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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12]'0-3' 뒤집은 9회초…'일본의 심장' 도쿄돔이 멈췄다

한국, 일본에 4-3 대역전승…결승 진출

(도쿄=뉴스1) 권혁준 기자 | 2015-11-20 00:27 송고 | 2015-11-20 16:31 최종수정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무사 만루 한국 이대호가 역전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2015.11.19/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9회초 무사 만루 한국 이대호가 역전타를 친 뒤 포효하고 있다. 2015.11.19/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딱'
방망이 중심에 맞는 경쾌한 소리. 타구는 좌익선상으로 흘러갔다. 정근우, 이용규가 나란히 홈을 밟았고, 역전타의 주인공 이대호는 1루 베이스에서 '어퍼컷'을 날리며 포효했다. 하지만 4만3000여명의 일본 팬이 운집한 도쿄돔에는 정적이 흘렀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 대표팀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0-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9회초 4점을 뽑아내며 기적같은 4-3 역전승을 일궈냈다. 한국은 결승전에 진출해 미국-멕시코의 승자와 21일 맞붙는다.

8회말 경기가 끝날 때까지만 해도 한국의 패배가 유력해 보였다. 도저히 흐름을 돌이킬 수 없을 것 같았다. 일부 관중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기도 했고, 취재진은 하나둘 기자회견실에 모였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한국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물고 늘어졌다.
대타로 나선 선두 오재원이 포문을 열었다. 오재원은 통렬한 좌전안타로 나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일본팬들의 기세는 등등했다.

하지만 연이은 대타 손아섭의 안타가 나오자 미묘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한국의 덕아웃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한 반면 일본 관중들이 숨을 죽이기 시작했다.

이어 정근우가 2루타를 때려 스코어는 1-3이 됐고, 일본 벤치도 분주해졌다.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이 4대 3으로 역전 승리를 거두며 결승진출을 확정지었다. 일본 덕아웃에서 오타니(선수 중 왼쪽 두번째) 등 일본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5.11.19/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4강전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 한국이 4대 3으로 역전 승리를 거두며 결승진출을 확정지었다. 일본 덕아웃에서 오타니(선수 중 왼쪽 두번째) 등 일본 선수들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15.11.19/뉴스1 © News1 양동욱 기자


행운의 여신까지 한국과 함께했다. 마쓰이의 4구째 공이 이용규의 유니폼을 스쳤고, 이용규는 '아프지 않은' 몸에 맞는 공으로 1루에 걸어나갔다. 무사 만루가 되는 상황이었다.

일본은 곧바로 투수를 노리모토에서 마쓰이로 교체해 흐름 끊기에 나섰다. 일본팬들도 마쓰이의 이름을 연호하며 승리를 기원했다.

하지만 마쓰이는 제구가 되지 않았다. 볼 3개가 연거푸 들어왔고, 끝내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 2-3이 됐다.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한국쪽으로 기울었다.

이어진 타석의 이대호는 4구째 공을 받아쳐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일순간 도쿄돔은 침묵에 빠졌다. 한국팬들이 이대호를 연호하는 소리와 덕아웃 앞에 모여 역전의 기쁨을 만끽하는 한국 선수들의 환호성만이 들렸다. 한국팬들이 준비해 온 소형 태극기를 흔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일본 기자들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호가 안타를 치는 순간 깊은 탄식과 함께 아쉬움의 한숨을 토해냈다.

하지만 일본팬들은 끝까지 응원을 멈추지 않았다. 계속된 찬스에서 한국이 추가점을 내지 못하자 다시 열띤 응원전을 폈고,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또 한 번의 역전극을 기원했다.

9회말 일본의 공격. 정대현에 막혀 2아웃이 된 뒤에도 일본팬들은 나카타 쇼가 중전안타를 치고 나가자 마지막 희망의 끈을 쥐었다. 그러나 바뀐투수 이현승이 올라와 나카무라를 처리하면서 경기가 끝났다. 일본팬들은 아쉬움을 안고 조용히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starbury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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