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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소시지 졸지에 발암식품...정확한 원인은 ‘아민’과 '아질산나트륨'

붉은 고기 속의 아민과 첨가제 아질산나트륨이 결합해 발암물질 니트로사민 형성
"평소에도 아질산나트륨 섭취가능성..가공육 아닌 붉은 고기 먹는다해도 안심못해"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 2015-10-28 19:58 송고
지난 2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점원이 소시지 물량을 점검하고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6일(현지시간) 소시지와 햄 같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먹으면 직장암과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지난 27일 오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점원이 소시지 물량을 점검하고 있다. 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6일(현지시간) 소시지와 햄 같은 가공육을 1군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먹으면 직장암과 대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소시지와 햄, 베이컨 등 가공육 섭취가 암을 유발시킨다고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가공식품 업계가 당혹감을 느끼고 있다.

국제암연구소는 육식과 암과의 상관관계에 대한 800개 이상의 연구논문들을 검토해 종합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발표 내용이 구체적인 암성분 물질의 작용기전을 제기한 것은 아니지만 가공육을 섭취한 군과 대조군을 비교한 결과, 매일 50g의 가공육을 먹을 경우 암에 걸릴 가능성이 18% 늘어난다는 결론이 나왔다. 주로 직장암이나 대장암이다.
또한 가공육이 아닌 붉은색을 띠는 고기도 암 발병 가능성을 높인다고 설명한다. 연구소는 가공육을 담배와 석면, 디젤 매연과 같은 발암물질 1군에 포함시켰고 붉은 고기는 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2A군에 분류시켰다. 붉은 고기는 닭고기와 오리고기와 같은 흰 고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고기가 해당한다. 2A군에는 제초제 성분인 글리포세이트도 포함돼 있다.

◇발암 주요 원인은 ‘아민’ 그리고 ‘아질산나트륨’

연구소의 이 같은 결론이 나오는데 주된 원인은 붉은 고기에 들어있는 ‘아민’으로 좁혀진다. 아민은 암모니아에 있는 수소원자를 탄화수소기로 치환한 형태의 유기화합물을 말한다.
가공육은 대부분 붉은 고기를 이용해 만든다. 이때 사용되는 고기의 붉은빛을 돌게 하거나 세균번식을 막아 장기보존을 도와주는 아질산나트륨과 고기 속 아민이 결합하면 발암물질 ‘니트로사민’이 발생한다. 아질산나트륨 자체도 독성이 높은 화합물질로 알려져 있다.

반면 가공육이 아닌 일반 붉은 고기만 섭취할 경우 고기에 있는 아민이 아질산나트륨과 결합할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다양한 생활환경에서 인체에 들어와 있기 때문에 문제는 늘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종한 인하대학교 의대 교수는 <뉴스1>과 전화통화에서 “보통 채소도 먹게 되는데 농장에서 채소를 키울 때부터 사용하는 비료에는 아질산나트륨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다”며 “결과적으로 가공육이 아닌 붉은 고기를 먹는다고 해서 안심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고 말했다.

또한 붉은 고기에 들어있는 ‘철분’도 우리 몸에 필요한 성분이긴 하나, 체내 암세포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활성산소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과할 경우 발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국민 식습관 바꿔야..구운 붉은 고기 먹을때는 채소를 듬뿍"

무엇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식습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임 교수의 설명이다.

임 교수는 “우리나라 선조들의 과거 식습관을 보면 고기를 굽기보다는 삶거나 국에 끓여 먹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건강식을 먹은 것으로 볼 수 있다”며 “또 서양인들은 음식물 섭취 뒤 배출하는 장의 길이가 짧지만 동양인은 상대적으로 길기 때문에 유해 물질이 오래 남아 있을 수 있어 식습관을 바꿔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고기를 먹지 않을 수는 없다. 이에 식이섬유가 많은 채소를 가급적 많이 먹는 것이 권유된다. 특히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채소가 좋다.

임 교수는 “구운 붉은 고기를 먹을 경우엔 채소를 가급적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체내 좋지 않은 물질이 쌓이는 것을 채소에 들어있는 식이섬유가 빨리 배출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기 때문에 채소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세계보건기구가 1군 발암물질로 지정한 햄·소시지 등 가공육과 붉은 고기에 대해 실태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해외 대처 현황과 국민들 섭취량과 조리법 등 식습관 전반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내 육가공협회는 지난 27일 “가공육과 붉은 고기는 5대 필수영양소의 하나인 단백질의 보고”라며 “연구 발표처럼 매일 50g을 섭취할 경우 연간 18.3kg이지만 우리나라 국민의 소비량은 4.4kg이어서 24% 수준에 불과하다”고 진화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lys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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