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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터키 갈등 격화…푸틴 "비수 꽂았다" 격노 (종합)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5-11-24 23:32 송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뉴스1


시리아 내전의 핵심 당사국인 터키와 러시아간 영공 침범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고 AFP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두고 러시아와 서방국들 간 공조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가운데 발생한 터키군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은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간 갈등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날 터키군은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투기 수호이-24를 시리아 상공에서 격추했다고 밝혔다. 터키 휴리예트 방송 등은 러시아 전투기가 격추되고 있는 장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러시아 및 소비에트 전투기가 나토 회원국에 의해 격추된 것은 1950년대 이후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터키군은 이날 시리아 국경 지역인 터키의 하타이주 야일라다그 지역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시리아 반군 소식통을 인용해 "이날 격추된 전투기에 탑승한 러시아 조종사 2명이 낙하산을 타고 탈출했다"며 "1명은 사망했고 나머지 1명은 실종됐다"고 밝혔다.

터키는 자국 영공을 침범한 러시아 전투기에 5분간 10차례 경고했다고 밝히면서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토와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국제적 권리와 국가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도 러시아 전투기가 두 차례 터키 영공을 무단 침범한 데 대해 나토, 미국, 터키 정부가 강력히 항의한 바 있다.

그러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터키를 '테러 공범자'에 비유하며 자국 전투기 격추에 대해 격노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오늘 발생한 일에 대해 할말이 없다. 테러 공범자가 러시아에 등에 비수를 꽂았다"고 "오늘의 비극적인 사건은 러시아와 터키 관계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밝혔다. 

이날 사건 발생 이후 터키 외교부는 러시아가 자국 영공을 침범한 것에 대해 항의하기 위해 자국 주재 러시아 공사 대리를 초치했다.

러시아 국방부 역시 터키 대사관에 근무하는 무관을 초치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터키 당국은 이날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유엔안전보자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대표를 소집했다.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는 최근 미국 주도의 연합군이 IS 격퇴 작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와 시리아 전투기가 시리아 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한 공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발생했다.

터키는 그동안 러시아의 군사 행동이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러시아의 군사행동으로 시리아 터키족인 '투르크멘' 난민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다.

특히 시리아에 대한 공습 강화로 시리아 국경 인근의 자국민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터키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시리아 내 IS를 목표로 공습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나토는 터키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나토 관계자는 "터키의 요청에 따라 북대서양이사회(NAC)가 이날 오후 4시(GMT시간 기준, 한국시간 25일 오전 1시) 특별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나토 28개 회원국 대사로 구성된 NAC는 나토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이 관계자는 "이번 회의의 목적은 터기가 나토 동맹국에게 러시아 전투기 격추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토는 지난달에도 러시아 군용기가 터키 영공을 여러차례 침범한 것과 관련해 긴급 회의를 개최했다. 나토법 제5조에는 '나토는 회원국이 공격받을 경우에만 군사력을 사용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나토가 관련 회의를 개최한 것은 지난 2001년 미국에서 발생한 9.11 테러 이후 처음이다.

한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시리아 평화 해법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25일 터키를 방문할 예정이다.

터키 외교당국 관계자는 AFP통신에 "라브로프 장관의 방문 계획은 이번 사건 이전에 계획된 것"이라며 "일정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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