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걸그룹 '여자여자'의 남동생?…"소망아, 누나가 가수됐어"

[셀럽&펫]보리와 '17년 단짝'…"반려견,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2016-02-15 09:40 송고 | 2016-02-18 18:12 최종수정
걸그룹 '여자여자(보리, 규랑, 리나, 아령, 미소)'가 반려견 소망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걸그룹 '여자여자(보리, 규랑, 리나, 아령, 미소)'가 반려견 소망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소망이가 없는 세상은 생각하기도 싫어요." 반려견 소망이(시츄·수컷)를 품안에서 떼놓지 않는 보리. 그도 그럴 것이 소망이와 함께 살아온 지도 어느덧 17년이 됐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소망이를 입양해 한 이불을 덮고 자랐다는 그녀. 지난해엔 그녀가 그렇게도 꿈꾸던 데뷔를 하게 됐고, 그 모습을 소망이에게 직접 보여줄 수 있게 됐다.

보리는 지난해 12월에 데뷔한 걸그룹 '여자여자(보리, 규랑, 리나, 아령, 미소)'의 리더다. 해가 바뀌는 바람에 어느새 데뷔 2년차 가수가 됐지만 무대에 선 건 이제 3개월 남짓. 하지만 '여자여자'의 인기는 무섭게 달아오르고 있다. 단숨에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22위에 이름을 올린 건 물론 중국 CCTV의 러브콜을 받고 춘절쇼에도 출연했다. 반응이 좋았던 덕분에 중국에서 화장품 CF 촬영까지 앞두고 있다고.
'여자여자'의 퍼포먼스는 강렬하다. 최근 한국 가요계의 걸그룹들이 보여주는 색과는 완전 다르다. '여자여자'만의 강렬한 색채는 국내 최정상 안무 디렉터인 안효민 H brothers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작품이다. 청순하고 여성적인 면만을 강조하는 여타 걸그룹들과는 다른 느낌의 그룹을 만들고 싶었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이렇게 눈과 귀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여자여자'지만 서울 동대문구에 위치한 동물보호단체 케어의 사무실에서 만난 멤버들은 모두 소망이 앞에서 어쩔 줄 모르는 소녀들이었다. 특히 보리에겐 17년을 함께한 소망이의 존재는 남다른 듯했다.

"막연하게 개를 키우고 싶긴 했지만 무서운 맘도 있었어요. 어느 날 부모님이 개를 키우자고 하셨죠. 많은 개들 사이에서 소망이가 제일 먼저 눈에 띄었어요. 어찌나 예쁘던지 무서웠던 맘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더라고요. 그렇게 소망이와 한 가족이 됐어요. 외동인 저에겐 형제나 다름없었죠. 부모님께 못 하는 말들도 소망이에게 몰래 털어놓기도 하고요. 그럴 때면 소망이는 저를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위로해줬죠. 이제 소망이가 없는 삶은 꿈도 꿀 수 없어요."     
걸그룹 '여자여자(보리, 규랑, 리나, 아령, 미소)'가 반려견 소망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걸그룹 '여자여자(보리, 규랑, 리나, 아령, 미소)'가 반려견 소망이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보리에게 인생의 한 부분과도 같은 소망이는 어느새 17세 노령견이 됐다. 언제 갑자기 소망이가 곁을 떠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가수 데뷔는 보리에게 더 간절한 일이 됐다. 소망이에게 무대에 선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가수가 돼서 무대에 선 모습을 소망이가 봤으면 했어요. 제 곁을 떠나기 전에 무대에서 노래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소망아, 누나가 가수가 됐어'라고 말하고 싶었어요. 바라던 데뷔에도 성공하고 이렇게 함께 인터뷰도 하게 돼서 뭔가 뭉클해요. 다행히 소망이도 아직은 건강하답니다."     

소망이를 향한 보리의 사랑은 멤버들 사이에서도 자자하다. 매일같이 소망이 사진을 보여주며 자랑을 늘어놓는다고. 고마운 사람들의 이름을 적는 앨범 코너에 소망이 이름을 적는 걸 깜빡해 속상해하기도 했다는 게 멤버들의 전언이다. 보리에게 하도 소망이 이야기를 듣다 보니 이제 소망이는 보리의 동생만이 아니라 멤버들 모두의 동생이 됐다.     

"CCTV 춘절쇼 촬영차 중국에 갔을 때 며칠 소망이를 못 보니 보고 싶더라고요. 부모님이 소망이 사진을 보내주셨는데 멤버들도 소망이가 보고 싶다고 난리였죠. 소망이가 이렇게 사랑을 받으니 너무 좋아요. 멤버들도 그렇지만 아빠가 소망이를 너무나도 아껴서 '개아빠'란 별명도 붙여줬어요. 가끔은 저보다 소망이에게 사랑을 더 쏟는 것 같기도 하지만 질투도 안 나요. 그저 좋기만 해요."     

반려견을 그 누구보다도 아끼고 사랑하는 보리. 그녀 덕분에 반려견 사랑에 동참하게 된 멤버들. 동물을 사랑하는 여자여자 멤버들의 마음은 인터뷰가 진행된 케어 사무실의 유기견들에게 향했다. 사람의 정을 기다리는 보호소의 반려견들을 애처롭게 바라보던 것도 잠시, 인터뷰가 끝나기 무섭게 그녀들은 보호소 반려견들에게 관심을 쏟았다.  

"버려지는 동물들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왜 버리는지 모르겠어요. 키우지 못할 거면 처음부터 키우지 않아야 하는데…. 개들도 생각이 있고 주인을 그리워해요. 키우겠다고 맘먹으면 끝까지 책임감 있게 돌봐야 해요. 개들은 주인에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거든요. 예쁜 맘에 상처를 주면 안 되잖아요."     

유기견들의 곁을 한참이나 지키던 보리와 멤버들에게 임시 보호소의 유기견들은 공고기간이 지나면 안락사를 당한다는 말을 전하자 모두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러곤 간절한 표정으로 유기견 입양 문화가 하루빨리 정착됐으면 좋겠다고 한마디씩 한다.     

그 맘을 전하고 싶어서였을까. 인터뷰 말미에 그녀들은 카메라를 보고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멤버들은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유기견들을 저마다 품에 안더니 카메라를 향해 입을 모았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ssunhu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