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산업 >

"VR스타로 뜨자"…연예인 지망생들 'VR'로 몰린다

VR영상을 스타 등용문으로 활용하거나 해외홍보 목적으로 제작

(서울=뉴스1) 김보람 기자 | 2016-02-29 08:20 송고
걸그룹 '스텔라'는 최근 VR용 360도 카메라로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다. © News1


"○○가 요즘 뜨더니 연락이 안돼요(웃음)." 웃고 있지만 못내 씁쓸한 표정을 짓는 VR 콘텐츠 제작사 대표가 던진 말이다.
그는 수개월전 A엔터테인먼트 소속 신인 걸그룹의 안무 연습 장면을 VR용 360도 카메라로 촬영해 세계 최대 무료 동영상 공유사이트인 '유튜브'에 올렸다. 공개된 영상은 조회수 200만을 넘어서며 단박에 인기를 끌었다.

인기가 높아지자 이 걸그룹은 처음으로 지상파 방송사의 '러브콜'을 받았다. 동시에 VR 콘텐츠 제작사엔 이별을 고했다. VR로 이름은 알렸지만 꿈에 그리던 지상파 데뷔를 위해 당분간 VR 동영상을 찍지 않겠다는 것이다. VR 콘텐츠 제작사 대표는 유튜브 '흥행 보증수표'였던 걸그룹과의 작업 중단이 못내 안타깝지만 나름 괜찮단다. 떠나는 이도 있지만, 오는 이들은 더 많아질 거라며.

VR 콘텐츠 시장에 '연예인 지망생'이 몰리고 있다. 걸그룹의 안무 연습, 뮤직비디오, 피트니스, 가상 연애 등의 VR 동영상 콘텐츠가 인기를 끌며 'VR스타' 탄생 조짐이 보여서다. "여기서(VR) 뜨면 지상파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셈이다.

게다가 해외에 얼굴을 알리기 쉽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유튜브를 중심으로 알려지는 VR 동영상 콘텐츠는 VR 기기 보급률이 가장 높은 미국에서의 조회수가 80%, 이외 중국 등 아시아권이 10%, 한국이 10% 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때문에 최근에는 이미 톱스타 반열에 든 가수 또는 그룹들도 뮤직비디오, 콘서트, 팬미팅 등을 VR 동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다. 최근 인피니트의 'BAD', 크라운제이의 '진짜 매일해', 스텔라의 '찔려', 밤비노의 '오빠오빠' 등이 VR 뮤직비디오로 제작됐다. 이 같은 분위기는 신인 연예인들의 진입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
VR 콘텐츠 제작사인 베레스트의 권기호 대표는 "신인 걸그룹의 경우 홍보를 위해 초기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VR 동영상은 다양한 각도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다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데다 유튜브 등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어낼 수 있어 VR 동영상 제작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VR 콘텐츠 제작사인 무버의 김윤정 대표 역시 이런 분위기에 공감했다. 그는 "유명 연예인들도 진행하는 1인 인터넷방송인 아프리카TV에서도 최근 360도 카메라를 사용하는 방송진행자(BJ)가 생길만큼 VR 동영상에 대한 파급력이 드러나고 있다"면서 "현재 걸그룹에 인기가 쏠려 있지만 앞으로는 드라마 등 인기를 끌 수 있는 다양한 VR 동영상 콘텐츠를 개발해 이에 맞는 출연자를 채용하며 출연진의 폭을 넓히는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인 연예인을 모시려는(?) VR 콘텐츠 제작사의 섭외 전쟁도 치열하다.

한 영상 콘텐츠 제작사 관계자는 "우리 회사만 해도 VR 콘텐츠 제작에 첫 시도를 하면서 어떤 신인을 잡느냐가 관건이 됐다"면서 "막상 VR 콘텐츠 시장에 들어와보니 여러 회사들이 스타덤에 올릴 신인 아이돌을 섭외하기 위해 섭외 전쟁을 치르고 있고 덩달아 신인들의 몸값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편 VR 스타가 걸그룹에 치중됐고, 인기 콘텐츠 역시 성적 호기심용이 대부분인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스포츠, 관광지, 교육용 등 다양한 장르의 VR 콘텐츠를 내놓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하게 조회수를 이끌어내는 콘텐츠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영상"이라며 "이러한 종류의 콘텐츠가 VR 대중화의 포문을 열 핵심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덧붙여 "출연자들이 자칫 성적 대상으로만 비춰지 않도록 콘텐츠 기획 의도와 방향에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borami@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