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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왁자지껄' 거리유세 "시끄럽기만 해" vs "그나마 후보 알릴 기회"

"정치 관심 없는 사람들 유세 통해 그나마 후보 알아봐"
"시끄럽기만 하고 효과 미지수…새로운 유세법 생각해야"

(서울=뉴스1) 사건팀 | 2016-04-01 05:30 송고 | 2016-04-01 09:22 최종수정
유세모습. /뉴스1 DB
유세모습. /뉴스1 DB

"새누리당 '픽미'(Pick me), 더민주 '더더더', 국민의당 '로봇태권브이'"

각 정당이 31일 0시를 기해 4·13 총선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거주지와 주요 교차로 등에는 홍보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고 후보자들은 차량을 이용해 유권자를 찾아다니기 바빴다.
4년 마다 돌아오는 총선 유세지만 이를 지켜보는 시민의 반응은 엇갈렸다.

◇ "정치 관심없는 나에겐 '왁자지껄' 유세가 최고"

3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역 인근 모 후보의 트럭 유세 현장은 귀에 익숙한 트로트곡을 개사한 선거 로고송이 흥겹게 울려 퍼지고 있었다.
30여명의 여성 선거운동원들은 피켓을 좌우로 흔들고 후보의 이름을 외치며 신명나게 율동을 펼쳤다.

특히 당 전 최고의원의 지원 방문에 선거운동원과 지지자들이 악수를 하기 위해 몰려들어 일대는 흡사 연예인의 게릴라 콘서트장 같았다.

이를 지켜보던 송모씨(59,여)는 시끄럽지 않냐는 질문에 "어쩔 수 없지 않냐"면서 "저렇게라도 해야 (정치에 크게 관심이 없는) 나 같은 사람한테도 후보가 알려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터넷도 있고 다른 방법도 있겠지만 아직은 효과가 크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형석씨(28)는 "미국이나 일본을 가봐도 거리유세 열기가 더하면 더하지 덜 하지는 않다"면서 "가뜩이나 투표율도 낮은 데 이렇게라도 후보를 알려 투표로 이어지게 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리유세 외에는 자기 어필을 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딱히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병규씨(56)도 "이래야 선거 분위기가 나지 않겠냐"면서 "선거라는 건 분위기를 조성해야 사람들도 관심을 갖기 때문에 조용히 명함이나 전하면 후보자에 대해 알 길이 없다"고 거리 유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강남역에서 만난 박모씨(68·여·주부)는 "거리유세를 해야 국민들이 알아보니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날이면 날마다 하는 것도 아닌데 시끄러워도 참아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자료사진. /뉴스1 DB
자료사진. /뉴스1 DB
◇ "유세한다고 투표할 거 같아?"...'관심없다' 거부 반응도 뚜렷

유세에 대한 거부감도 분명했다.

서울 마포구의 한 주민센터 앞에는 유세차 한 대가 스피커 소리를 크게 높여놓고 있었다.  최신 가요를 패러디한 노래가 아파트 단지를 떠들썩하게 울리고 있음에도 시민들은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발걸음을 재촉했다.

횡단보도 위에 크게 걸려 있는 현수막에도 주민들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학생 김모씨(23·여)는 이를 보며 "총선 유세가 구식이다. 요즘 대학교 학생회만 해도 행사 재밌게 열고 공약이 적힌 보드게임 패널도 설치하더라"며 "다양하고 신선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선거 유세장 인근 옷가게를 돌보던 30대 여직원은 "난 여기 앉아 있다 보니까 선거 유세 노래가 자꾸 들려서 귀에 박히고 귀찮다"며 "유세에 별 관심 없다"고 말했다.

건대입구역에서 만난 남재철씨(35)도 거리 유세를 보며 "너무 시끄러워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면서 "이해는 하지만 (거리유세는) 없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혼잡한 퇴근길 강남역에서 만난 차승민씨(20ㆍ대학생)는 "투표할 때마다 하니까 큰 의미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의례적으로 하는 것 같아 좋게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업가 이모씨(24)는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두고 좋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것 같다"면서도 "누군가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면 주변에 피해주지 않고 자제하는 법도 필요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영어강사 이모씨(33)는 "공략이나 계획을 전하는게 오히려 방해되거나 시끄러워 불편을 느낀 적이 많았다"며 "정책에 관한 부분도 티비토론이나 홍보책자를 이용해서 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관악구 신림동 서울대입구역에서 만난 박상현씨(19)는 "서울대입구역이나 학교 주변 등 생활 반경에서 선거 유세를 본 적은 없다"면서도 "유세 내용에 관심도 없고, 시끄럽다는 생각도 해본 적 없다"고 무관심한 반응이었다.

고성규씨(55)는 "선거 유세할 때 길가에서 아주머니들 동원에서 홍보하는건 아주 시끄럽다"며 "그 인물이 정치를 잘하는 지 유세에서는 드러나지도 않고, 선거 때 누구를 찍어야 하나 모르는 사람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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