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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 메르스까지…백화점·대형마트 막판 대규모 세일 '반짝'

[2015 유통街 결산 ①]메르스 사태에 매출 부진 3분기까지 이어져
코리아그랜드세일·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등으로 매출 '반짝'
이마트타운·현대百 판교점 오픈, 대형마트 의무휴업 판결도 '이슈'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15-12-29 07:20 송고 | 2015-12-29 15:57 최종수정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던 지난 6월 서울 중구 명동 거리. © News1 유승관 기자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던 지난 6월 서울 중구 명동 거리. © News1 유승관 기자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에는 올해도 찬바람이 불어닥쳤다.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얼어붙은 소비 심리는 올해도 이어졌고 지난 5월 발생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유통가는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유통업계는 정부 주도의 코리아그랜드세일,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와 민간 주도의 K-세일데이 등 연이은 대규모 세일을 진행했고 소폭의 매출 상승효과를 가져왔다.

일산 이마트타운,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광역상권을 아우르는 대형 점포들이 수도권의 유통강자로 떠올랐으며 지난달에는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이 정당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유통가에 다시 한 번 먹구름이 끼기도 했다.

◇2015년 유통街 강타한 '메르스'

올 한 해 유통가 키워드는 단연 '메르스'였다. 지난 5월 발생한 메르스 사태로 백화점과 대형마트 매장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줄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여름 정기 세일을 진행하고 고객과 매장 직원의 위생관리에 만전을 기울이는 등 메르스 불황 타개에 힘썼지만 여파는 3분기(7~9월)까지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의 3분기 매출은 1조9290억원으로 3.4%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30억원으로 39.4% 줄었다. 신세계백화점 경우 매출은 35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고 영업이익도 259억원으로 17.8% 감소했다.

대형마트 가운데 롯데마트의 3분기 매출은 2조2370억원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87.2% 큰 폭으로 줄었다.

메르스가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에 큰 악영향을 미친 가운데 손 소독제, 마스크 등 개인 위생용품의 판매는 급증했다.

메르스 첫 확진자가 나온 5월20일부터 6월1일까지 13일간의 롯데마트 마스크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9.8%, 구강청결제는 23.2%, 손 소독제는 13.0% 신장했다.

외출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면서 소셜커머스와 온라인몰을 통한 제품 구매, 특히 식품 카테고리의 매출이 크게 증가하기도 했다.

◇그랜드세일·코리아 블프에 매출 '반짝'

메르스 사태로 인해 매년 12월에 열리던 쇼핑관광 축제 '코리아그랜드세일'가 8월로 앞당겨졌다. 79일간 열린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지난 8월14일부터 10월29일까지 롯데백화점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신세계백화점은 4.9% 올랐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각 2.8% 성장했고 홈플러스는 0.4% 신장했다.

코리아그랜드세일 기간 약 2주에 걸쳐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를 추가로 진행했고 국경절 특수까지 겹쳐 대형마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 백화점은 20%를 웃도는 매출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외국인 관광객 유입과 유통업계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됐다는 점은 긍정적인 면으로 평가됐지만 아직 개선할 점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의 경우에도 전통시장이나 편의점 등은 '블프' 효과를 보지 못했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연이은 세일에 피로감을 느꼈다. 매번 이름만 바뀌고 할인율이나 대상 품목이 적어 '속았다'는 의견도 많았다.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시작일인 지난 10월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 모습. © News1 허경 기자
코리아블랙프라이데이 시작일인 지난 10월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입구 모습. © News1 허경 기자

◇수도권 新유통강자 '이마트타운'·'현대백화점 판교'

메르스로 몸살을 앓는 와중에도 현대백화점과 이마트는 대형 점포를 오픈하며 고객 몰이에 나섰다.

현대백화점은 식품관의 규모만 축구장 2개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수준(영업면적 1만3860㎡)의 점포인 판교점을 지난 8월 열었다.

'수도권 최대 규모'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오픈 후 100일간 2100억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방문한 고객 수는 약 1000만명으로 집계됐다. 구매고객(400만명) 가운데 절반은 10km 외 지역에서 찾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 6월 연면적 10만㎡, 매장면적 3만㎡ 규모의 이마트타운을 일산에 열었다. 이마트타운은 오픈 100일만에 8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등 목표치를 초과달성했으며 방문객수는 12월 중순까지 약 230만명을 기록하고 있다.

신규 출점 효과로 이마트의 3분기 매출은 3조683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 늘었고 영업이익은 1934억1300만원으로 2.3% 증가했다. 대형마트들이 영업규제 이후 역성장하는 상황에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하는 성적을 거뒀다.

◇ 3년간 끌어왔던 대형마트 영업제한 논란 종지부

2012년 시행된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결국 지난달 19일, 대형마트의 영업 제한은 적법하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오면서 골목 상권과 전통시장 상인들에게 힘이 실렸다.

하지만 '전통시장 활성화' 취지로 시작된 영업 규제지만 '승자 없는 게임'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대형마트는 매년 역성장하는 데다 전통시장도 대형마트 영업규제에 대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해 11월 소비자 80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대형마트 의무휴업 효과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규제에 따른 수혜는 전통시장이 아닌 동네 중대형슈퍼로 나타났다.

여기에 대형마트 영업규제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많다는 지적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영업규제로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의 대결 구도를 만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대상인 소비자들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park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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