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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노래연습장 가보니…모텔과 똑같은 시설에 변태영업

침구류에 샤워기까지…노래방 기기 빼곤 무인모텔과 차이없어

(충북ㆍ세종=뉴스1) 남궁형진 기자 | 2015-11-26 10:06 송고 | 2015-11-26 17:30 최종수정
충북 청주에서 ‘무인 모텔’  운영 방식의 ‘무인 노래연습장’이 문을 열면서 변종 모텔로 운영될 공산이 적지 않다. 사진은 무인 노래연습장의 모습. 남궁형진 기자  © News1

충북 청주에서 ‘무인 모텔’ 형식을 빌린 ‘무인 노래연습장’이 문을 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래연습장으로 허가를 받았지만 변종 모텔로 운영될 공산이 적지 않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지난 25일 오후 청주시 서원구의 한 노래연습장.

주로 상업지역에 위치한 노래연습장과 달리 시 외곽지역에 있는 이곳은 ‘무인 노래연습장’이라는 간판만 아니라면 누가 봐도 ‘무인 모텔’처럼 보였다.

두 개의 건물이 ‘ㄱ’자 형태로 들어선 노래연습장에는 모두 독립된 18개 방과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비어있는 주차장으로 차량이 진입하면 자동으로 셔터가 닫혔고 출입문 바로 옆에는 무인정산 시스템이 설치 돼 있었다. 무인모텔의 영업 방식과 같았다.

평일 낮이었지만 일부 내려진 셔터가 이곳이 24시간 운영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무인 정산시스템을 통해 이용시간(2시간)을 정한 뒤 기계에 현금(3만원)을 넣자 출입문의 잠금장치가 해제됐다.

인터폰을 통해 직원 등을 불러 카드 결제를 할 수도 있었지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카드를 이용할지는 미지수였다.

충북 청주에서 ‘무인 모텔’  운영 방식의 ‘무인 노래연습장’이 문을 열면서 변종 모텔로 운영될 공산이 적지 않다. 사진은 노래방 내부의 모습(위)과 샤워기가 설치된 화장실의 모습(아래),  내부 소파 위 베개와 이불 등이 눈에 띈다. 남궁형진 기자  © News1

방으로 들어서자  20㎡ 가량의 공간이 보였고 별도의 화장실까지 설치돼 노래방 기계만 없다면 일반적인 숙박업소와 다르지 않았다.

방은 창문조차 없는 밀폐된 구조로 두꺼운 벽으로 막혀 소음차단까지 완벽했다.

노래방 기계 앞에는 작은 테이블과 성인 두 명이 나란히 누워도 충분한 크기의 소파가 놓여 있었다.

소파에는 커버가 깔려있었고 이불과 베개까지 준비돼 있었다.

화장실에는 세면대와 함께 샤워기까지 설치돼 간단히 몸을 씻는 것도 가능했다.

이처럼 이름만 노래연습장일 뿐 무인 모텔과 똑같은 형태로 운영되면서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대로와 크게 떨어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고 아직은 생소한 ‘무인 노래연습장’이라는 대형 간판을 설치해 누구나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무인 형식으로 운영돼 누구나 출입이 가능해 보였지만 밀폐된 공간이다보니 청소년들이 출입할 경우 관리할 방법이 없어보였다.

리모콘을 조작해 노래방 기기 배경화면을 성인용 화면으로 바꾸는 것도 가능했다.

현금결제를 유도하는 무인 정산시스템은 탈세 등도 우려됐다.

시민 A씨(33)는 “‘무인 노래연습장’이라는 간판을 보고 호기심이 생겨 가봤더니 영락없는 ‘무인 모텔’이었다”며 “청소년 혼숙이나 탈세 등 무인모텔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다보니 적당히 시설을 갖춰 ‘노래연습장’이라는 이름만 내건 ‘꼼수’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인근 주민 B(50)씨 역시 “공무원들이 직접 나와 살펴보기만 해도 이곳이 노래연습장이 아닌 모텔임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런 변종 업소들이 더 늘어나기 전 싹부터 잘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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