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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정국' 끝낸 野, 다시 내홍 속으로…'문안박' 계파갈등 요동

오영식 최고위직 사퇴, 호남의원들 文 공개사과 촉구
文 비공개 회의서 유감 표명 "공동선대위 호남 보완"
초재선, 시도당위원장 등 "안철수 대승적 결단 촉구"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조소영 기자, 서미선 기자 | 2015-11-27 12:21 송고 | 2015-11-27 14:53 최종수정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은 주승용 최고위원. 2015.11.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오른쪽은 주승용 최고위원. 2015.11.27/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조문 정국을 벗어나자마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당내 계파갈등으로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표가 지난 18일 호남의 심장 광주에서 총선 승리를 위한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를 제안한 직후 터져나온 당내홍이 YS 서거로 가로막혔다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모양새다.
당장 최고위와 한마디 협의 없이 문 대표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문안박 연대에 반발해온 오영식 최고위원이 27일 최고위원직 사퇴를 공식 발표했다.

오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회견을 갖고 문안박 연대에 대해 "분점과 배제의 논리가 아닌 비전과 역할로서 실현되길 바란다"며 이날부터 최고위원직을 사퇴한다고 밝혔다.  

당내 비주류를 대변해온 주승용 최고위원도 문 대표를 향해 광주 발언에 공개사과를 촉구하면서 호남의원들의 입장을 모아 성명을 발표해 이날 새정치연합 최고위는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중진의원 연석회의로 열린 공개 회의에서 굳은 표정으로 "비공개 최고위에서 발언하겠다. 공개 최고위에서 발언하지 않겠다"며 일전을 예고했다.

이에 문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최고위에서 "사전에 제대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지적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사과드린다"며 "공천과 관련된 일부 표현은 당 안팎의 자성과 언론의 지적을 토대로 한 원론적인 언급이지 특정인이나 세력을 겨냥한 것은 아니었다"고 양해를 구했다고 김성수 대변인은 전했다.

문 대표는 또 문안박 연대가 호남을 배제했다는 지적에 "호남을 보완하는 문제는 앞으로 공동선대위 같은 것을 통해 하게 될 것이다"며 "문안박 연대에 어떻게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할 수 있는지, 최고위원들과의 관계는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지금부터 중지를 모아야 할 사안들이다"라고 했다.

하지만 주 최고위원은 비공개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흔드는 의원들의 공천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문 대표의 광주 발언과 관련 "문 대표가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재차 공개사과를 촉구했다.

또 문 대표의 비공개회의 사과에 대해선 "그건 변명이다"며 예고됐던 호남의원들 명의의 입장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문 대표의 문안박 연대는 절차에 필요한 협의가 없었고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한 지도체제로서는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당 대표를 비판한 의원들을 폄훼한 발언에 대한 문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문 대표는 비공개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주 최고위원의 공개사과 요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대변인을 통해 들어라. 대변인이 다 설명할 것이다"라고 한 뒤 입을 굳게 닫았다.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임시지도부 구성에 반발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최고위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15.11.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문재인 대표의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임시지도부 구성에 반발하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오영식 최고위원이 27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2015.11.2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다만 이날 한 달 만에 열린 최고위와 중진의원 연석회의에 참석한 중진의원들이 완충지대 역할을 하며 팽팽한 긴장은 폭발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문 대표 측이 이날 최고위 분위기를 미리 예상하고 일부러 중진 연석회의를 통해 비주류나 최고위의 반발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새정치연합 소속 국회부의장인 이석현 의원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성취 업적을 언급하며 "우리당 당대표를 비롯한 지도적 인사들 모두가 개인적 이해를 떠나 살신성인 자세로 하나돼 총선승리 정권교체로 반드시 나라의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화합을 강조했다.

문희상 상임고문도 "저혼자 살겠다고 호시탐탐 뛰어내리려는 사람, 속수무책으로 우물쭈물 시간만 보내는 나를 포함 지도부 한 분 한 분은 세월호 참사와 뭐가 다르냐"며 "당이 살아야 문(재인)도 있고 안(철수)도 있고 박(원순)도 있는 것이다. 똘똘 뭉쳐도 모자랄 판에 분열돼 어쩌자는 거냐"고 쓴소리를 했다.

문안박 연대를 지지하는 중진의원 서명을 받아 성명을 냈던 김성곤 의원도 "지금 우리당 최대과제는 통합·화합이라 할 수 있다"며 "우리 동료들을 진정 사랑하는 마음으로 당 어려움 극복에 중진을 비롯해 함께 노력해줄 것을 거듭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범주류 초재선 의원 48명은 이날 문안박 체제를 통해 단결하고 개혁하자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문안박 연대를 지지하는 주류 측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부분 친문(친문재인)과 정세균계, 민평련계에 속하는 이들 의원들은 성명에서 "갈등·대립·충돌을 극복하고 단합하는 길은 여러 갈래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길은 현실적이어야 하고 구성원 대다수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며 문안박 체제를 지지했다. 

그러면서 문 대표에게 "안철수 전 대표가 제안한 혁신의 내용과 방향에 동의하고 그 실천에 앞장서겠다고 선언"을, 안 전 공동대표에게 "당을 위해서 나라를 위해서 대승적 결정"을 요구했다.

새정치연합 원외 시도당위원장 6명과 지역위원장 74명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문안박 연대를 지지하며 안 전 대표의 결단을 호소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안 전 대표는 문안박 연대 제안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안 전 대표는 29일쯤 문 대표의 제안 수용 여부에 대한 입장을 포함해 당이 나아갈 방향에 관해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안 전 대표와 교감 중인 것으로 전해지는 일부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는 결단 내용에는 문 대표의 사퇴 촉구 등이 담길 것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pt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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