를 언급하는 이들도 있었다.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생활비 걱정에 시달리는 청년들은 이번 총선에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기원했다.

인근에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서명운동에 참여한 20대 여성 조모씨는 "많은 청년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허덕이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항상 말뿐이고 행동은 하지 않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윤모씨(28)는 "청년층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를 보고 싶다"고 운을 뗐다.

윤씨는 "그간 언론을 통해 접했던 정치는 우리 세대가 '정치에 관심이 없다'는 보도가 대부분이었다"면서 "한정된 세대가 아닌 연령대 전체를 바라보는 정치를 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분열 논란이 이어졌던 야권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청년도 있었다.

대학생 김모씨(23)는 "지난 총선에서 여당이 의석수를 너무 많이 가져가 균형이 깨졌다"면서 "한 정치세력이 일방적으로 주도권을 잡는 것이 좋게만 보이진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는 "현재 야당 분열 등을 보면 현실적으로 어렵겠지만 현명한 판단으로 야권 단일화를 이뤄 선거를 치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서울역 대합실 3층에 설치된 투표참여 홍보관을 찾은 시민들이 사전투표체험과 각종 선거정보를 취득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지난 1일 서울역 대합실 3층에 설치된 투표참여 홍보관을 찾은 시민들이 사전투표체험과 각종 선거정보를 취득하고 있다./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할 말 없어"· "투표해도 청년의 삶 바뀌는 게 뭐가 있나"

반면 아직 '정치냉소주의'와 '정치 혐오'의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6살 딸, 2살배기 아들과 나들이를 나온 회사원 박모씨(39)는 "할 말이 별로 없다"면서 "투표는 하겠지만 정치인이나 정치권에 바라는 건 별로 없다"고 차갑게 말했다.

박씨는 "정치인들의 삶과 우리의 삶이 분리돼 있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 정치인들에 큰 관심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만난 20대 여성 강모씨는 "정책 평가를 해보니 장밋빛 약속만 있고 정책의 실현 가능성이나 실효성에 대해선 의문"이라면서 "선거구에 청년 정책에 관심 있는 후보들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이모씨(27)는 "내 선거구 후보가 아직 누군지 모른다"면서 "투표를 할 예정이지만 여태까지 정치권이 해온 것으로 봐서는 과연 투표해도 청년들의 삶이 바뀌는 게 있을까 싶다"고 회의를 표하기도 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동구 무소속의 유승민 후보(동구 을)지역구 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 유 후보 내외와 딸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대구 동구 무소속의 유승민 후보(동구 을)지역구 사무실에서 열린 선대위 발대식에 유 후보 내외와 딸이 만세를 부르고 있다./뉴스1 © News1 이종현 기자
◇"유승민 의원 딸 예뻐 정치 관심"·"'Pick Me' 송 재밌기도"

한편 2030 세대들의 솔직하면서도 톡톡 튀는 의견도 다수 존재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만난 정모씨(23·여)는 "최근 이슈가 된 'Pick Me' 선거 송을 보면 정당들이 '어떻게 하면 이슈를 만들까' 하는 것을 보면 새롭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한 정책과 관련 없는 이유로 총선에 관심이 생겼다는 이들도 있었다. 유모씨(28)는 "유승민 의원의 딸이 진짜 이쁘더라"라면서 "그것 때문에 주변 친구들이 유 의원을 유심히 보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렇게라도 청년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만큼 기존 정치권이 청년의 이목을 끄는 것에 무관심했던 것은 아닐까"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최근 진행된 세월호특조위의 제2차 청문회에 대해서 언급한 이들도 있었다.

대학교 신입생 곽모씨(21)는 "특조위 활동이 이번 6월로 끝날지 모른다고 들었다"면서 "세월호 인양과 진실 규명이 이번 총선의 화두로 떠올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황모씨(25·여)도 "세월호 진상규명을 가장 최우선으로 했으면 좋겠다"면서 "유가족과 국민들이 더 이상 슬픔에 빠지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추진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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