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4세 딸 암매장 계부 최면수사 실패…오락가락 진술에 경찰 멘붕

(충북ㆍ세종=뉴스1) 남궁형진 기자 | 2016-03-25 07:05 송고 | 2016-03-25 11:00 최종수정
친모의 가혹행위로 숨진 의붓딸을 야산에 유기한 안모씨(39)가 20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동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2016.3.20./뉴스1 © News1 남궁형진 기자

충북 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멘붕(멘탈붕괴)에 빠졌다.

숨진 승아양의 시신을 찾기 위해 진행한 ‘최면수사’에서 계부가 의식적으로 최면을 거부하면서 지금까지의 진술 상당 부분이 ‘거짓’일 수 있다는 수사관 의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내부에서는 벌써부터 원점에서 재수사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청주 청원경찰서는 24일 오후 숨진 의붓딸의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계부 안모씨(39)에 대한 최면수사를 진행했다.

안씨가 승아양의 시신을 유기했다고 진술한 진천 백곡의 한 야산에서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실패하면서 그의 기억을 재구성, 정확한 장소를 찾기 위한 방법이었다.
또 그가 보인 변화된 심경의 진실성을 따져보자는 의중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최면수사 결과는 이번 사건의 전모에 접근하며 수사 막바지에 돌입했다고 생각한 경찰을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1차 최면수사에서 안씨는 방어적 심리 상태를 보였고 2차에서는 스스로 최면을 억제하며 의식적으로 거부했다.

안씨가 사건과 관련된 중요한 무엇인가를 숨기려 한 것 아니냐는 경찰 내부의 목소리가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5차 진술에서 “아이의 시신을 빨리 찾고 싶다”고 말하거나 눈물을 보이는 등 변화된 모습을 보인 것 역시 그의 ‘계획된 연기’가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최면수사를 진행한 수사관이 ‘안씨의 진술 대부분이 거짓일 수도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이 같은 의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앞서 안씨에 대한 조사를 벌인 프로파일러들은 “안씨가 자신이 경험한 것에 대해 생략하는 경향이 있고 거짓말에 능하다”는 소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최면수사 실패로 사건 전모 파악에 핵심인 안씨 진술의 신빙성에 다시 한번 의심이 들면서 지금까지의 경찰 수사 전반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다.

25일 예정된 승아양 시신 수색 역시 그의 진술에 의심이 가는 만큼 경찰이 장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경찰관은 “그동안 거짓된 진술로 수사를 혼란에 빠뜨린 안씨가 심경의 변화를 보이며 수사에 진전을 볼 것으로 생각했지만 최면수사 결과 의심만 생겼다”며 “만약 그의 진술 모두가 계획된 거짓말이라면 경찰 모두가 그에게 놀아났다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때문에 그를 원점에서 재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ngh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