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르포] 루피·쵸파·상디·조로를 한번에?…맥도날드 피규어 대란

매장당 100세트 한정 판매에 대기행렬 늘어서…통행 불만'반짝'·효과에 부정적 시각도

(서울=뉴스1) 박승주 기자 | 2015-11-06 17:43 송고 | 2015-11-07 12:08 최종수정
5일 오후 맥도날드 선릉점 앞에 원피스 피규어 한정판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 News1
5일 오후 맥도날드 선릉점 앞에 원피스 피규어 한정판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 News1

"슈퍼마리오와 미니언즈도 샀었죠. 오늘은 원피스 피규어 사려고 12시부터 와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지난 5일 오후 5시30분 서울 강남구 맥도날드 선릉점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이들은 이날 6시부터 판매되는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의 피규어 한정판을 사려고 나온 사람들이었다.
매장이 협소해 20~30명 남짓한 사람들은 매장 안쪽에, 나머지 사람들은 매장 밖에 서 있었다. 맥도날드 점원은 이들에게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었으며 제일 끝에 줄을 선 사람은 50번이 적힌 번호표를 손에 쥐고 있었다.

대기번호 1번을 받은 이모(28)씨는 이날 오후 4시30분에 왔다고 했다. 그는 "근처에 직장이 있는데 오늘은 퇴근 시간보다 일찍 나왔다"며 "피규어를 모으는 취미나 햄버거에는 관심 없지만 원피스라는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해서 왔다"고 말했다.

앞서 맥도날드는 지점당 100개 한정으로 '미니언 해피밀 스페셜 세트'를 선보였고 출시와 동시에 매진됐다.
이번 '원피스 리미티드 컬렉션 스페셜 세트'도 매장당 100세트로 제한해 고객 1명당 1세트만 살 수 있게 했다. 가격은 4만3000원이다.

직장인 송모(24)씨는 "미니언즈 때는 바로 앞에서 줄이 끊겨 발길을 돌렸었는데 오늘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왔다가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 살 수 있게 됐다"며 "슈퍼마리오, 미니언즈 때도 그렇고 맥도날드가 이런 마케팅을 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후 5시45분이 되자 대기자가 70명이 넘어갔다. 매장 내에 마련된 테이블에 사람이 없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대기줄이 점점 길어지자 지나가는 사람들은 "이거 무슨 행사에요?"라고 묻기도 했고 이러한 상황을 휴대폰으로 찍기도 했다.

5일 오후 6시 맥도날드 선릉점 내부 모습. © News1
5일 오후 6시 맥도날드 선릉점 내부 모습. © News1

이날 대기줄에는 여자친구나 회사동료 등 주변 사람들을 대신해 원피스 피규어를 사러 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오후 6시가 되자 번호표는 거의 다 배부가 됐고 한정판 판매가 시작됐다. 원피스 피규어 세트를 손에 들고 나온 20대 여성 이모씨는 "오후 12시부터 와서 기다렸지만 4시30분부터 대기선이 만들어져 조금 늦게 줄을 섰다"며 "맥도날드에서 나온 슈퍼마리오와 미니언즈도 구매했었고 이번 원피스 피규어도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를 곱게 보지 않는 시선들도 더러 있었다. 정모(28)씨는 "개인의 취향은 존중하지만 5만원 가까이 하는 장난감을 사기 위해 줄을 서 있는 것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며 "인터넷에서 되팔려고 온 사람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은 "맥도날드에서 유입 고객을 늘리려고 이러한 행사를 매번 진행하는 것 같은데 그때만 '반짝'이고 손님을 늘리는 데 큰 효과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날 대기 행렬이 길어지자 지나가는 사람들의 통행에 방해가 됐기도 했고 한 시민은 맥도날드 점원에게 "줄 똑바로 세우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맥도날드에 따르면 이날 정동점, 파리공원점 등 다른 점포도 오후 4시부터 대기자가 발생했고 오후 6시가 되기 전 선착순 100명이 마감됐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인기 애니메이션 원피스를 준비했는데 준비한 물량이 적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본사로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긴 행렬이 이어질 만큼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맥도날드는 지난 5일 한정판 판매에 이어 루피·쵸파·상디·조로 등 9개의 원피스 피규어 단품을 총 3차에 나눠 판매할 예정이다.


parksj@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