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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가 그은 두가지 선...금리동결·2% 중반 성장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으니 우리나라 금리를 내리자는 것은 말안돼"
"3%대 성장 어렵지만 그렇다고 2%대 초반 성장은 아닐 것"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 2015-10-11 11:53 송고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으니 이 참에 한 번 내리자고 하는 것은 생각을 달리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어느 때보다도 시장에 강력한 '매파적(통화긴축)' 시그널을 보내면서 10월 기준금리는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는 15일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수정경제전망도 함께 발표된다.

◇"경기부진, 금리로만 대응 한계…금융안정에도 유의할 때"

미 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애초 전망인 9월보다 늦춰지면서 해외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한은의 추가 금리인하 기대가 퍼졌다.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부진으로 3분기 성장률 전망도 어두워 추가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은 435억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8.3% 감소했다. 수입은 21.8% 줄어든 346억 달러로 집계됐다. 올해 수출은 1월부터 9월까지 매월 감소해 왔다. 특히 지난 8월 수출은 14.9%나 감소했다.

하지만 이 총재는 공개석상에서 잇따라 추가 금리인하 기대에 제동을 걸었다. 경기부진을 통화정책으로만 대응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세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금융안정에도 유의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총재는 지난 5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 "미국이 금리를 올리지 않았으니 이 참에 한 번 내리자고 하는 것은 생각을 달리한다"며 "미국이 금리인상 계획을 철회한 것이 아니고 시기를 조금 늦췄을 뿐"이라고 말했다.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만장일치로 동결한 지난 9월 금통위 정례회의에서도 금통위원들은 미국의 금리인상, 중국의 경기불안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조정에만 의존하는 통화정책 수행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 금통위원은 "향후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 이후 국내외 금리가 상승 추세로 전환되면서 가계의 채무상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회복과 금융안정의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통화정책 및 거시건전성정책 간의 조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리 조정은 차량의 페달과 브레이크에 비유할 수 있고 정부는 핸들을 쥐고 있는 셈"이라며 "차량이 앞 뒤로 정체되어 있는 상태에서 아무리 페달을 밟아봤자 앞으로 어떻게 나갈 수 있겠냐"고 통화정책의 한계를 시사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2%대 중반 전망…역대 3번째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찾는 곳으로 이름난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인파로 가득하다. /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외국인 관광객이 즐겨찾는 곳으로 이름난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인파로 가득하다. /뉴스1 © News1 변지은 인턴기자


한은은 7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경제성장률을 3.1%에서 2.8%로 낮췄다. 지난 2분기 수출부진에 수출부진에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과 가뭄의 여파 등 삼중고가 겹지면서 크게 휘청였기 때문이다.

3분기에도 수출부진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총재는 애초 전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한 시그널을 보냈다.

이 총재는 경제동향간담회와 국정감사에서 잇따라 "수출부진에 따른 하방리스크가 있지만 내수 회복세를 감안하면 우리 경제성장률이 2% 초반까지 낮아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추가경정 예산 편성, 임시공휴일·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경제 활성화 정책으로 내수는 미약하나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가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에 따르면 서비스업 생산은 지난 7월 1.7%에서 8월 0.4%로, 소매판매는 2.0%에서 1.9%로 2개월 연속 증가해 메르스 이전 수준을 상회했다.

다만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졌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세계경제전망보고서(WEO)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0.4%포인트 낮췄다. 3%대 성장을 자신하던 최경환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기재위 국정감사에서 "올해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3.1%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아마 하방 리스크가 있을 것"이라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이에 따라 올해 한국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12년 2.3%, 2013년 2.9%에 이어 세 번째로 2%대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junoo56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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