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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문체부 '독서율 사상 최저' 밝히지 않은 이유

(서울=뉴스1) 박창욱 기자 | 2016-01-22 17:39 송고 | 2016-01-22 17:40 최종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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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00명과 초·중·고 학생 3000명을 대상으로 벌인 '2015년 국민 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지난해 성인의 독서율은 65.3%로 직전 조사연도인 2013년에 비해 6.1%p나 떨어졌다.

성인 10명 중 3.5명은 지난 1년간 일반 도서를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는 1994년 국민독서실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의 독서율이다. 물론 스마트폰 보급 확산 등으로 인한 시대적인 큰 흐름을 무시할 순 없다. 하지만, 성인 독서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건 분명 걱정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문체부는 발표 보도자료 어디에도 '독서실태조사 시행 이후 최저치'라는 말을 넣지 않았다. 대신 2년 전인 2013년 기준 국제 비교자료를 통해 우리나라의 독서율이 이른바 '독서 선진국'으로 알려진 일본보다 실제 높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적 수준이라는 내용 등을 기재했다.

문체부 관계자에게 지난해 독서율이 사상 최저치임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이전 최저치였던 2010년 65.4%와는 불과 0.1%p 차이라 통계적으로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문체부 다른 관계자에게 "독서율이 사상 최저치인 점을 발표하는 데 부담을 느낀 게 아니냐"고 재차 질문했다. 그는 "정책 실무적 판단에 따라 알릴 내용을 취사선택할 것일 뿐, 최저치를 단순하게 숨기려 한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렇게 통계적 의미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점을 따져 묻는 게 일견 좀스러워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분야의 실태 조사결과는 우리나라가 나가야 할 길을 안내하는 안내판 역할을 한다. 그 안내판이 부실하면 앞으로 나갈 길 역시 제대로 된 방향을 잡기 어렵다. 
더구나 '문화융성'은 현 정부의 주요 국정 기조이며, 독서 문화 확산은 문화융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다. 독서율이 다른 나라 보다 높다는 결과에 대해 안심을 하기 보다는, 왜 문화의 바탕이라 할 책 읽기가 이렇게 부진해지는가에 대한 이유를 분석해봐야 할 것이다. 정부가 향후 10년을 좌우할 문화융성의 씨앗을 제대로 뿌리고 싶다면, '최저치'라는 쓰디 쓴 결과라도 솔직하게 발표하고 국민의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대책을 마련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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