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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총선, 이 사람 3]동래구 김하기 “새누리당 갔다고 다 변절이냐”

(부산ㆍ경남=뉴스1) 민왕기 기자, 이승배 기자 | 2016-01-11 14:22 송고
편집자주 오는 4월13일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부산·경남지역에서 예비후보들이 바닥을 누비고 있다. 뉴스1 부산·경남본부는 부산(18개), 경남(16개) 선거구에 출마할 예정인 인사들을 만나 공약, 비전 등에 대해 들어본다. 취재 대상은 △각종 여론조사상 부각되는 주자 △특색있는 정치신인 등이다.
동래구에 출마한 소설가 김하기씨. © News1 이승배 기자
동래구에 출마한 소설가 김하기씨. © News1 이승배 기자

'진보 성향'이었던 소설가 김하기씨가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부산 동래구에서 뛰고 있다.

선거에 첫 출마한데다 '보수성향'인 새누리당의 간판을 내걸고 있어 세간에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단에서는 비전향 장기수의 삶을 다룬 그의 작품 ‘완전한 만남’을 빗대 ‘완전한 변신’이라는 비판도 들리고 있다.
그를 지난 10일 동래구 선거사무소에서 만났다.

김 작가는 이날  “저는 김문수 라인”이라며 “계속 김문수와 함께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의원이 되면, 외통위에 들어가 김문수의 통일강국 정책에 날개를 달겠다”며 “김문수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어떤 역할이든 다 할 것”이라고 했다.

'변절자'란 비난에 대해선 “새누리당에 갔다고 다 변절이냐”면서도 “(친북민족주의자가 친남민족주의자로 변신한 것에 불과하다는 세간 지적에 대해선)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답했다.

-소설가인데, 정치에 입문한 이유가 있다면
▶김문수 지사님이 저하고 20대 초반에 옥중에서 만났다. 다시 만난 게 북한에 건너갔다가 한국에 왔을 때 우연히 다시 만났다. 경기도지사로 계셨는데, 도와 달라고 해서 일을 같이 했다. 재선 선거를 도왔고 이후에 홍보담당관이 되어 대선경선도 도왔다. (총선 출마에 대한) 지사님 권유도 있었다. 

-소위 진보성향 소설가였는데, 변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변에서는 전향이 아니라 변절이라고 하는데, 나름대로 올바른 길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북한의 수소탄 실험에서도 볼 수 있듯 북한 정권은 굉장히 반인권적, 폭력적이고 독재적이다. 과거의 제가 운동권으로서, 유신을 반대하고 전두환을 반대했는데 그 군사정권보다 폭압적인 정권이다. 두만강을 건넌 후 북한의 실상을 경험하게 됐고, 그 후로 북한인권법에 적극 참여했다. 

▶북한에서 어떤 체험을 했다는 것인가

1996년 두만강을 건넌 후 1달 정도 북한에 있었다. 많이 본 것은 없었지만, 인간을 대하는 모습, 지도자를 대하는 모습, 회령 일대의 경제를 본 후 이건 아니다, 싶었다. 남한으로 송환되기 힘든 상황이기도 했다. 송환해달라고 10일간 단식해 겨우 남한으로 돌아왔다. 

-왜 북한으로 건너갔나, 동경이 있었나

▶휴전선 625리를 횡단하고 ‘마침내 철책 끝에 서다’라는 책을 쓰게됐다. 휴전선으로, 국경으로 가로 막혀있어 답답했다. 건너가고 싶었다. 만취해 두만강 삼합에서 취중도강을 했다. 북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부분, 인간적인 부분도 있을 거다, 그렇게 생각했다. 동경한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야 알 수 있지. 1996년엔 알 수 없었다. (가보지 않고도 북한에 대해 알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묻자) 오만이다. 아직 주사파, 친북성향 일파가 있다. 통진당도 얼마 전까지 있었다.

-좌파가 아니라 ‘친북민족주의자가 친남민족주의자가 된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어느 정도 동의는 한다. 젊은 시절, 정교한 이론을 가진 것도 아니었고 나는 이론가 보다는 행동가였다. 이론가들은 호주머니에 손 찔러 넣고 있지 나처럼 잡혀가지 않는다. 행동하는 사람이 고생한다. 다만 좌파적 가치는 분명히 가지고 있었다. 나는 노동자의 편이었다. 

-비전향 장기수들의 삶과 사상을 다룬 ‘완전한 만남’을 썼다

▶사상적으로 경도됐다기보다는 그분들의 인간적인 매력에 감동받았다. 0.78평의 감방에서 인간이 30~40년간 갇혀 있다는 게 충격이었다. 분단의 비극이라는 장치를 통해 이를 알려야겠다고 그 분들께 약속했다. 이제 사람이 보인다. 사상은 변절했을지 모르지만, 소설은 변절하지 않았다. 저는 근본적으로 사실은 ‘리버럴한 사람’이었다. 기독교적인 집안에서 자랐고 부모님도 우파였다. 대학에 가서 부림사건에 깊이 관여했다. 소위 운동권 활동하면서, 아버지는 ‘너는 왜 아버지 목에 칼을 겨누느냐’라고 하시더라. 그렇다고 해서 좌파일 때 기회주의적 행동을 한 것은 아니다. 부산에서 유일하게 ‘광주시민들을 죽이지 말라’고 부영빌딩 10층서 유인물을 뿌리기도 했다.

