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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증, 치료된 줄 알았는데 재발?…“세로토닌이 열쇠”

분당서울대병원 김의태 교수팀, 세계 최초로 뇌 연구 한계 극복

(성남=뉴스1) 김평석 기자 | 2016-01-06 16:01 송고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News1

무언가를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만 하는 심리적 압박감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면 ‘노이로제’라고도 하는 ‘강박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손을 씻고 나왔는데 또 더러워진 것 같아 진물이 날 정도로 몇 번씩 손을 씻는다거나 문단속을 한 뒤에도 수차례 이상 재확인해보는 행동을 반복하는 식이다.
이런 강박증은 우리나라에서 100명 중 3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많은 이들이 겪고 있는 질환이다.

이전에는 강박증의 원인을 심리적 요인으로 추정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뇌의 기능적 이상, 특히 신경계통 호르몬인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강박증의 주요한 발병 원인으로 보고되고 있다.

세로토닌은 사람의 뇌 속에서 수용체와 결합해 불안감을 조절하는 대표적인 신경 호르몬 중 하나다. 분비량이 적거나 붙어있어야 하는 수용체에서 빨리 소실될 경우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강박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강박증 치료는 이를 교정하는 약물 투여가 핵심인데 문제는 약물 치료 시 환자의 경과를 확인하는 뇌 양전자단층촬영(이하 PET)으로 세로토닌과 약물을 구분할 수 없어 환자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약물 치료로 환자의 상태가 호전되더라도 언제까지 치료를 해야 하고, 언제 완치 판정을 내릴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없는 한계점이 있었다.

6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팀은 건강한 일반인 12명과 약물 치료 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뇌 PET 영상을 수십 차례 비교하며 약물의 효과를 제거하기 위한 수학적, 약리학적 시뮬레이션을 거듭 시행했다.

그 결과, 시간에 따른 개인별 PET 자료와 약물의 농도 변화를 동시에 분석하는 새로운 방식을 통해 세로토닌과 동일하게 나타났던 약물의 효과를 제거하고 세로토닌 수용체만의 밀도를 계산해내는데 성공했다.

또 이 방식을 통해 약물치료 중인 강박증 환자 12명의 세로토닌 수용체 밀도를 측정한 결과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됐던 강박증 환자에서 여전히 세로토닌 수용체의 밀도가 낮았음을 확인했다.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실질적으로 강박증의 원인이 되는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은 교정되지 않았던 것이다.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News1
사진=분당서울대병원 제공© News1

김의태 교수는 “강박증 환자가 약물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더라도 세로토닌 시스템의 이상이 정상화 될 때까지 일정 기간 약물 치료를 지속해야 한다는 뇌의학적 근거가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이번 연구는 이전까지 불가능했던 강박증 약물 치료의 한계점을 풀어낸 세계 최초의 보고”라며 “연구 결과는 강박증 뿐 아니라 우울증, 불안장애와 같은 다양한 정신건강학적 질환에서도 심도있는 뇌연구를 가능하게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김의태 교수팀의 주도로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 정신건강연구소의 Dr. Oliver Howes 연구팀과 협업으로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정신의학분야의 세계 저명 학술지인 ‘정신의학저널 (Psychological Medicine)’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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