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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민주 대선토론, 트럼프 비난 한마음…IS 대응 딴 마음

"트럼프는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의 최고 모집책"
"중동지역 현실적인 안정성 중요 Vs. 레짐(체제) 변화시켜야"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5-12-20 17:59 송고 | 2015-12-21 00:15 최종수정
19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 맨체스터에서 ABC뉴스 주최로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좌측)와 힐러리 클린턴(가운데), 마틴 오말리 후보가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 AFP=뉴스1
19일(현지시간) 미국 뉴햄프셔 맨체스터에서 ABC뉴스 주최로 치러진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버니 샌더스(좌측)와 힐러리 클린턴(가운데), 마틴 오말리 후보가 자신의 공약을 설명하고 있다.  © AFP=뉴스1

미국 민주당의 대권주자 3명이 공화당의 선두주자인 도널드 트럼프를 비판하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고 AFP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니 샌더슨 상원의원, 마틴 오말리 전 메릴랜드 주지사 등 3명은 뉴햄프셔주 맨체스터에서 ABC TV 주최로 열린 제3차 민주당 대선토론회에서 이 같은 모습을 나타냈다.     
이들은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극단주의자들에 대해선 트럼프가 사용한 편파적이고 과격한 표현은 쓰지 않으면서도 저마다의 대응책을 제시했다.       

이들은 국가안보 증진, 최저임금 인상, 여성·소수민족·사회적 약자에 대한 권리보호 등에선 같은 의견을 모았다.     

하지만 경제, 총기 문제, 테러리스트의 위협에 대한 대응, 대외정책에서의 미국의 역할 등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이들은 약 6주 후인 내년 2월1일 '대선 풍향계'로 평가받는 아이오와주(州) 당원대회(코커스)에서 대권후보 1차 경선을 치를 예정이다.     

이달 초 지지율 여론조사에선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약 60%로 압도적인 1위이며, 2위는 30%의 지지율을 보인 샌더슨 의원이, 3위는 2%에 그친 오말리 전 주지사가 차지하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올해로선 마지막이며, 14명이 숨진 캘리포니아주 샌 버나디노 총기난사 사건 이후론 처음 열린 것이다.      

이들은 트럼프에 대해선 돌아가며 비난을 가했다. 그가 테러에 대한 공포를 조장한 점, 멕시코계 이민자들을 강간범이라고 막말을 한 점, 무슬림들에 대한 미국 입국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 점 등을 싸잡아 비난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미국인들은 트럼프가 전 세계로 보내고 있는 인종 차별주의적인 메시지는 외면당하고 있다는 점을 확실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국가)의 최고 모집책이 되고 있다"며 지하디스트들은 "트럼프가 이슬람국가와 무슬림들을 모욕하는 영상을 보여주며 급진주의자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클린턴은 이슬람국가(IS)를 ISIS로 지칭한다.    

오말리 전 주지사 역시 트럼프가 휘두르는 '정치적 위험성' 강도 높게 비난하고 "부도덕한 다른 지도자들도 우리를 반목하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IS 극단주의자들의 도전에 맞설 능력을 보여 줄 것이라면서도 이는 미국인들이 "허풍쟁이 억만장자의 파시스트적(극우적) 간청"에도 자신의 가치관을 바꾸지 않을 경우에만 가능하다"며 "미국은 이보다는 수준이 높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수준 동안 논쟁을 부르는 거침없는 발언들을 통해 대중적인 인기를 눈에 띄게 높이고 있다.     

부동산 재벌이자 정치 초년생인 그는 공화당 후보들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도를 달리고 있으며 젭 부시 등 다른 후보들은 맥을 못 추고 있다.  
    

◇ IS 대응책에 대해선 상호 비판

샌더스 의원은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대응 방법을 두고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는 크게 다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시리아 내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축출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견해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       

샌더스 의원은 "미국은 알아사드 대통령과 ISIS와 동시에 싸워 성과를 내기는 불가능하다"며 "현재는 ISIS를 대항하는 게 급선무이며 알아사드 제거는 나중 일이 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경제적 불평등과 금융학대(financial abuse·타인의 자산에 대한 불법적 강탈이나 금융회사나 판매인의 부당행위 및 불완전 판매 등을 포함한 광의의 금융사기)를 이번 선거운동에서 내세울 가장 큰 이슈로 두고 있으며 IS에 대한 대응방식에 대해선 회의적이다.     

오말리 전 주지사는 과거 미국이 지지하던 몇몇 체제(레짐) 변화가 혼란을 야기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난 2011년의 리비아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무아마르 카다피 당시 리비아 대통령을 축출하는 데 앞장섰으나 혼란만 야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또한 리비아는 현재 지하디스트들의 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오말리 전 주지사는 "우리는 중동지역에서 현실적인 안정성보다는 체제 전복에 대한 욕망을 더 앞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샌더스 의원은 이어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지난 2002년엔 상원 표결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이라크 내 군대 사용을 내용으로 하는 이라크 결의안에 찬성한 전력이 있음을 꼬집었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시리아와 이라크에 미군을 보낼 준비가 안 돼 있다며 "지상군을 파견하지 않고도 ISIS을 격퇴할"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맞섰다.    

이날 토론회에선 샌더스 의원의 선거운동본부 직원이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선거운동본부 측의 유권자 명단을 유출한 사안도 거론됐다.      

이날 샌더스 의원은 이에 대해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사과하며 "유권자 명단을 유출하는 행위는 우리가 추구하는 선거운동 방식이 아니다"며 "이와 관련된 모든 사람은 해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이 문제는 더 이상 확대되지 않고 가라앉았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자료와 IT 문제엔 심기가 불편하다 국무장관 시절 개인 이메일 계정과 서버를 이용해 업무를 처리한 것으로 드러나 곤욕을 치렀기 때문이다.  

레인스 프리버스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이번 토론에서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이슈들에 관해 일관성을 벗어나고 미국인들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이번 토론회는 다분히 고의적으로 토요일 밤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이 한창인 시기인데다가 기대를 모으고 있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7 '깨어난 포스'가 개봉된 첫 주말인 관계로 지난 토론회 때보다 시청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손가락을 흔들며 "고맙고, 좋은 밤이 되길 바란다"며 "포스가 함께 하기를(May the Force be with you)"이란 말로 이날 토론회를 마쳤다.


acen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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