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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예술위 정치검열' 논란 연출가 박근형, 국악원 공연서도 배제

국립국악원 자체 기획공연 담당 예술단체에 박근형 제외해달라고 요구
현대안무가 이에 항의 차원으로 국악원의 다른 공연 거부…국악원 "공연특성 협의 과정" 해명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5-10-29 10:36 송고 | 2015-11-30 16:06 최종수정
박근형 극단 골목길 예술감독 © News1

국립국악원이 '문화예술위원회의 정치검열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연출가 박근형(53)을 자체 기획공연에서 빼려고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박근형은 지난 9월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던 '전작에서 전직 대통령을 비하했던 이유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원사업에서 배제됐다'는 의혹의 당사자다.
이로 인해 '특정 예술가에 대한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정치검열이 이뤄지는게 아니냐'는 주장까지 나오면서 국립국악원의 다른 공연에 출연하기로 했던 안무가가 공연을 거부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29일 문화예술계에 따르면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11월 6일로 예정된 금요공감 프로그램인 '소월산천' 협업공연을 맡은 국악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에게 극단 골목길(예술감독 박근형)이 맡은 연극 부문를 빼고 공연을 재구성해달라고 요구했다.

박근형 예술감독은 문화예술위원회가 진행하는 '2015 창작산실-우수 공연작품 제작 지원' 사업에서 그의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선정됐지만, 과거 작품에서 전직 대통령을 비하했다는 이유로 자진사퇴를 강요받았다는 의혹이 일었다. 이로 인해 지난 9월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논란이 됐다.
국악원은 지난 24일 국악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에게 '공연장인 풍류사랑방이 연극 공연에 어울리지 않고 작품의 완성도에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로 '소월산천'에서 연극 부문를 빼고 앙상블 시나위와 기타리스트 정재일의 연주만으로 공연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올해 금요공감 풍류사랑방 무대에는 제51회 동아연극상 3개부문(새개념연극상, 신인연출상, 유인촌신인연기상)을 받은 '판소리 단편선_주요섭<출몰/살인>'이 지난 4월 17일에도 공연된 바 있다.

이런 점 등을 감안한 '앙상블 시나위'는 국악원의 요구를 거절하고 '소월산천'공연을 취소하겠다고 했다.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정영두 현대무용 안무가는 항의 차원에서 자신이 출연할 예정이던 오는 30일 국립국악원의 '금요공감' 무대의 출연을 거부했다.

정영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립국악원의 예술가를 향한 정치적 탄압과 작품의 사전검열을 목격하면서 최소한의 예술가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출연을 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예술위 검열논란으로 인해 심신이 지친 박근형 연출가에게 또 다시 이런 태도를 보인다는 것은 현 정부와 국가기관들이 국민들과의 소통을 하기보다는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강요하고 정부에 비판적인 예술가들을 얼마나 집요하게 탄압하고 있는지 여실히 드러낸다"고 주장했다.

국악원은 인터넷 페이스북 국립국악원 공식페이지에 "공연장의 특성에 적합한 프로그램의 제작 협의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예술가를 향한 정치적 탄압이나 예술창작행위에 대한 검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국악원 관계자는 "페이스북에 올린 내용이 국악원의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월산천'은 김소월 시인의 시를 소재로 국악연주단체 '앙상블 시나위'의 연주와 극단 골목길의 배우 3명이 출연하는 연극이 어우러진 협업공연이다. 이 작품은 2014년 12월 30~31일 서울 대학로 소극장 시월에서 공연된 바 있다.

또 국립국악원이 주최하는 '금요공감'은 국악을 중심으로 한 여러 장르 예술가들의 협업 작품을 선보이는 기획공연이다. 지난 3월부터 오는 12월까지 매주 금요일마다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펼쳐진다.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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