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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사망자 4명 중 1명이 영유아

하루 11시간 이상 틀어놓거나 일주일 내내 사용해 피해 극심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03-09 10:50 송고 | 2016-03-09 16:30 최종수정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모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모임./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5년 전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 손상 사망자 4명 중 1명이 4세 이하 영유아로 밝혀졌다.

폐 조직이 딱딱하게 굳는 섬유화를 유발하는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폐손상은 국내에서 1995년부터 발생하기 시작해 보건당국이 문제가 된 살균제를 수거한 2011년까지 지속됐다.
9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팀이 1994∼2011년 가습기 살균제를 사용한 뒤 폐손상을 입은 것으로 의심된 374명의 임상 증상과 가습기 살충제 사용기간 등을 조사해 이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설치한 폐손상조사위원회 역학조사 결과로 미국흉부학회저널 최근호에 소개됐다.

폐손상조사위원회는 374명의 병리학적 소견과 방사능 검사, 임상 증상 등을 기준으로 재분류를 진행했다. 조사위가 만장일치로 판정(4등급)을 내린 사람은 329명이었으며, 45명은 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판정이 내려진 329명 중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인과관계가 확실한 것으로 분류된 사람은 117명이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을 유발했을 가능성 높은 인원은 34명, 가능성 있음 38명, 나머지 140명은 무관하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폐손상 사망자로 판정된 사람은 모두 68명이었다. 이 중 확실 50명, 가능성 높음 12명, 가능성 있음은 6명이었다. 0∼4세는 16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3.5%에 달했다. 성별로는 남자아이 42%, 여자아이는 70%에 달했다.

가습기 살균제가 폐손상을 일으킨 것이 확실하다고 판정받은 117명을 연령별로 분류한 결과, 0∼4세가 60명(51.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어 20세 이상 43명, 5∼20세 14명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이 66명으로 남성 51명에 비해 15명 많았다.

백 교수는 "피해자 중 일주일 내내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하루에 11시간 이상 쓴 사람이 많았다"며 "단기간이라도 집중적으로 쓴 경우 피해가 컸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습기 살균제의 첫 노출이 4세 이전이거나 살균제 공기 중 농도가 1세제곱미터(㎥)당 800마이크로그램(㎍) 이상일 때 사망에 이른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가습기 살균제와 폐손상 인과관계가 확실하게 밝혀진 117명에게 직접적인 손상을 준 살균제 성분도 분석했다.

분석 결과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폐손상을 입은 사람이 전체 80.3%(94명)에 달했다. PGH(염화에톡시에틸구아디닌) 성분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는 19명(16.2%)이었다.

PHMG나 PGH는 살균제나 부패 방지제로 사용하는 화학물질이다. 살균력이 뛰어난 데다 물에 잘 녹아 가습기 살균제로 널리 사용됐었다. 

두 성분은 스프레이 형태로 뿌리면 폐에 흡입돼 폐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화를 불렀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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