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YS 조문정국 마침표…통합·화합 유언 정기국회서 실현되나

업적 재평가속 민주주의 담론 확산…한동안 여운 남길듯
조문정국 거치며 '靑·與 vs 野' 대립각은 더욱 날카로워져
朴대통령 '립서비스' 비난 더해져 냉각기 장기화 불가피

(서울=뉴스1) 박태정 기자 | 2015-11-26 17:57 송고 | 2015-11-27 07:16 최종수정
정의화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관위원장, 여야 대표 등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고인의 영전에 꽃을 바치고 있다.2015.11.26/뉴스1 © News1 사진기자공동취재단
정의화 국회의장과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이인복 중앙선관위원장, 여야 대표 등이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김영삼 전 대통령 영결식에서 고인의 영전에 꽃을 바치고 있다.2015.11.26/뉴스1 © News1 사진기자공동취재단


한국 민주주의의 '거산(巨山)'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26일 영결식을 마친 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되며 조문 정국이 남긴 숙제와 향후 정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22일 새벽 서거 이후 YS가 한국 현대사에 남긴 유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지며 민주주의 담론이 부상하고 포용의 YS리더십과 의회주의자로의 면모가 부각되는 등 우리사회에 뜨거운 논의를 불러일으켰다.

YS는 이날 마지막 작별인사로 역사속으로 사라졌지만 앞으로 국회 등 정치권은 물론 사회 전반에 남긴 여운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다만 여야가 아전인수식 재평가를 통해 정쟁의 수단으로만 YS의 유산을 이어받을 경우 정치권을 향한 국민의 비난과 외면은 더 커질 수 있어 그가 남긴 마지막 유훈인 '통합과 화합'을 되새겨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역대 최다인 '9선(選) 의원'이었던 김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등원한 이날도 국회에서는 '조문 정치'가 계속됐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YS가 남긴 민주주의 유산을 불러냈지만 해석을 달리하며 격한 공방을 벌였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고인의 의회주의 정신을 기렸지만 현재 국회 상황을 볼 때 의회주의가 살아있는지 반성이 앞선다"고 야당을 질타하며 한중FTA 비준동의안 본회의 처리를 촉구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역사의 새벽이 다시 한밤중이 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역사 바로세우기를 저희가 자유롭고 정의로운 역사로 이어가겠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최근 정세를 빗대 정부여당을 공격했다.

여야 대표도 영결식 후 추도 소감을 표명하면서 상대를 비판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유지를 받들어 "의회가 중단없는 국정 운영이 되도록 항상 협상과 타협을 통해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예산 국비지원을 두고 본회의 개최 합의를 거부하는 야당을 겨냥한 것이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는 "당신께서 평생 온몸으로 싸워 이룬 민주주의가 다시 흔들리고 역사가 거꾸로 가는 상황 속에서 떠나보내게 되니까 후배 입장에서 착잡하다"고 했다.

YS의 업적을 현 박근혜정권과 비교하는 것으로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의 메시지를 분명히 한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제5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5.1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청와대 세종실에서 '제51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5.11.24/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고열과 감기를 이유로 이날 국회 영결식에 불참하고 빈소인 서울대병원을 찾아 고인과 영결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무성하다.

야권 일각에선 YS의 민주주의자로서의 면모가 재평가되면서 국회를 찾아 고인의 영결식에 직접 참석하는 게 부담스러웠던 게 아니냐는 주장을 했다.

이에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건강상태를 전하며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통령에게 최대한 예우를 표하기 위해 운구가 출발하기 직전 빈소를 다시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족들을 다시 한 번 위로하기로 결정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전날 '36년의 악연' 속에 빈소를 찾은 데 이어 이날 영결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과 와병 중인 자신을 대신해 장남을 보낸 노태우 전 대통령의 행보와 비교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두 차례 빈소를 찾았지만 YS의 업적 등에 대해서는 평가하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26일 국회에서 거행됐다. 김무성, 문재인, 여야 대표가 분향을 마친 뒤 돌아오고 있다. 2015.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김영삼 전 대통령 국가장 영결식이 26일 국회에서 거행됐다. 김무성, 문재인, 여야 대표가 분향을 마친 뒤 돌아오고 있다. 2015.11.26/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이날 국가장이 마무리되면서 외견상 조문정국은 마감하게 됐지만 여파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 대통령의 24일 국회 비판 발언에 야당이 반발하면서도 YS 서거에 따른 국가장이 진행되고 있어 공세 수위를 낮췄지만 이날 안장식까지 마친 만큼 다음날부터 박 대통령과의 대립각은 커질 수 있다.

결국 조문정국을 통과하면서도 정부여당과 야당간 갈등의 폭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성과 없이 마무리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YS가 마지막으로 남긴 유훈인 '통합과 화합'을 그 어느때보다 되새겨봐야 할 시기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 있지만 실제 행동으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야는 이날 예정됐던 본회의를 YS 서거로 일단 연기했지만 누리과정 예산과 한·중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서로간의 불신만을 확인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7일 본회의 소집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지만 새정치연합은 합의한 바 없다며 버티는 형국이다.


pt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