-왜 새누리당인가 

▶김문수 지사와 1년간 감옥에서 같이 있었다. 인간적 정을 쌓았다. 나는 대한민국 정통성이 어디 있느냐고 할 때 ‘북한에 있다’고 한 때 생각했다. 김문수 지사는 시각이 달랐다. ‘전두환은 비판하면서, 김일성 비판은 왜 안하느냐’고 묻더라. 전두환 비판이 급한데 거론할 필요 있느냐, 고 하면서 넘어갔다. 그런 과정에서 소위 주체 민족해방 등 협량한 시각을 가졌다. 굉장히 단견이었다. 관으로 하늘을 보는, 그런 시각이 아닌가. 

-새누리당 일부에 독재의 잔재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새누리당에는 계파가 여럿이다. 새누리당으로 가면 다 변절인가. 새누리당을 개혁할 사람은 없나. 바른 말하는 사람이 필요하지 않나. 다양한 프리즘이 있는데, 좌우를 아우르는 중도 우파적 가치가 필요하다. 새누리당을 견인해 내야할 필요가 있다. 우리 사회는 1987년 유월항쟁 이후 민주화의 길을 걸었다. 문민정부도 그로 인해서 탄생했다. 아시아에서도 가장 성공한 민주국가다. 이웃 일본에 비해서도 부끄럽지 않다. 합법적인 정권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마음껏 국가원수를 모독할 수 있다. 북한은 그랬다간 처형이다. 

-박근혜 정부의 사상적 경향은 어디에 걸쳐있다고 보나

▶박근혜 대통령은 중도우파는 아니다. 우파적 가치에서 좀더 오른쪽에 있다. 극우는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정책은 공산주의에 가깝다. 우리 한국의 의료복지 시스템은 공산주의라고 한다. 보육정책이 참 좋지 않나.

-의료보험이 박근혜 정부의 업적인가

▶물론 그렇지는 않다. 덧붙이면 현대차 임금은 어마어마하다. 일반 공무원의 몇 배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데모하는 것이 올바른 정의인가. 가장 큰 노조, 힘 있는 노조가 우리 대한민국 전체를 지배한다. 잔업수당 몇 배씩 받으면서. 좌파들이 가난을 무기로 삼고 있다. 가난하지도 않으면서. 권력형 부정 축재자도 많다. 반면 우파인 김문수 지사는 어떤 사람인가. 스무평 아파트 밖에 없다. 나도 김 지사처럼 청렴하게 정치할 것이다.

-김 지사를 자주 강조하는데, 김문수 지사가 야당이었으면 야당으로 갔을까 

▶야당으로 가려고 했으면 갈 길이 있었다. 문재인 더민주 대표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내 변호사였다. 친분 관계가 있다. 김 지사가 야당에 있더라도 안간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종북좌파인가 

▶그런 세력은 아니지만, 북한에 우호적으로 간다. 현 정권에 대해선 너무 비판적이고 선명하다. 적절하게 타협해야 한다. 중도 우파도 껴안고 가야 하는데 많이 왼쪽으로 가있지 않나. 대학시절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을 잘 안다. 운동권적 시각을 가졌지만, 대통령이 된 후 현실정치를 하면서 많이 바뀌었다. 

-선거운동은 어떻게 하고 있나

▶새벽부터 선거운동을 시작해 열두시에 일과를 마치고 돌아온다. 저는 결국 표는 사무실 밖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답은 현장에 있다. 조직표는 저에게는 믿지 않는다. ‘독도전쟁’이라는 소설을 탈고하고 지난달 16일 예비후보에 등록한 후 지금까지 거리에 나와 뛰고 있다. 최저시급 문제, 도로개설 문제 등 현장에 답이 있다. 앉아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저는 아내와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누빈다.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 

-정치를 하는 목적은

▶저는 김문수 라인이다. 김문수 이야기 하면, 불리하다. 지금은 친박이나 김무성 라인이 유리하다. 하지만 난 불리해도 괜찮다. 계속 김문수와 함께 갈 것이다. 국회의원이 되면, 외통위에 들어가 김문수의 통일강국 정책에 날개를 달겠다. 반드시 통일 이루겠다. 김문수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어떤 역할이든 다 할 것이다. 나아가 초대 통일 대통령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끝으로 동료문인, 유권자들에게 한 말씀해달라

▶변절이라고 하는데, 새로운 변화로 봐줬으면 한다. 여야 막론하고 정치신인이 새롭게 의회에 진입해서, 국회를 쇄신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하기는 한줄기 맑은 물이 되어, 맑은 정치 해보겠다. 이해를 해달라. 그리고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 리더십을 가지고 있다. 너무 한쪽으로, 외눈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 듯 균형적인 시선으로 서민들을 보듬고, 우파에서 배울만한 가치 실현시키는 정치인되겠다. 마지막으로 부패하거나 타락한, 정치인이 되지 않겠다. 청렴하게 정치하겠다.

◇김하기 소설가 :  경남 울산 출생. 1978년 부산대 철학과에 입학했으며, 재학 중 1980년 5월 계엄법 위반으로 구속, 강제징집됐다. 부림 사건으로 재구속돼 10년을 언도받고 복역 중 1988년 가석방으로 출소했다. 1988년 옥중시·편지 모음 <한 젊은이가 갇혀 있다>를 간행했으며, 1989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살아있는 무덤>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작품집 《완전한 만남》으로 제1회 임수경 통일문학상을 수상했다. 1992년 제10회 신동엽창작기금을 받아 1993년 장편 <항로 없는 비행>을 출간했다.


wan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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