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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송곳' 보여줬다고?…동대부고 교사 강제전보 논란

전교조 "징계성 부당전보 철회해야"…법인측 "정기 인사…징계 의도 없다"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6-02-18 18:24 송고 | 2016-02-19 07:21 최종수정
조계종 종립학교인 학교법인 동국대학교가  산하 고등학교 교사를 전보 조치하면서 징계성 강제 전보 논란이 있고 있다. 사진은 동국대학교 모습/뉴스1DB  © News1
조계종 종립학교인 학교법인 동국대학교가  산하 고등학교 교사를 전보 조치하면서 징계성 강제 전보 논란이 있고 있다. 사진은 동국대학교 모습/뉴스1DB  © News1
조계종 종립학교인 동국대부속고등학교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재단 내 다른 학교로 강제 전보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해당 교사와 전교조는 이 교사들이 노동운동을 다룬 TV드라마를 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세월호 추모 관련 글을 교사들에게 보냈다는 이유로 징계성 전보를 당했다고 주장한다. 재단 측은 징계성 전보가 아니라 정기인사라고 반박한다.
18일 전교조 서울지부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산하 동대부고가 뚜렷한 사유없이 교사 2명을 재단 내의 다른 학교로 강제전보해 해당 교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동대부고는 이에 앞서 지난 2일 교원인사위원회를 열어 국어 교사인 A씨와 사회 교사인 B씨를 전보 대상자로 결정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법인 이사회를 열어 두 교사를 각각 재단 내 다른 고등학교와 중학교로 전보 발령했다.

두 교사와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 같은 전보 결정이 지난해 학교장으로부터 받은 '서면경고'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B교사는 지난해 12월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JTBC의 드라마 '송곳'을 참고자료로 보여줬다는 이유로 서면경고를 받았다. 웹툰을 원작으로 한 '송곳'은 한 대형마트를 배경으로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를 다룬 드라마이다.

A교사는 세월호 1주기였던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 참사 1주기 추모 집회에 함께 참여하실 수 있으면 좋겠다'는 메일을 전 교사들에게 보냈다가 두 차례 서면경고를 받았다. 두번째 서면경고장에는 "진정한 반성과 사과의 마음이 포함된 경위서를 제출하지 않았기에 재차 경위서를 요구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보 조치를 둘러싼 논란이 학교 밖으로 확산되고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지난 17일 성명을 내고 "교사가 학생들에게 노동자들의 권리를 가르치고 세월호 추모의 마음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징계와 강제전보를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부당전보 철회'를 요구하면서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를 세운 조계종이 나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부터 조계사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하는 한편 오는 19일 오후 6시에는 조계사 앞에서 '108배 정진'을 계획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대부고 전보와 관련한 감사를 서울시교육청에 청구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인사위원회 회의록과 이사회 회의록, 교원수급 상황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세월호 진상 규명 활동 등을 하는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는 '4·16 추모는 징계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라고 적힌 펼침막을 내걸었다. 비규직 단체인 장그레는 최근 학교 인근 거리에 강제 전보의 부당함을 알리는 펼침막을 게시했다. 드라마 '송곳'의 최규석 작가가 해당 교사들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학교법인 동국대학교는 징계정 전보와는 무관한 정기인사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법인 사무처 관계자는 뉴스1 통화에서 "재단 산하에 5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고 이번에 23명이 다른 학교로 옮겼다"며 "징계성 전보는 생각하지도 않았고 정기 전보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마다 20여명 정도의 교사가 다른 학교로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며 "조계종은 세월호, '송곳'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보듬고 가는 종단인데 그런 이유로 종립학교가 교사들을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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