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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서열 5위 롯데, 14위 CJ에 참패…영화사업 '암울'

롯데쇼핑 올해 배급 한국영화, 흥행 10위권에 한 작품도 못올려
"지나치게 경직된 조직문화…창조경제 핵심 콘텐츠 개발 역부족"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5-12-01 07:20 송고
 
 

국내 재계 서열 5위 롯데그룹이 서열 14위 CJ그룹에게 확연하게 뒤처지는 사업부문이 있다. 바로 영화사업이다.

롯데쇼핑의 영화사업 부문인 롯데시네마·엔터테인먼트가 올 하반기 들어서도 배급작 흥행에 참패하는 등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핵심 역량인 콘텐츠 개발 능력이 문제점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외국영화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영화계 지적이 잇따른다.

◇롯데 올해 한국영화 매출, CJ이앤엠의 8분의 1 수준
  
1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롯데쇼핑㈜롯데엔터테인먼트는 올해 1~10월 총 7.5편(0.5편은 공동배급)의 한국영화를 투자·배급했지만 관객동원 410만명, 점유율 4.5%에 그쳤다. 매출액은 322억원이다. 

이에 반해 CJ그룹 계열의 미디어·엔터테인먼트사인 CJ이앤엠은 올해 1~10월 13편의 영화를 배급, 총 3476만명(38.5%)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관객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매출은 2721억원(38.7%)에 달했다. 롯데의 올해 한국 영화 매출이 CJ이앤엠의 8분 1 밖에 안되는 셈이다. 
점유율 2위는 8편을 배급해 관객수 2806만명, 매출 2193억원의 실적을 올린 쇼박스다. 3위는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로 7.5편을 배급해 관객수 1392만명, 매출 1068억원을 거뒀다.

롯데는 올해 내내 흥행부진으로 시름했다. 8월 개봉한 '협녀, 칼의 기억'은 43만명 동원, 매출 33억원에 그쳤다. 이병헌, 전도연 두 실력파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했지만 영화팬들로부터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 전개를 지적받으며 외면받았다. 가을 극장가를 겨냥해 9월 개봉한 설경구, 여진구 주연의 서부전선도 관객동원 60만명, 매출 47억원에 머물렀다.

대신 수입 외화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7월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 로그네이션'은 613만명을 동원, 48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324만명이 들어 2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롯데는 CJ이앤엠을 제치고 파라마운트사와 올해 국내 배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CJ이앤엠과 올해는 어깨를 나란히 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결과적으로는 콘텐츠 개발 역량 부족만 더 부각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화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는 CJ이앤엠에 이은 국내 2위 규모 배급사이지만 관객 1000만명을 넘는 '대박' 흥행작을 아직까지 단 1편도 배출하지 못했다"며 "올해는 이른바 100만 관객을 넘는 '중박' 작품도 외화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롯데시네마 중국 사업, 그룹 전반 부진 맞물려 지지부진

롯데의 영화 상영관 사업도 CJ에 밀려 기세가 꺾인 모습이다.

CJ CGV가 지난 10월 중국 청두에 글로벌 100호점을 연데 비해 롯데는 중국에 11개 관, 베트남 19개 관 등 해외 30개 상영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롯데쇼핑의 전반적인 사업 부진과 맞물리며 CJ CGV와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롯데는 2010년 12월 중국 심양에 처음 롯데시네마를 열 당시 2014년 말까지 중국에만 30개 상영관을 오픈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년 가까이 지났지만 목표치의 3분의 1밖에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61)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 1조원 가까운 적자를 신격호(94) 총괄회장에게 제대로 보고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부진은 이번 경영권 분쟁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에 반해 CGV는 현재 중국에만 57개 상영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글로벌 상영관수를 118개로 늘릴 계획에 있는 등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올해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흑자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조직문화가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것은 창의력을 요하는 영화산업에서 CJ에 밀리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며 "자본력이나 지원에서 부러울게 없는 롯데지만 결국 창조경제의 핵심인 콘텐츠 제작 역량에서 뒤처지면서 격차가 벌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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