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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알뜰폰 열풍 이끈 '0원 요금제'…무기한 가입 중단

에넥스텔레콤, 올들어 12만건 접수..30% 개통 지연, 결국 가입 중단 조치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6-03-03 17:47 송고 | 2016-03-03 18:28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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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불어닥친 우체국 알뜰폰 열풍의 진원지 역할을 한 '0원 요금제' 가입이 무기한 중단됐다. 0원 요금제는 한푼도 내지 않아도 월 50분간 무료 통화가 가능한 파격적인 요금제로 올들어 우체국 알뜰폰 열풍을 주도해온 일등공신이다.
일명 0원 요금제로 불리는 'A Zero' 요금제를 연초부터 선보인 알뜰폰 사업자 에넥스 텔레콤은 지난 2일 홈페이지에 공지를 통해 "우체국 알뜰폰 요금제 신규 가입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에넥스 텔레콤은 "우체국에서 판매하는 A Zero, A2500, A6000 요금제 3종에 대한 신규 가입을 2일부터 중단한다"며 "재개 시점은 미정"이라고 밝혔다. 무기한 가입을 중단한 셈이다. 업무 과부하로 재개시점을 정해놓고 가입 업무를 중단한 적은 있지만 재개일을 정해놓지 않고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에넥스텔레콤은 설연휴 전인 지난달 3~5일까지 사흘간 신규접수를 중단한 바 있다. 이후 설연휴 이후인 11일부터 재개했다. 에넥스텔레콤 외에 머천드코리아, 위너스텔, 세종텔레콤, 스마텔도 지난달 신규 접수를 일시 중단했다. 이들 머천드코리아, 아이즈비전, 세종텔레콤, 위너스텔 등 4개 업체는 1월 중순에도 신규가입을 중단했다. 

올들어 우체국 알뜰폰을 통해 에넥스텔레콤이 접수받은 물량만 12만건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알뜰폰 신규가입자인 14만명에 맞먹는 규모다. 에넥스텔레콤은 '0요금제' 출시 한달만에 7만명의 신규 가입자가 몰렸다. 알뜰폰 1위인 CJ헬로비전의 지난해 신규가입자는 1만1000명에 그쳤었다.
에넥스 텔레콤은 보통 하루 가입자가 300~500명이었는데 올 들어서부터 최대 6000명, 평균 3000명의 가입자가 몰리고 있다. 인력도 두배로 충원했지만 급증하는 가입자를 소화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서비스 내실을 위해 무기한 중단을 결정한 것.  

에넥스텔레콤은 올해 접수된 12만건 가운데 70% 가량을 개통까지 마친 상태다. 나머지 30%에 해당되는 3만6000건 가량의 개통 업무가 밀려있다는 말이다. 하루 최대 3000건 가량 소화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2일이 걸린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3월 중순 정도엔 가입을 재개할 계획"이라며 "제로 요금제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50분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고도 요금이 0원이 'A Zero' 요금제의 수익성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에넥스 텔레콤은 50분을 초과해서 사용하는 경우, 이용료가 발생할 수 있고 0원 요금제로 확보한 가입자 기반으로 향후 수익성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0원 요금제 사용자 가운데 개통을 하고도 실제로 0초도 이용하지 않는 '허수' 고객이 30%에 달해 회사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0원 요금제가 워낙 화제가 된 데다 돈이 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세컨드폰'으로 가입부터 한 고객이 많다는 뜻이다. 에넥스 텔레콤은 이들 허수 고객에 대한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개통만 하고 쓰지 않는 고객을 위해 개통 업무가 이뤄졌으니 그만큼, 실제 이용하려는 고객들은 개통 지연 등의 피해를 보게 된 것이라 합당한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뜰폰 사업자뿐 아니라 알뜰폰 업무를 대행해주는 우체국도 업무 과부하로 허덕이고 있다. 우체국 내부에서도 업무 과부하로 인한 반발의 목소리가 높다. 우체국 관계자는 "우편 업무는 몇분이면 될 일을 알뜰폰은 빨라야 30분"이라며 "인력 충원도 없이 기존 인프라만 활용해 알뜰폰 사업을 하다보니 업무 과부하가 극에 달한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우체국 알뜰폰은 지난 2013년 9월 27일 첫 판매를 시작했다. 전국에 3600개 가량 들어서있는 우체국을 알뜰폰의 유통망으로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알뜰폰 판매 우체국은 2013년 226개에서 2014년 1300개로 확대됐고 알뜰폰을 판매하는 제휴업체도 기존 6개사에서 지난해 10개사로 늘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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