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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 러닝메이트 모두 확정…각당 모두 남녀 한쌍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 2015-11-19 15:10 송고
대만 총통 선거에 출마하는 대권 후보들이 모두 러닝메이트를 확정했다.
 
대만선거당국에 따르면 총통 및 부총통 후보는 오는 23일부터 27일까지 선거위원회에 공식 입후보신청을 해야한다.

후보자는 신청할 때 1500만대만달러(약 5억3000만원)의 '출마금'을 납부해야하며 한번 신청하면 이를 변경할 수 없다.
이번 선거의 특징은 각 당 러닝메이트가 남녀로 짝지어 졌다는 점과 총통·부총통 출마자 6인의 소속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 부총통 후보, 여성과 무소속이 대세?

주리룬 국민당 총통 후보와 부총통 후보로 지명된 왕루쉬안. © AFP=뉴스1
주리룬 국민당 총통 후보와 부총통 후보로 지명된 왕루쉬안. © AFP=뉴스1

집권 국민당 주리룬 후보는 18일(현지시간) 노동위원회 주임위원 출신의 왕루쉬안(54·여) 변호사를 부총통 후보로 지명하고 당의 승인을 얻었다.
주 후보는 "왕루쉬안은 장기간 부녀운동에 힘써온 인물로 약자와 양성평등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이같은 노력을 인정받았다"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부총통후보가 되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왕 부총통 후보는 향후 국민당 가입 여부와 관련해 "처음부터 끝까지 '무당적'을 유지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 후보와 동년배인 왕 후보는 여성 인권 신장 운동에 주력해왔으며 '가정폭력법' 실행을 주도했다. 그는 2008년 마 총통 내각에서 노동사무 업무를 담당했으나 2012년 당국이 임금 인상에 미온적 입장을 보이는 데 반발해 스스로 물러났다.

한 소식통은 "주 후보가 최근 미국 방문에 앞서 남성과 여성 부총통 사이에서 고민했다"며 "남성 부총통 후보로 거론된 위생서장 잔치셴은 선거에 대한 의지가 높지 않았다"고 전했다.

대만 언론들은 주 후보가 참신한 후보를 내세웠다고 평가하면서도 정무 경험은 있으나 지명도가 높지 않은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고 평가했다.

친민당의 쑹추위 후보도 이날 부총통 후보를 발표했다.

쑹 후보는 군소정당인 민국당의 쉬신잉(43·여) 주석을 부총통 후보로 내세웠다.

쑹 후보는 "쉬 후보와 접촉했을 때부터 당을 내려놓고 민간단체의 협력에서 출발해 논의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쉬신잉 주석은 "대부분 대만 정치인들은 눈앞에 사익만을 추구하는데 쑹 후보의 '우리가 노력해야 할 대상은 정당이 아닌 대만이다. 만약 우리가 성공한다면 이는 대만 정치사에 있어 가장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는 말에 감동을 받았다"며 부총통 후보 제안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정치인 집안 출신인 쉬 씨는 대만 최초의 위성측량 여성 박사로 지난 2005년 정계에 진출했다. 국민당 진푸충 사무총장의 측근인 쉬 씨는 지난 2012년 입법위원 선거에서 대만 내 최고 득표율을 기록하며 당선됐다. 그는 국민당 내 지지를 받아 국민당 중앙상무위원에 당선되며 핵심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복동생인 쉬스쉰이 지난해 무소속 신분으로 타이베이 시의원 선거에 출마하고 커원저 대만 시장 진영을 지지한 것을 계기로 당내 입지가 좁아졌다. 결국 올해 국민당을 탈당해 민국당을 설립했다.

이에 앞서 대만최초의 여성 대통령(총통)이 유력시되는 차이잉원 민주당 후보는 일찌감치 천젠런 중앙연구원 부원장을 부총통 후보로 지명했다.

1951년생인 천젠런은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에서 유행병 및 인류유전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대만대학 공공위생연구원장, 유행병연구소장, 공공위생학원장을 역임했다.

그는 행정원 국가과학위원회 주임위원 및 행정원 위생서장을 맡은 데 이어 지난 2011년 10월 중앙연구원부원장에 선출됐다.

차이잉원 대만 민진당 후보와 천젠런 대만 중앙연구원 부원장. (사진출처=SCMP)©뉴스1
차이잉원 대만 민진당 후보와 천젠런 대만 중앙연구원 부원장. (사진출처=SCMP)©뉴스1

◆부총통 후보로 선거 판세 영향 줄까?

이번 총통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는 정치인과 전문가의 조합과 정치인과 정치인의 조합 등 두가지 분류로 나뉜다.

3인의 총통 후보가 내세운 부총통 후보 가운데 민진당과 국민당의 천젠런 후보와 왕루쉬안 후보가 무소속인 점은 특징으로 꼽힌다. 

특히 대만 총통 선거를 진행한 이래로 모든 후보 소속 정당이 다 다른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지 언론은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만인이 기존 정치인들에 갈증을 느끼고 당내 단결력이 약화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3명의 부총통 후보 가운데 2명이 공공위생 전문가와 여성 운동가 출신인 점은 뉴미디어 시대에 사회적 이미지가 과거보다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는 것과도 연관이 있다는 설명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민진당에 열세를 보이고 있는 국민당이 제안한 왕루쉬안 후보는 일반인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정무 경험을 갖고 있는 점 등을 들어 '안전적인 선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임기 내에 노동단체들과 마찰을 보인 것은 민진당이 공격하기 좋은 구실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우저쉰 대만중국문화대학 광고학과 교수는 "대부분 학자들이 정계 진출을 꺼려하면서 주리룬 후보가 부총통 후보를 찾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왕 후보가 몸담았던 노동위원회가 일은 많지만 좋은 결과를 내놓기 쉽지 않은 부서인 만큼 대만 사스 퇴치에 주력해 지명도를 얻은 천젠런 후보와 대조를 이룬다"고 분석했다.

대만 연합보는 "대만 국민당이 비교적 신선한 인물을 내세운 것은 현재 지지도 측면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주 후보가 마지막까지 반격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이 외에 쑹추위 후보의 부총통 후보 선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왕진핑 입법원장은 "쉬신잉 후보가 민국당을 창당할 때 많은 청년들의 지지를 받았다"며 "쑹 후보는 이 부분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날 신대만국책싱크탱크가 발표한 총통 후보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차이잉원 후보가 48.4%로 이 기관이 조사한 이래로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당의 주리룬 후보와 친민당의 쑹추위 후보는 각 20.4%와 9.3%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ej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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