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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슈틸리케호 비기, 공중 아닌 '땅' 노리는 세트피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5-10-13 13:30 송고
12일 오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자메이카와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2015.10.12/뉴스1
12일 오후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자메이카와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2015.10.12/뉴스1

"2015년에 우리는 17번의 A매치에서 13승3무1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미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아직 3경기가 남았다. 모두 승리해서 최고의 한해를 만들자고 선수들에게 말했다."

울리 슈틸리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3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자메이카와의 평가전을 하루 앞두고 밝힌 각오다.
자메이카는 최근 한국이 만난 팀들 중 가장 강한 상대이고 월드컵 예선(8일 쿠웨이트전) 이후 다소 긴장감이 풀어진 상황에서 펼쳐지는 평가전이며 베스트 멤버를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의 경기이지만,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은 이기고 싶다.

지난 쿠웨이트전에서 기회를 잡지 못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할 전망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선발 명단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큰 폭의 변화를 암시했다. 선수들을 소집하면 거의 대부분 썼던 기존의 스타일이 유지된다. 그렇다고 실험이나 평가를 위해 결과를 신경 쓰지 않을 경기는 아니다.

슈틸리케 감독은 "좋은 분위기는 계속 이어가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7승3무 파죽지세를 연장해야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한동안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던 센터백 홍정호는 "자메이카전은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에게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말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이럴 때 눈도장을 찍어야한다.
여기에 일종의 잔치 같은 경기다. 지난해 10월10일 파라과이전을 통해 데뷔전을 치른 슈틸리케 감독의 1주년이다. 대한축구협회는 자메이카전에 슈틸리케 감독 부임 1주년 기념식을 가질 예정이다. 잔칫날에 상을 엎을 수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12일 파주NFC에서 열린 마지막 훈련을 비공개로 실시했다. 통상적으로 최종 훈련은 경기가 열리는 곳에서 진행했던 것과 달리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자메이카 대표팀에 내주고 파주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실시했다. 북중미 골드컵 준우승팀 자메이카를 꺾기 위해 슈틸리케호가 준비하고 있는 비기는 '세트피스'다.

언급했듯 지금껏 상대했던 아시아권 국가들에 비해 강한 전력이다. 올해 열린 17번의 경기에서 한국은 16번을 아시아 팀들과 붙었다. 나머지 하나도 오세아니아의 뉴질랜드였다. 수준은 아시아 국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슈틸리케 감독도 "자메이카는 지금껏 한국이 상대한 팀들과는 다를 것"이라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아무래도 안정적으로 경기를 펼칠 공산이 적잖다. 손흥민과 이청용 등 주축 공격 자원이 빠진 상황이라 맞불도 부담스럽다. 때문에 수비형 MF를 2명 배치해 허리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운영에 대한 가능성이 크다. 라오스전이나 레바논전처럼 다득점을 노리기 어렵다.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찬스를 노려야하는데, 이럴 때 유용한 것이 세트피스 기회를 살리는 것이다.

때문인지 슈틸리케 감독은 비공개 최종 훈련에서 세트피스 연습에 시간을 많이 할애했다. 흥미로운 것은, 세트피스 방식이 보편적인 '크로스-헤딩'이 아닌 '땅'을 이용한 약속된 패턴이었다는 점이다.

12일 훈련 막바지 슈틸리케 감독은 직접 선수들에게 세트피스 패턴을 지시했다. 방식은 크게 3가지였다. 하나는 직접 프리킥이다. 위치에 따라 정우영의 오른발, 이재성의 왼발이 골문을 노렸다. 기성용도 있다. 두 번째 방식은 박스 안으로 공이 한 번 투입됐다가 나오는 것을 재차 슈팅으로 시도하는 방식이다. 이때는 기성용(오른발)과 김진수(왼발) 등이 준비한다.

마지막은 몇 차례 패스를 통해 수비 뒷공간을 허무는 방식이다. 박스 안에서 상대 수비와 동일 선상에 있던 선수가 돌아 들어가면서 투입된 패스를 받아 슈팅 찬스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적어도 골대로부터의 각이 크게 벌어지지 않는 정면 근처에서의 세트피스 방식은 주로 '땅'을 이용했다.

아시아 선수들보다는 피지컬 능력이 뛰어난 자메이카 선수들의 조건을 감안하면 공중볼 다툼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 크로스 정확도가 높은 손흥민이 빠졌던 것도 고려대상이 됐을 수 있다. 공중보다 땅을 택한 이유로 해석할 수 있는 근거들이다.

자메이카를 잡기 위한 슈틸리케호의 '비기'. 공중이 아닌 땅을 노리는 세트피스를 주목해서 보는 것도 흥미로울 일이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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