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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IN]'귀향', 지옥 맛본 관객의 뜨거운 눈물

(서울=뉴스1스타) 유수경 기자 | 2016-03-06 11:11 송고
'귀향'은 잔인하고 쓰라린 현실을 되새기는 영화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위안부'에 대해 알고 있지만, 당사자들의 아픔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긴 어려웠다. 하지만 이 영화가 봉합된 피부를 열고 상처를 내보이면서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선사했다.

6일 영회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에 따르면 '귀향'은 지난 5일 25만 2855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 관객수는 237만 5033명이다. 개봉 10일 만에 200만을 돌파한데 그치지 않고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2시 서울 강남의 한 극장에서 '귀향'을 다시 관람했다. 관객들이 몰리는 주말 오후 시간대임을 감안하고라도 큰 상영관이 전석 매진이었다. 소녀 정민의 맑은 모습과 위안부로 끌려가기까지의 과정, 위안소에서 벌어진 일들이 매우 섬세하게 그려졌다.

지난 5일 영화 '귀향'은 25만 2855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News1star/ '귀향' 예고편 캡쳐
지난 5일 영화 '귀향'은 25만 2855명의 관객을 모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News1star/ '귀향' 예고편 캡쳐

극 초반부터 눈물을 쏟던 중년의 한 남성 관객은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쯤엔 대성통곡을 하고 있었다. 동행한 남성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남자가 휴지를 나눠들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생경하게 다가왔다. 이 영화가 아니라면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이었을지 모른다.

영화가 끝난 후 그에게 말을 건네자,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사라고 자신의 직업을 밝혔다. 이 관객은 "중학생인 딸을 키우고 있는데 첫 등장부터 감정이 너무 이입돼 보기가 힘들었다"며 "요즘 '귀향'으로 인해 어린 학생들도 위안부 피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 지금이라도 이 영화가 나온 것을 진심으로 감사히 생각한다"고 전했다.
특히 '귀향'에서 충격적으로 꼽히는 장면은 일명 '지옥도' 장면이다. 위안소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며 찍은 장면인데, 일본군에게 무차별적으로 당하는 소녀들의 모습이 직접적으로 표현돼 눈을 질끈 감게 만든다.

이 장면은 위안부 문제를 조명할 때 늘 등장하는 '지옥도'라는 그림을 감독이 실사로 옮긴 것이다. "여기가 지옥이야"라고 읊조리는 한 소녀의 낮은 목소리와 맞물려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극단적으로 보여준다.

연출을 맡은 조정래 감독은 지난 2002년 생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에서 봉사활동을 했다. 그때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에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접하고서 시나리오 집필을 시작했다. 

영화는 약 12억 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졌고 이 중 50% 이상은 시민들의 도움을 받았다. 엔딩크레딧에는 후원한 7만 5270명 국민들의 이름이 빽빽하게 등장한다. 참으로 감격스럽고 자랑스러운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손숙, 정인기, 오지혜 등의 배우들과 스태프들도 재능 기부를 했다.

꿈에서도 보고 싶지 않은 지옥을 마주한 관객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귀향'을 응원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마음에 아주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래본다. 그리고 어려운 영화 만들어준 감독과 제작진, 후원한 시민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


uu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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