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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1개 1000만원…'앵무새 알'이라고 속여 2억 가로챈 일당

멸종위기 '홍금강앵무새'로 속여…부화해보니 병아리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15-12-22 12:00 송고 | 2015-12-23 18:47 최종수정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달걀을 멸종위기의 앵무새 알이라고 속여 2억원 상당을 가로챈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홍금강앵무새 알을 부화시켜 되팔면 수많은 이익이 생긴다고 속여 앵무새구입비 명목으로 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최모(31·무직)씨를 구속하고 신모(42·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평소 앵무새 사육에 취미가 있는 전모(58)씨에 접근해 앵무새 알을 부화시켜 되팔면 수익금이 생긴다고 속여 16회에 걸쳐 2억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들은 환경부장관의 허가를 받지 않고 태국에서 인천국제공항여객터미널을 통해 두 차례에 걸쳐 홍금강앵무새 8마리를 파이프 통에 넣어 밀반입한 혐의(야생생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도 받고 있다.

홍금강앵무새는 국제적 멸종위기 동식물을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협약(CITES)에서 2급으로 지정돼 환경청에 반입신고를 해야만 합법적으로 반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알게 된 지인을 통해서 평소 앵무새에 취미가 있는 전씨를 소개받아 서울 은평구 전씨의 집에서 "앵무새 알을 사 부화시키면 앵무새 새끼를 우리가 도매가로 구매해 판매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여 전씨에게 앵무새 알 구매비, 부화기 구매비, 해외출장경비 등의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
이들은 전씨에게 "앵무새 알이 부화하면 250만원, 크면 700만~1000만원까지 돈을 받을 수 있다"고 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속은 전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총 16회에 걸쳐 합계 2억원 상당을 건넸으며 이 과정에서 이들은 전씨를 속이기 위해 달걀 30개를 부화기 안에 넣어 건네주기도 했다.

하지만 전씨가 정성들여 알을 부화시킨 결과 29개는 부화에 실패하고 1개의 알에서 병아리가 부화돼 거짓인 걸 알고 항의하자 이들은 자신들도 수입업자에게 건네받은 알이라고 주장하면서 직접 해외에 나가 홍금강앵무새를 사 주겠다고 다시금 전씨를 속였다.

이후 이들은 태국으로 출국해 밀반입업자로부터 두 차례에 걸쳐 홍금강앵무새 4마리가 들어있는 여행용 가방을 건네받아 여행용품인 것처럼 위장해 인천국제공항여객터미널 입국장을 통과해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밀반입했다.

이 과정에서 홍금강앵무새 7마리는 질식사했고 1마리는 전씨에게 전달됐지만 사육과정에서 후유증으로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 등이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면서 "이번 주 중으로 검찰에 송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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