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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이트의 진화…미모의 여성 BJ 19명 "오빠 놀러와"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6-02-17 14:17 송고 | 2016-02-17 17:50 최종수정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지난해 고교를 중퇴한 뒤 A양(18)은 아르바이트를 찾던 중 친구로부터 “숙식도 제공해주면서 인터넷 방송만 하면 돈을 주는 일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인천 서구의 모 사무실을 찾아갔다.

사무실에 찾아간 A양은 친구의 말대로 아파트에서 지내면서 인터넷방송 BJ(Broadcasting Jockey·진행자)로서 도박사이트를 홍보해주면 돈을 준다는 설명을 듣고 일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인터넷 방송이어서 신체노출 등의 부담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사무실에서는 그런 걱정은 하지 말라고 했다.
사무실에서 알려준 숙소 주소를 따라가보니 생각보다 넓은 아파트가 있었다. 50평은 넘는 큰 아파트였다. 아파트에는 이미 A양과 같은 일을 하기로 한 여성 10여명이 있었다.

일은 간단했다. 매일 12시간씩 2명이 1조가 돼 인터넷 방송으로 ‘홀짝게임’ 도박사이트의 게임규칙을 설명하면서 게임 결과를 예측하면 됐다. 게임규칙도 간단했다. 어렸을 적에 손에 돌을 숨긴 뒤 홀수인지 짝수인지 맞추던 그 놀이와 똑같은 규칙이었다.

결과 예측이 틀려도 상관없었다. 어차피 각 방송에서 한 사람이 홀이라고 얘기하고 다른 사람이 짝이라고 얘기하면 둘 중 한 명의 방송은 결과를 정확히 예측한 것처럼 보였다. A양이 예측을 잘못해도 A양과 같이 방송하는 동료가 맞추기 때문이다.
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사이트에 대해 자세히 물어보면 A양은 해당 사이트 주소와 함께 자신의 아이디를 ‘추천인’으로 등록해 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의 아이디로 사이트에 가입하면 1명당 1만원꼴로 수당이 나왔기 때문이다. 가입한 시청자가 도박을 통해 잃으면 잃은 돈의 10%는 추가수당으로 입금됐다.

A양이 인터넷 방송에서 열심히 도박사이트를 설명하고 추천인 아이디를 알려줄수록 통장에 입금되는 돈은 늘어났다. 숙식까지 제공하면서 이만큼의 돈을 주는 아르바이트가 또 있을까 싶었다. A양은 시청자들을 위해 ‘친절한’ 방송을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A양의 친절한 방송은 몇 달 만에 끝났다. 올해 1월4일 갑자기 숙소로 경찰이 들이닥쳤다. A양을 포함한 모든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모두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인천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7일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 박모씨(35) 등 7명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이들 가운데 5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이 사이트를 홍보한 인터넷방송 BJ 19명과 500만원 이상 도박행위자 4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초까지 중국 칭다오와 인천 서구 등 사무실 4곳에서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를 개설·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ym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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