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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고가 위에서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하여"

25일 정오부터 3시까지 고가 거닐 마지막 기회
고가에 색 칠하고, 헬륨풍선 등의 장식도 검토

(서울=뉴스1) 정혜아 기자 | 2015-12-23 06:05 송고

서울 중구 서울역 고가도로 전경. © News1
서울 중구 서울역 고가도로 전경. © News1


서울역에서 바라본 동서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동쪽에는 고층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선 반면, 서쪽에는 노후한 건물들이 아스라이 서 있다.
22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서울역 7017 전망대'에서 만난 박선양(26)씨는 씁쓸한 듯 "서울역 고가도로가 서울역 동서를 '단절'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입을 연다.

충정로 일대에서 주로 생활한 박씨는 "자동차가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항상 서울역 동측으로 이동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서울역 7017 프로젝트로 보행로가 생기면 서울역 동서가 '연결'될 수 있다"며 기대감을 드러낸다.

현재 박씨는 (사)서울산책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서울산책은 서울의 보행환경 개선에 관심이 많은 청년, 디자이너, 건축가, 조경가,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3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5월 두 번에 걸친 서울역고가 개방행사를 기획하기도 했다.
박씨는 요즘엔 크리스마스 서울역고가 산책행사 '리뷰, 프리뷰'를 준비하고 있다. "26일에 서울역고가 상판을 제거하는 공사를 시작한다"며 "25일 정오부터 오후 3시까지가 현 서울역고가를 거닐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박씨는 설명한다.
20여명의 작가들이 25일 열리는 서울역고가 산책행사 '리뷰, 프리뷰'를 준비중이다. © News1
20여명의 작가들이 25일 열리는 서울역고가 산책행사 '리뷰, 프리뷰'를 준비중이다. © News1


"저쪽에 헬륨풍선을 띄우는 것은 어떨까요?"

서울역 7017 전망대 한쪽에서는 25일 열리는 서울역고가 산책행사 준비가 한창이다. 이형희(30)씨는 행사진행 경험이 많은 서울프린지네트워크 측 사람으로부터 조언을 듣고 있다.

조언이 끝난 뒤에는 이를 빠뜨릴까봐 꼼꼼하게 정리한다. 이후에는 도면을 보고 행사동선을 짜고 있다. 서울역 7017 전망대 안은 소란스럽지 않았으나 모두들 할일이 많아 바빠 보인다.

조경을 공부하고 있는 서락원(22)씨는 "행사가 얼마 남지 않아 매일 할일이 많다"면서도 "여러 가지 국내 수목을 한 공간에 모아 심는 위니 마스의 기본설계안에 매력을 느껴 재밌게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내년 4월 군대에 간다"며 "그 전에 의미있는 일을 하는 것 같아 좋다"고 덧붙인다.
20여명의 작가들이 25일 열리는 서울역고가 산책행사 '리뷰, 프리뷰'를 준비중이다. © News1
20여명의 작가들이 25일 열리는 서울역고가 산책행사 '리뷰, 프리뷰'를 준비중이다. © News1


이날 검은색 아스팔트로 덮인 서울역고가 시멘트길은 노란색, 분홍색, 민트색으로 덧칠작업이 한창이다.

사무실 안에서 서울역고가 산책행사를 준비하는 이들과 달리 두터운 겨울옷을 껴입고 페이트롤러를 쉼없이 움직이고 있는 이들이 덧칠을 하고 있다. 옷에도 페인트가 묻었으나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들은 서울역고가 공원화 프로젝트에 관심있는 20여명의 작가들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작가들이 서울역고가 산책행사에 흥미를 갖고 모였다.

위니 마스의 기본설계안에 따라 밑그림을 그린 후 각자의 영감을 바탕으로 서울역고가 미래모습을 흥미롭게 제시할 계획이다. 이날 시작한 작업은 2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박은희(44)씨는 "막상 서울역고가에 올라와보니 차가움, 공허함 등이 느껴진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의 서울역고가에 대해 일러스트로 표현할 계획"이라며 "어떤 모습으로 표현될지 많이 궁금하다"고 말한다.   

30대의 채유수씨는 '산업화의 상징'이던 서울역고가의 과거를 언급하며 파괴가 아닌 재생을 통한 기념을 얘기한다. 채씨는 "최근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작업이 많아지고 있다"며 "새로운 쓰임을 찾은 서울역고가 공원화에 매력을 느꼈다"고 설명한다.


wi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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