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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重 수빅조선소, 불황 뚫고 100번째 선박 건조

5분기 연속 적자행진 끊고 흑자전환...불황에도 수주 선전하며 실적 동반상승

(수빅(필리핀)=뉴스1) 장은지 기자 | 2015-11-24 15:00 송고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 조선소 전경.(사진제공=한진중공업)© News1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 조선소 전경.(사진제공=한진중공업)© News1


한진중공업의 해외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가 조선소 완공 6년만에 선박 건조 척수 100척을 돌파했다. 100번째 건조 선박은 그리스 '코스타마레'의 1만1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이다.
국내 조선소의 해외현지법인 중 신조선 분야에서 100척 건조 실적을 달성한 것은 수빅조선소가 처음이다. 이에 힘입어 한진중공업은 올 3분기 적자탈출에 성공했다. 올해 상반기 627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진중공업은 올해 3분기 56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5분기 연속 적자를 끊어냈다. 분기 영업이익 흑자는 2014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수빅조선소는 안정적 이익을 올리고 있고, 부산 영도조선소의 적자도 소폭에 그쳤다.

한진중공업은 극심한 노사갈등과 조업중단, 조선업 불황이라는 삼중고에도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살아남았다. 조선업황 침체로 저가수주가 만연하자 상선 수주를 전면 중단하고, 자산매각 등 선제적 자구노력을 펼쳐왔다. 한진중공업은 2013년 7월 상선생산을 재개, 지난 8월 4년만에 선박 명명식을 개최하기도 했다.

한진중공업은 대형 상선 중심의 수빅조선소와 중형상선 및 특수선 중심의 영도조선소의 투트랙 체제를 가동 중이다. 국내 조선소 인건비의 30% 수준인 필리핀 수빅 조선소를 통해 중국 조선소와의 경쟁에서도 앞서고 있다.

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는 2009년 필리핀 수빅만에 완공된 총 면적 300만㎡의 필리핀 최대 조선소다. 길이 550m, 넓이 135m의 초대형 도크와 총길이 4km에 이르는 10개의 안벽을 포함해 골리앗 크레인과 자동화 시설 등 최첨단 설비를 갖췄으며 조립량은 연간 약 60만톤 수준이다.
수빅조선소는 2007년 1호선 건조에 착수한 이래 지금까지 컨테이너선과 탱커선, 벌크선을 비롯한 다양한 선박과 육상 플랜트, 해상 플랫폼 설비 등 총 95척을 인도했다.

지난해에는 '누적 수주량 100척'을 기록하며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발표한 수주잔량 기준 전세계 조선소 순위에서 10위권에 첫 진입했다.

수빅조선소의 건조역량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2009년 조선소 완공 이후 6600TEU급의 중형 컨테이너선과 11만톤급 원유운반선, 18만톤급 벌크선 등을 건조해 왔으나 점차 생산성이 높아지고 기술력이 축적되면서 2013년 들어 20만톤급 벌크선 건조에 성공했다. 이후 30만톤급 VLCC(초대형 원유운반선)와 1만TEU급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글로벌 조선소로 발돋움했다.

지난해에는 3만8000㎥급 LPG 운반선과 1만1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착공을 시작으로 초대형선 및 고부가가치선 시장 진입에 성공했다. 올 4월에는 프랑스 최대해운사인 CMA-CGM으로부터 세계 최대급인 2만600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 운반선 3척을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현재까지 총 인도금액은 52억달러에 달한다.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선박 건조 작업. (사진제공=한진중공업)© News1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조선소 선박 건조 작업. (사진제공=한진중공업)© News1


수빅조선소의 경쟁력은 순수 국내 기술로 3년만에 완공한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소와 국내 조선업계의 '종가(宗家)'로 불리는 한진중공업의 기술력에서 나온다.

강재하역에서부터 선별, 전처리 프로세스에 자동절단 시스템을 적용, 판넬라인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지는 자동생산설비를 구축했다. 비가 많은 현지 기후를 고려해 도합 1km에 이르는 생산공장(shop)과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도크 셸터(shelter)도 갖췄다.

조선소 운영에 필수인 노동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빅경제자유구역 내 자체 기술훈련원(Skill Development Center)을 세워 용접, 도장 등 각 분야별 기능인력에서부터 설계 등 기술인력에 이르기까지 현지 인재를 직접 양성했다. 이곳의 수료 인원만도 4만명이 넘었고 이들은 수빅조선소 뿐만 아니라 필리핀 곳곳의 제조업체로 진출했다.

수빅조선소 덕분에 필리핀은 현재 세계 4위의 조선국에 올라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수빅조선소가 필리핀의 전체 수주량(CGT 기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87%에 달한다. 지난 4월에는 2만600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3척과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며 수주량 51만CGT를 기록, 필리핀이 월간 수주량에서 세계 1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진중공업은 앞으로 수빅조선소와 부산의 연구개발(R&D) 센터, 영도조선소를 연계 운영해 초대형 컨테이너선 및 LNG(액화천연가스)선 건조를 확대할 방침이다.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과 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 등 해양플랜트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수빅조선소 심정섭 사장은 "세계경제 불안으로 조선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본격적인 업황 회복세를 타게 되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수빅조선소가 다시 한 번 도약의 기회를 맞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양플랜트 발주 가뭄으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조선 빅3와 달리 상선 건조비중이 높은 한진중공업은 유가하락에 따른 신조선 발주 증가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3분기까지 수빅 조선소는 연간 수주목표(14억 달러)의 70% 이상을 달성, 초과달성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영도조선소는 올해 수주목표의 22%를 달성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향후 수빅조선소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조선부문 핵심사업장으로 육성하고, 영도조선소는 상선과 특수목적선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세계적 조선사로 나아갈 것"이라며 "이제 당당한 글로벌 조선사로 자리매김한 만큼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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