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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대포 맞고 100일째 '의식 불명'…"아무도 책임 안져"

딸들 "그 무력함에 익숙해져…무섭다"·"늘 같은 자리에서 기다릴 것"
21일 사건 발생 100일째…백남기대책위 등, 지난 11일부터 도보순례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16-02-17 06:10:00 송고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는 백남기씨(70). (백남기대책위 제공) © News1
"아빠, 세상이 왜 이렇게 무력하지…당하고도 우리가 실수를 반복하는 건 그 무력함에 익숙해져 간다는 뜻이겠지. 무섭다"

지난해 11월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제1차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은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시위대를 막기 위해 물대포를 발사했다.

전남 보성농민회 소속 백남기씨(70)는 당시 밧줄을 묶어 경찰이 설치한 차벽을 잡아당기려 했다. 거리는 약 20m 정도였다.

그러다 경찰이 발사한 물대포를 맞고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머리에는 피가 흘렀고 백씨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두 번 다시 딸의 얼굴을 볼 수 없었다.

백씨가 쓰러진 지 95일째인 16일. 백씨의 막내딸 백민주화씨(29)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슬퍼하기도 모자랄 이 시간에 지난 시간만큼 더 강해져야 하는 우리 가족들이 안쓰럽지만 많은 분이 추운 날씨에도 함께 해주시기에 우린 오늘도 희망을 얘기해"라고 글을 올렸다.

민주화씨는 지난달 28일 네덜란드 로테르담 중앙역 등에서 아버지가 쓰러지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붙인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서고 있다.

쓰러진 백씨의 남은 가족들의 삶은 산산조각이 났다. 큰딸 백도라지씨(33)는 다니던 출판사를 잠시 휴직하고 서울대병원에서 백씨를 간호하고 있다.

아들 백두산씨(31)는 아버지의 삶의 터전인 전남 보성에서 집을 지키면서 밀밭을 관리하는 상황이다. 

백씨의 병명은 '외상성 경막하 출혈'. 강한 외부 충격으로 인해 뇌를 둘러싸고 있는 경막 안쪽 뇌혈관이 터진 것이다.

백남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계속 의식을 잃은 채 오래 누워있다 보니 얼마 전에는 폐렴 증상을 보이기도 했다"면서 "살이 많이 빠진 상태"라고 백씨의 상태를 전했다. 다행히 폐렴 증상은 항생제 투약을 통해 회복된 상태다.
지난해 11월14일 오후 서울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찰버스를 끌어내고 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백씨의 가족들과 백남기대책위 등 시민사회단체에서 바라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경찰 등의 사과였다.

백도라지씨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지난 12일 대전지법에서 당시 살수차 발포 현장 영상을 봤다"면서 "정확히 조준 사격을 하고 있었고 인근에 살수를 한 것까지 포함하면 1분 이상 물대포를 발사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17일 광주지법으로 다른 각도에서 찍힌 영상을 보러 갈 것"이라면서 "그런데도 계속해서 경찰과 대통령이 직접적인 사과를 하지 않고 법적 절차도 진행되는 상황이 아니라 가족으로서는 답답한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또한 "동생(민주화)이 네덜란드로 돌아간 뒤로 현재 어머니와 돌아가면서 아버지의 병간호를 하고 있다"면서 "다행히 병원비는 대책위에서 모금한 돈으로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책위와 성금을 모아준 시민 등에게 "여러 응원이 있었고 병원으로 찾아와 주는 분들로 인해 큰 힘이 된다"면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실제 백남기씨가 입원해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는 매일같이 '경찰 과잉 진압 규탄 및 부상농민 쾌유 기원' 집회가 열리고 있다.

또한 백남기 대책위는 지난 13일부터 '국가폭력 책임자 처벌, 민주주의 회복, 백남기 농민 살려내라' 도보순례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보성과 화순, 대전과 천안 등을 거쳐 민중총궐기가 예정된 27일 서울까지 행진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사건 발생 100일 전야 문화제는 20일 대전에서 열린다.

백도라지씨는 아버지에게 "병원은 의식 회복이 어렵다고 하지만 아버지가 버티는 동안은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아버지를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주화씨 역시 "아빠는 편히 쉬어요. 기도 속에서 함께 할게요. 고맙고 사랑해"라고 백남기씨의 쾌유를 빌었다.
백남기범국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12일 광주 동구 소태동 일대에서 백남기 농민의 회복을 기원하며 도보순례를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정재민 기자(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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